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엔 공장, 도로는 엉망…'파주 야당동 타운하우스' 5억도 비싸다 비싸

[땅집고] “이런 타운하우스들은 돈 있는 분들이 경치 좋으니까 지은 건데요. 잘 팔린다고 소문나니까 업자들이 마구잡이로 집을 지으면서 난개발됐어요, 길 같은 게 완전 엉망인 거요.” (파주시 상지석동 K타운하우스 시행업자)

[땅집고] 경기 파주시 한 타운하우스. /유튜브 땅집고TV

수도권 전철 경의중앙선 야당역 철도를 기준으로 한 쪽은 아파트 단지가 몰려있고 다른 한쪽은 타운하우스촌이 형성돼 있다. 연면적 130㎡, 3층 구조의 크고 높은 타운하우스가 줄지어 들어서 있다. 타운하우스 바로 100m 앞에는 빨간 흙이 맨 살을 그대로 드러낸 채 방치돼 있는 공터가 있다. 타운하우스 분양을 홍보하는 잿빛의 낡은 현수막도 여럿 보인다.

■ 부동산 상승기 ‘타운하우스 붐’, 난개발 된 파주시 야당동

파주 야당동 타운하우스촌은 GTX가 들어서는 운정신도시 역세권 입지로 홍보됐다. GTX운정역과는 차로 이동하면 10분 걸린다. 수도권 전철 경의중앙선 야당역 도보 15분 거리에 몰려 있다. 2020년 부동산 상승기에 공중파 TV프로그램에 인기 타운하우스촌으로 소개되면서 이 일대 빈 땅에 빌라, 타운하우스가 우후죽순 들어섰다.

높은 언덕 위 알록 달록 그림 같이 지어진 이 타운하우스들은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야당역에서 도보10분 거리에 있는 이 타운하우스 전용48평은 5억9000만원~6억2000만원대에 시장에 나왔다. 2010년대 초반에 준공한 다른 타운하우스는 40평대 매물은 2억 4000만원대~3억원대에 시장에 나와 있다. 조금 더 올라가서 야당역에서 도보 30분 이내에 있는 상지석동 타운하우스 50평대 타운하우스는 분양가가 6억7000만원이다. 하지만 1년 째 회사보유분 특별분양이라는 명목으로 5억원대 분양을 한다는 홍보글이 붙어 있다. 안 팔려서 가격을 낮춘 것이다.

[땅집고] 경기 파주시 상지석동 타운하우스촌에는 현재 개발 중이거나 개발을 멈춘 주택 사업 부지가 여럿 있다. /유튜브 땅집고TV

이 일대는 화려하고 큰 타운하우스가 몰려있지만 빌라, 공장도 함께 있다. 개발이 되다가 그대로 멈춰있는 땅들까지 있는 등 난개발 흔적이 보인다. 동네를 들어가는 도로 초입은 좁은 2차선 도로다. 그러다 보니 병목현상으로 차량이 정체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구불 구불거리는 도로를 올라가도 골목마다 막혀있는 곳이 많아 미로 같은 느낌도 든다.

이 타운하우스촌은 운정역과 야당역 일대 인프라를 누린다고 하지만 수도권 전철 경의중앙선 야당역이 지나는 철도 사이에 두고, 도로 교통, 상권 등 생활인프라가 완전히 분리돼 있다. 게다가 좁은 골목에 차량은 정체되고 공사현장을 오가는 대형 차량이 붐비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도로도 상권도 엉망이고 ‘인프라 멸망’수준이라는 말이 나온다.

■ 수도권 베드타운이지만 일산보다 토지가격 낮아개발업자 몰려들어

[땅집고] 경기 파주시 상지석동 타운하우스촌 일대. /유튜브 땅집고TV

현지에서는 난개발의 원인이 서울, 일산과의 접근성이 높은 장점과 함께 행정구역상 파주시로 남겨져 일산보다 토지가격이 낮은 점 더해지면서 개발업자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파주시 상지석동 K타운하우스 시행업자는 “이 일대가 4~5년 전까지만 해도 산이었지만 경치 좋아 잘 팔린다고 소문이 나 업자들이 난개발식으로 막 들어왔다”며 “길이 완전 엉망이고, 가다 보면 공사 현장 멈춘 데도 많다” 고 했다.

높은 언덕에 그림 같이 지어진 타운하우스지만 도로가 불편하고 이용할 수 있는 상권이 멀어 생활 인프라를 누리기는 어렵다. 이마트 파주운정점까지 차량으로 12분 정도 걸리지만 대중교통의 경우 마을버스를 2번 갈아타고 20분 정도 걸려 도착할 수 있다. 도심에서 멀고 미로같이 막히고 경사가 높은 길을 올라가야 하다 보니 현지에서는 막상 집을 보러 오는 수요자들도 포기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파주시 야당동 J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역세권 아파트와 인프라가 분리된다”며 “최근 타운하우스 매수하려고 하는 분이 원체 드물고 가서 보더라도 계약까지는 하지 않는 분들이 대다수다”고 했다.

파주시는 야당동 도로문제와 교통난의 해결하기 위해 올해 초 야당동과 운정신도시를 연결하는 보도육교, 지하차도 등 직통도로 개설을 추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사비가 수백억원 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난개발 후유증 처리 비용을 시민들에게 전가한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도로교통이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고도가 높고 난개발 된 지형 자체의 문제는 수요자의 몫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글=서지영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