
르세라핌(LE SSERAFIM), 아일릿(ILLIT), 캣츠아이(KATSEYE)의 컬래버레이션 싱글 ‘ICONIC BY MISTAKE’ 뮤직비디오 속 세 팀이 선 곳은 화려한 무대가 아니었다. 어둡고 냉담한 밤의 묘지, 기이한 의료기구로 가득 찬 치과 진료실, 폭풍우가 몰아치는 옥수수밭이 그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혼란스러운 세계를 지배한 것은 공포가 아니다. 오히려 잔혹한 환경마저 장악해버린 세 팀의 아우라가 화면을 끝까지 압도한다.
‘ICONIC BY MISTAKE’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코디 크리셸로(Cody Critcheloe) 감독은 17일 위버스 매거진(Weverse magazine)과의 인터뷰에서 작품에 담긴 미학과 기획 의도들 설명했다. 그는 이번 뮤직비디오를 “기존의 규범을 비틀고 전복하는 작업이었다”고 규정하며, “관습적인 미의 기준에서 벗어나고자 했다”고 말했다.
크리셸로 감독은 K-팝 콘텐츠의 강점으로 “팬들이 스스로 해석하고 의미를 읽어낼 수 있는 스토리의 깊이”를 꼽았다. 이 장점을 살리되, 익숙한 아름다움의 문법에 기대고 싶지는 않았다고 했다. 메시지와 서사는 충분히 풍부하게 가져가면서도 이를 표현하는 방식만큼은 낯설고 예측 불가능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그가 택한 것은 매끈하게 정돈된 아름다움이 아니었다. 묘지, 치과, 불길이 번지는 들판 같은 섬뜩한 배경과 기이하고 불안정한 이미지를 통해 익숙한 K-팝 비주얼의 프레임을 비틀었다. 이런 과장되고 혼란스러운 세계는 단순한 상상이 아니다. 크리셸로 감독은 “영상에 등장하는 경찰들은 끊임없는 평가와 검증이 반복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포괄적 은유”라고 밝혔다. 그리고 진짜 중요한 것은 그 시선 앞에서 세 팀이 보여주는 능동적인 주체성이라고 강조했다.
르세라핌, 아일릿, 캣츠아이는 자신들이 감시와 분석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크리셸로 감독은 “뮤직비디오 안에서 상황을 주도하는 것은 결국 아티스트들”이라며 “예상 밖의 상황도 결국 강점으로 작용한다. 실수와 우연, 불완전함조차 누군가를 아이콘으로 만드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ICONIC BY MISTAKE’라는 곡 제목과 맞닿는 대목이다.
각 그룹의 서사도 하나의 세계 안에서 새롭게 변주됐다. 르세라핌의 묘비 장면, 아일릿의 사랑니 모티프, 캣츠아이의 무대와 불길은 팬들에게 익숙한 레퍼런스다. 하지만 ‘ICONIC BY MISTAKE’ 안에서는 서로 다른 의미를 부여받으며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된다. 크리셸로 감독은 “각 그룹의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하나의 더 큰 서사 안에서 함께 존재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뮤직비디오는 혼란과 감시의 세계를 지나, 세 팀이 함께 모이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 앞에서 멤버들은 천진난만하게 마시멜로를 굽고 통기타를 치며 웃고 떠든다. 이를 두고 “놀랄만큼 단순하면서도, 사랑스럽고 어딘가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라고 표현한 크리셸로 감독은 “미국에서는 이런 순간을 농담처럼 ‘캠프파이어식 화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 그리고 함께 무언가를 경험한다는 감정이 여기에 있다”고 부연했다.
크리셸로 감독이 빚어낸 뮤직비디오와 함께 ‘ICONIC BY MISTAKE’는 글로벌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뮤직비디오는 11일 공개 직후 유튜브 ‘뮤직비디오 트렌딩 월드와이드’ 차트 정상을 밟았고, 현재 조회 수 약 2900만 회를 돌파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14일 공개된 세 팀의 안무 연습 영상(LE SSERAFIM x ILLIT x KATSEYE 'ICONIC BY MISTAKE' Dance Practice) 역시 뒤이어 1위에 오르며 팬들의 관심을 증명했다. 음원 역시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 글로벌’ 25위(6월 16일 자)를 찍으며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이돌차트 방지영 기자 doruro@idol-ch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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