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한동훈 만찬…독대 없이 與 지도부와 90분 회동

강해인 기자 2024. 9. 2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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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만에 공식회동…대통령실 “새 지도부 격려 자리”
국감, 체코 원전 등 대화…추후에 따로 자리 만들 듯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및 여당 지도부와 만찬을 가졌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공식 만찬 회동은 7월 24일 이후 62일 만이다.

여야 정치권 안팎에서 관심을 모았던,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의 독대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추후에 따로 자리가 마련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 대표는 이날 만찬 예정 시간보다 약 20분 이른 6시 7분께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 도착했다. 이후 윤 대통령이 6시 30분 만찬 장소에 도착하자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정진석 비서실장이 영접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한 대표와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 테이블로 이동했고, 만찬 테이블에 도착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박수로 대통령을 맞이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주까지만 해도 너무 더웠고, 다음 주에는 더 추워져 이곳에서 저녁을 먹고 싶었는데, 이렇게 함께 먹게 됐다”며 “여기에서 만찬을 해야 한다고 생각만 했는데, 2022년 가을에 분수정원이 만들어진 뒤 2년 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만찬장 배치는 윤 대통령 좌우로 인요한·김재원 최고위원, 한 대표 양옆에는 추 원내대표와 장동혁 최고위원이 앉았다. 술을 마시지 않는 한 대표를 위해 오미자 주스도 준비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만찬에서 여야 관계를 비롯해 오는 10월 시작되는 국정감사, 윤 대통령의 체코 방문과 원전 생태계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예상됐던 의정 갈등과 여권 지지율 하락 같은 난제와 관련해 대화가 오고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독대가 성사되지 않으면서 대통령실이 밝힌 대로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와의 단순 만찬 성격에 그친 셈이다.

한 참석자는 이와 관련해 “29명이 만찬을 하면서 내밀한 이야기나 불편한 조언을 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우리 한 대표”라고 부르는 등 분위기가 어색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여권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요청한 윤 대통령과의 독대가 조만간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당정이 한 목소리를 각종 현안을 풀어야 하는 상황에서 윤·한 독대가 이뤄지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다.

이날 대통령실에서는 윤 대통령과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과 수석급 참모진 전원 등 13명이 만찬에 참석했다. 여당에서는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 지도부 소속 16명이 참석했다. 메뉴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곁들인 한식이었다.

앞서, 이날 행사 직전까지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 사이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지난 23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독대라는 것이 꼭 24일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사실상 거부했다.

그러자 한 대표는 “이번이 어렵다면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나야 한다”고 거듭 독대를 요청했다. 독대가 무산된 뒤 친한계에서는 “단체 만찬 자리에서라도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 양측은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이 사전 보도된 경위를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이에 대통령실에서는 “독대는 긴요한 얘기를 나눌 때 하는 것인데, 언론에 알려지면 의미가 없다”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반면, 한 대표는 24일 “일각에서 ‘흘렸다’고 얘기하는데 그게 아니다”며 “여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한 자체가 보도되면 안 되는 사실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특별히 흠집 내기나 모욕 주기로 느껴지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고, 한 대표는 독대에서 논의할 사안에 김건희 여사 문제가 포함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여러 사안이 있는 데 그것도 그중 하나”라고 답하기도 했다.

강해인 기자 hikang@kyeonggi.com
김동민 기자 zoomin03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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