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실서 깨어났을 때 눈물 왈칵… 옆에 있어줘서 감사해요[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2024. 10. 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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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회복될 수 있게 도와주신 엄마에게.

친구들은 학교에서 수업하고 있을 시간에 저는 엄마에게 편지를 쓰고 있어요.

제 인생에서, 그리고 엄마 인생에서도 잊을 수 없는 날, 기억나세요? 제가 할 일을 잘해 보상으로 함께 가주신 첫 캠핑 날요.

엄마와 단둘이 있을 수 있고, 엄마가 저만 봐주시는 게 너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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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충남교육감賞 당진 탑동초 이혜미 학생

TO. 회복될 수 있게 도와주신 엄마에게.

안녕하세요, 엄마! 저 혜미예요. 친구들은 학교에서 수업하고 있을 시간에 저는 엄마에게 편지를 쓰고 있어요. 지금 이 시간이 정말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제 인생에서, 그리고 엄마 인생에서도 잊을 수 없는 날, 기억나세요? 제가 할 일을 잘해 보상으로 함께 가주신 첫 캠핑 날요. 아버지는 회사에 출근하고 엄마와 나, 동생이 함께 간 너무 즐거웠던 캠핑장에서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잖아요.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동생과 경쟁하던 저는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냈어요. ‘우두둑 뚝!’ 그리고 입에서 나온 소리 “엄마, 엄마∼!” 엄마는 제 비명을 듣고 다급하게 달려 나오셨잖아요. 다리에서는 모래 밟는 소리가 들리고,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졌어요. 그날 인생 처음으로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실려 갔잖아요.

저는 다리가 심각한 상태라고 짐작했어요. 불길한 예감은 왜 틀리지 않는 걸까요! 오른쪽 종아리 두꺼운 뼈 두 개가 조각조각 부러졌고 성장판 직전까지 금이 갔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이어지는 청천벽력 같은 의사 선생님의 말씀, “서산에서는 수술할 수가 없어요. 천안으로 가시는 것이 좋겠네요.”

우리는 곧장 천안에 있는 대학병원 응급실로 직행했죠. 수술하고 나서 깨어보니 저는 회복실 침대에 누워 있었어요. 회복실에서 나와 엄마를 보는데 참고 있던 눈물이 쏟아졌어요. 저는 병원에서 다시 아기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허벅지 끝까지 깁스가 돼 있어 대변·소변을 보고, 씻고 먹는 모든 걸 엄마가 해주셨잖아요. 그런데 그때 전 조금 좋았어요. 엄마와 단둘이 있을 수 있고, 엄마가 저만 봐주시는 게 너무 좋았어요. 그날 병실에서 먹었던 떡볶이 맛은 최고였어요.

엄마, 원래 저는 모든 것에 불평불만이 많았어요. 그런데 다리를 다친 일이 제게 전화위복이 된 것 같아요. 걷는 것이 당연하고,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엄마가 있고, 아버지가 있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당연한 게 아니라 특별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엄마! 우리는 돈 많은 부자는 아니지만, 마음은 부자잖아요. 내년에 만날 새로운 친구들도 저처럼 마음이 부자가 될 수 있도록 제 얘기를 많이 해주고 싶어요. 엄마, 항상 제 옆에 있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또 사랑합니다.

이혜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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