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랜드한테도 치인다는 부롯 근황

2022년 부산에 롯데월드가 생긴다는 소식에 기대했던 왱구들 많을 거다. 그런데 3년이 지난 지금, 개장을 했는지 안 했는지 존재감도 미미하고, 인터넷에 후기도 별로 없고, 실제로 다녀왔다는 사람도 찾아보기 힘든 느낌.

‘부산 롯데월드는 생각보다 인기가 없던데 왜 그런지 알아봐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부산까지 직접 가서 취재했다.

부산 롯데월드, 진짜 인기 없을까?

부산 롯데월드는 개장 1주년인 지난 2023년 연간 누적 방문객 140만 명을 기록하며 부산 주요관광지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근데 근거로 꼽은 정부 시스템에는 정작 부산 롯데월드가 없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

집계하는 데 안 들어가 있어서 그래서 정확하게 딱 카운트 되는 숫자로는 확인이 안 되실 거예요. 자기들은 자기들 꺼 아니까.

그러니까 정부 시스템상 다른 곳 데이터랑 자체 비교한 걸로 추정된단 얘기다.

그래서 다른 자료를 찾아봤다. 한국관광공사의 네비게이션 데이터 기반 2024년 부산 관광지 순위에서 부산 롯데월드는 39위. 놀이기구도 없는 부산시민공원보다 겨우 한 계단 높다.

2024년 부산시 실태조사에선 더 심각했다. 내국인 관광객의 지난해 부산 주요방문지 순위에서 부산 롯데월드는 겨우 43위였다. 결국 인기 없는 건 팩트란 것.

부산 롯데월드가 외면받는 이유 첫째, 취약한 접근성.

[부산시민 A씨, 51세]

대부분이 다 차로 움직이는 곳이에요. 기장 그쪽 자체가. 주말에는 차가 또 엄청 밀리는 걸로...

부산 롯데월드는 부산 동쪽 끝인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있다. 여기는 롯데월드 개장 전부터 극악의 접근성으로 말이 많았다. 특히 주말 교통난은 상상초월인데, 가까운 해운대에서도 한 시간, 번화가 서면에서는 두 시간 가까이 걸린다.

대중교통을 타면 더 힘들다. 평일에 부산역에서 대중교통으로 롯데월드까지 이동했는데, 무려 1시간 30분이 걸렸다.

부산시가 대책을 내놓긴 했지만 타이밍이 한참 늦었고, 결국 롯데월드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개장했다고 한다.

[부산연구원 이원규 박사]

접근성 자체를 그때 관광단지 개발하면서 많은 계획들을 했었는데 이게 기간이 굉장히 생각보다 많이 걸리잖아요. 동부산 쪽도 많이 지체되고 있는 거죠.

둘째, 놀이공원 자체의 경쟁력 부족.

[부산시민 B, 35세]

저희가 같이 일하는 직원들도 20대가 많은데 데이트 하러 롯데월드 간다는 말은 한 번도 못 들어봤거든요.

부산 롯데월드에 가서 놀이기구를 직접 타보니 좀 심각한 수준. 앞에 ‘자이언트’가 붙은 중형 놀이기구 3종을 타고 나니 성인 입장에선 더 탈 게 없었다. 워낙 사람이 없어 대기시간도 10분 컷이라 다 타는데 한시간 밖에 안 걸렸다.

실제로 아까 언급한 부산시 조사에서 부산 롯데월드의 20대 관광객 방문 선호도는 10대나 30, 40대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 그러니까 자녀가 있는 부모들은 그나마 가는데, 놀이기구 자체를 즐기는 20대는 잘 안 간다는 얘기.

사실 부산 롯데월드도 예전엔 실내에 있었다. 서면 롯데백화점 9~11층에 있던 ‘롯데월드 스카이프라자’가 주인공. 개장 3년만에 문 닫긴 했지만 인기는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문제는 현재 야외에 설치된 놀이기구 수준이 실내에 있던 스카이프라자 시절과 비교해 압도적이지 않다는 것. 명색이 국내 놀이공원 양대산맥인 롯데월드 브랜드에 거는 기대치라는 게 있는 건데, 이러면 실망이 클 수밖에.

셋째, 강력한 라이벌의 존재.

[A씨, 31세]

(부롯) 갈 거면 차라리 경주월드 가는 게 낫다.
[B씨, 35세]

어린 아기들은 보통 저기 김해 가야랜드라고 있는데 보통 그쪽으로 가고

부산 시민들에게 직접 물어봤더니 부산 롯데월드 갈 돈이면 차라리 경주월드를 간다는 답이 많았다. 아이 키우는 부모들도 부산 롯데월드보단 김해에 있는 ‘가야랜드’를 먼저 꼽을 정도.

앞서 얘기한 접근성, 그리고 놀이공원으로서의 경쟁력과도 연결되는 얘긴데, 결국 이런 면에서 부산 롯데월드가 주변 지역 경쟁자들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는 셈. 특히 경주월드는 접근성도 큰 차이 없는데다 주변 역사유적지나 관광 스팟까지 갖추고 있으니, 비교우위가 명백한 것.

부산엔 아까 말한 스카이프라자 외에도 미월드, 태종대 자유랜드 등 문 열었다 망한 놀이공원 사례가 꽤 있다. 각자 이유는 다르지만 접근성과 놀이공원 규모·수준을 다 챙기기 쉽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미 빽빽히 과개발된 부산에서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부산시는 일단 2029년까지 터널을 뚫고 도시철도를 연장하는 등 접근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부산 롯데월드도 놀이기구 추가 설치 공사가 지금도 진행 중인데, 누구나 선호하는 멋진 놀이공원으로 다시 태어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