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회사에서 진짜 찬밥" 이효리가 새 소속사와 계약하면서 계약금 안 받은 이유
이효리의 서울행이 화제입니다. 이효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서울"이라는 짧은 글과 함께 제주도에서 상경한 모습을 공개했는데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거의 다 가린 채 길을 걷고 있는 해당 사진은 순식간에 포털사이트 메인을 장식했습니다.
여전히 영향력 있는 스타일 아이콘이자 슈퍼스타이긴 하지만 일상적인 사진 한 장으로 이렇게 큰 이슈가 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사진이 공개되기 하루 전날 이효리가 새로운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지요.
모델 한혜진, 장윤주 등이 속한 에스팀 엔터테인먼트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효리가 에스팀과 전속 계약을 체결한다"라며 "존재만으로도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변함없는 스타일 아이콘인 이효리와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 좋은 인연을 소중히 이어가도록 하겠다"라고 전했습니다.
3년 만에 새로운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맺은 이효리가 곧이어 서울로 향한 모습을 공개하자 대중들은 이효리가 제주도에서의 생활을 접고 본격적인 방송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냐며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효리는 공중파의 한 예능을 통해 유재석, 비와 함께 혼성 댄스그룹을 결성해 활동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는데요. 해당 방송을 통해 이효리는 슈퍼스타다운 카리스마와 더불어 여전한 예능감까지 과시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전속계약 후 첫 촬영이다 보니 당시 촬영 장소에는 이효리의 새 소속사 대표도 참석해 소속 연예인인 이효리를 응원했습니다. 이에 진행자인 유재석은 이효리에게 계약과 관련해 축하 인사를 건넸고 이효리는 "예전에 같이 일하던 스태프가 있어서 계약한 것도 크다"라며 "사실 '놀면뭐하니'말고는 따로 활동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는데요.
이어서 "계약조항에 '아티스트에게 아무것도 시킬 수 없음'이라고 적혀있다"라고 말하며 예능에 이어 가수 활동까지를 기대하는 팬들에게 해명 아닌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이를 듣고 유재석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자 이효리는 "대신 계약금을 안 받았다. 그런 기브 앤 테이크가 있는 거다"라고 말하며 상황을 정리했지요.
이번에 이효리가 '계약금을 주고받지 않는 전속계약'이라는 파격적인 방식을 활용한 데는 직전 소속사와의 계약 중도해지 경험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효리는 2016년 11월 프로듀서 김형석이 회장직을 맡고 있는 키위미디어그룹과 2년 전속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요.
당시 계약은 이효리가 3년 만에 방송에 복귀하면서 체결된데다가 직전 앨범인 5집이 흥행대박을 친 이후 오랜만에 앨범 발매까지 계획한 상황이라 엄청난 이슈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2017년 6월부터 방영된 '효리네민박'을 통해 이효리는 남편인 이상순과 함께 출연해 여전한 스타성을 입증했습니다. '문화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효리네민박으로 컴백한 이효리는 방송 직후 다섯 군데 이상의 광고 제안을 받았고 그 금액만 30억 원을 훌쩍 넘는다고 전해졌지요.
다만 이효리는 해당 광고를 모두 거절했습니다. 앞서 2012년 상업성을 띠는 CF를 일절 출연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서인데요. 자신이 중요시하는 가치관인 환경운동, 채식, 유기견 보호 등에 반하는 광고를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이지요. 때문에 효리네민박 촬영 당시 이효리는 제작진 차원에서 제작비 충당을 위해 받아오는 최소한의 PPL을 제외하고는 모든 간접광고 역시 차단했습니다.
대신 해당 방송의 흥행으로 이효리의 영향력은 입증되었고 이효리의 소속사인 키위미디어 역시 주목받았습니다. 같은 해 7월 키위미디어는 중국 최대 유통회사인 화롄그룹 계열사 화롄신광브랜드운영관리유한공사와 3년간 3000억 원 규모의 콘텐츠 및 제품 유통 계약을 맺었는데, 계약 성공은 '이효리 효과' 덕분이라는 것이 업계 주된 해석이었지요.
당시 키위미디어의 연 매출이 약 58억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매출의 50배가 넘는 초대형 계약이었고, 덕분에 계약 소식이 전해진 직후 키위미디어그룹의 주가가 4거래일만에 35.82% 급등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이효리가 8개월 넘게 횡보하던 주가를 단숨에 올려놓은 셈인데요.
하지만 화려해 보이는 '이효리 효과'의 현실은 달랐습니다. 2017년 7월 언론과 대중의 주목을 받으며 내놓은 이효리의 6집 앨범은 팬들이 원하는 이효리의 화려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고 자연스럽게 음원 성적은 부진했습니다.
실제로 이효리는 한 예능에 출연해 "음반을 냈는데 음원 수익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라며 "선공개곡을 발표했는데 헤이즈라는 친구를 이기지 못했다. 듣도 보도 못한 친구라 궁금했다. 스타일리스트가 요즘 장난 아닌 가수라고 했는데 음악을 들어보니 1위 하는 이유가 있더라"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싸이 강남스타일은 난리가 났는데도 음원 수익이 3800만 원이라더라. 내가 음반으로는 수익을 창출하지 못했고 가수가 아니라 외적인 활동으로 돈을 벌어왔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광고모델을 안 하겠다고 하고 행사도 중요한 거 아니면 안 하겠다고 하니 돈을 벌 길이 없더라"라며 "나는 회사에서 진짜 찬밥이겠구나 싶었다"라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털어놓았는데요. 이어 소속사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나랑 계약한 김형석 오빠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더라. 투자한 거에 비교하면 수익은 미미하게 나는 상황이라 저도 미안하고 미치겠더라"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습니다.
"회사에서 찬밥이겠구나"라던 이효리의 발언이 사실이었던 걸까요? 결국 이효리와 키위미디어그룹은 전속계약을 앞당겨 종료했습니다. 계약 시작 시점에서 1년이 지난 2017년 11월 키위미디어그룹 측은 "이효리 씨와 2년간의 전속계약을 맺었으나 앞당겨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라고 전했고 계약 종료 사유에 대해서는 이효리가 당분간 '휴식'을 원해 원만하게 논의를 마쳤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경험 때문인지 이효리는 2018년 '효리네민박2'와 2019년 '캠핑클럽' 출연 당시 전속계약된 소속사 없이 활동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예능 출연과 혼성그룹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일을 시키지 말라"라는 특별한 조항을 내건 전속계약을 맺은 것이지요.
한편 이효리는 여전히 상업성 광고의 출연을 거절하는 중에도 스타급 광고효과를 자랑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청각장애인이 만드는 수제화 브랜드 '아지오'의 제품을 착용한 화보를 공개하면서 해당 브랜드의 쇼핑몰 서버를 다운시키기도 했습니다. "톱스타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연습을 하고 있다"라는 이효리의 말과 달리 대중들은 여전히 슈퍼스타 이효리를 놓아주지 않고 있는 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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