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BC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이 8강에서 탈락했지만,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오히려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김도영의 WBC 성과를 두고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이번 대회에서 5경기 20타수 4안타로 타율 0.200을 기록했다. 숫자만 보면 아쉬운 성적이지만, 대만전에서 터뜨린 역전 투런포와 동점 2루타의 임팩트는 그 어떤 수치보다 값졌다. 건강한 김도영이 왜 국가대표 간판스타인지 제대로 보여준 순간들이었다.
가장 큰 수확은 부상 없는 완주

이범호 감독이 가장 만족해하는 부분은 따로 있었다. 김도영이 1월 사이판부터 3월 마이애미까지 대표팀의 모든 일정을 건강하게 소화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세 차례나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던 김도영이었기에, 이번 무사고 완주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성과였다.
대표팀은 김도영을 지명타자로만 기용할 계획도 있었지만, 김도영은 3루 수비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수비 실책도 단 한 번 없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하는 걸 보면 전혀 문제없어 보인다. 그게 가장 큰 수확"이라며 흡족해했다.
세계 최고 투수와의 맞대결 경험

도미니카공화국과의 8강전에서 김도영은 크리스탈 산체스와 맞붙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른 좌완 에이스였다. 150킬로미터를 넘나드는 싱커와 투심 패스트볼 앞에서 김도영은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이범호 감독은 이마저도 값진 경험으로 봤다.

"첫 타석에서는 어떤 공인지 구분을 못했지만, 두 번째부터 스윙 스피드가 공을 따라가더라"고 이범호 감독은 설명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투수와 맞서면서 김도영이 실시간으로 적응해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범호 감독은 이번 WBC를 통해 한국 야구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고 했다. "지금 야수들은 세대교체가 됐다. 다음 WBC에서 이 선수들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도영에게는 올해 더 중요한 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다. 아직 병역을 이행하지 않은 김도영에게는 WBC보다도 더 절실한 무대가 될 전망이다. 시즌 후에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도 예정되어 있어 국가대표로서의 역할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선수들은 15일 밤 전세기로 귀국한다. 이미 KBO 리그 시범경기가 한창인 상황에서 김도영에게는 며칠간의 회복 시간이 주어질 예정이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감각은 최상으로 올라와 있으니 며칠 정도 틈을 주고 움직여야 할 것 같다"며 컨디션 관리에 신중을 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