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가 내년부터 시작할 목적기반차량(PBV)사업의 근간을 '봉고'에 뒀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봉고의 정신을 PBV 차량에 담아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한 우려를 완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전략은 4일 현재 서울 강남구 압구정에 위치한 기아360 전시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아는 이곳에서 해리티지 테마의 전시 ‘From Moments to Movement’를 1년간 진행할 계획인데 이 때 봉고 실물과 출시 예정인 PV5 영상을 동시에 배치해 PBV 사업의 과거와 미래 방향성을 알린다는 방침이다.

직접 방문한 기아360 전시관 내부에는 파란색 외관의 1983년식 '봉고9'이 전시됐다. 수억원을 들여 차량을 복원한 기아는 “봉고는 당시 승합차지만 승용차에 가까운 편의성을 갖춰 승합차와 승용차 간의 경계를 허물었다”며 “경제 발전으로 나들이 문화가 확산되던 시대의 흐름을 타며 당시 폭발적 인기를 끌었으며 승합차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자신했다.
봉고는 지난 1981년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당시 우리나라 정부는 자동차산업 합리화 조치로 승용차 생산을 전면 금지시키고 15인승 이하 승합차만 판매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위기감을 느낀 기아는 1981년 봉고 코치, 1983년 봉고9, 1985년 봉고 타운 모델로 대응했다. 이로 인해 당시 우리나라 국민들은 봉고를 승합차의 대명사로 인식하게 됐다.

기아는 내년 상반기 내 PV5가 출시되면 압구정 기아360 현장에 차량 실물을 배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PV5는 기아가 3일 제시한 ‘밸류업 프로그램’의 중요 차종으로 분류된다. 기아는 밸류업 프로그램 계획서에 2025년 중형 PBV PV5를 출시하고 2027년 PV7을 출시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PV5는 캠퍼, 장애인 전용, 리무진 등의 용도로 활용될 수 있고 PV7은 탑차, 오픈베드, 모빌리티샵, 이동형 오피스로도 활용될 수 있다.
PV5는 1980년대 봉고처럼 위기속에서 출시될 전망이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11월 국내 전기차 신차등록대수는 전년 대비 2.9% 감소한 1만6395대에 그쳤다. 가성비 전략을 내세운 현대차 캐스퍼와 기아 EV3 등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현상)을 만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다. 봉고가 자동차 생산 위기 속에서 나왔다면 PV5는 전기차 판매 위기 속에서 생산될 운명에 처한 상황이다.
기아는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미래의 흐름을 읽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1980년대부터 베스타 승합차를 활용한 전기차 개발 경력도 있는만큼 과거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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