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네오디뮴 영구자석 사업 진출...희토류 가치사슬 강화
LS전선이 자회사 LS에코첨단소재를 앞세워 희토류의 일종인 네오디뮴 영구자석 사업에 진출한다. 독일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기업과 국내에 합작기업을 설립해 제조와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필수 원자재인 네오디뮴은 LS에코에너지가 공급한다. 전동화 시대를 맞아 증가하는 전기자동차용 네오디뮴 영구자석 수요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LS전선은 14일 자회사 LS에코첨단소재가 유럽 1위 영구자석 업체인 독일 바쿰슈멜츠(VAC)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2024년 내 국내에 생산·판매 법인을 세우고 2027년부터 연간 1000톤 규모 네오디뮴 영구자석을 완성차업체에 공급할 예정이다. 전기차 약 50만대에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영구자석은 특성 소재를 자화시켜 외부 자기장이 없어도 자성을 유지하도록 만든 물체를 말한다. 네오디뮴 영구자석은 희토류 계열의 네오디뮴을 가공한 것으로, 자력이 강해 전기차와 도심항공교통(UAM), 풍력발전터빈의 모터에 활용된다. 온도가 높은 환경에 취약해 고온에서 자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철과 붕소 등 다른 광물과 혼합해 제작된다.
전기차용 네오디뮴 영구자석 생산업체는 중국을 제외하면 10여개에 불과하다. 주로 프로테리얼, 신에쓰화학 등 일본 업체와 독일, 핀란드, 영국, 슬로베니아 등 유럽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VAC는 유럽에서 선두권 경쟁력을 자랑하는 업체다. 현재 독일과 핀란드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제너럴모터스(GM)와 생산 공장을 세우고 있다.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탈중국산 소재와 부품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남에 따라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LS에코첨단소재는 2022년 LS전선이 권선(구리 전선)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기차에 구동모터용 권선을 공급한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이다. 네오디뮴 영구자석은 전기차 구동모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만큼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시장 진출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오디뮴 영구자석 생산을 위해서는 핵심 원료인 희토류를 채굴하고, 산화물로 가공하여 순수한 금속으로 환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세계 2위 희토류 매장량을 갖춘 베트남에서 희토류 산화물을 확보해 영구자석 생산 업체에 공급하는 트레이딩 사업을 담당해 온 LS에코에너지가 합작법인에 네오디뮴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상호 LS에코첨단소재 대표(겸 LS에코에너지 대표)는 “LS에코에너지가 올해부터 네오디뮴을 공급할 예정이며, 베트남 희토류금속 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다”며 “LS전선의 비철금속 정련 기술을 기반으로 관계사들과 희토류 자석 가치사슬을 구축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네오디뮴 자석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네오디뮴 자석 수요는 연간 15만톤에서 2030년 40만톤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릭 에셴 VAC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완성차업체와 긴밀한 관계에 있는 LS에코첨단소재와 협력하게 되어 기쁘다”며 “양사가 협력하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큰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진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