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추가 사후조정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동조합(노조)은 사측의 의사결정 지연으로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며 예정대로 21일부터 총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노사, 막판까지 팽팽한 줄다리기
20일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위원장은 “노조는 사후조정 기간 협상에 성실히 임하며 접점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중노위가 제시한 조정안에도 최종적으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진의 의사결정 지연으로 사후조정 절차가 종료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최종시한인 20일 오전 11시까지도 의사 결정을 내리지 못해 협상을 중단하고 계획대로 파업을 강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측은 사후조정 종료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협상 결렬의 책임은 사측이 아닌 노조의 무리한 요구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회사 측은 사후조정 결렬 직후 입장문을 통해 “회사가 성과급 규모 등 제안의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노조는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지급하라는 입장을 꺾지 않았다”며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핵심 경영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경찰 “사전 신고 없다”…거리 투쟁 불가능
노사 양측이 배수진을 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대규모 장외 투쟁이나 도로 점거 등 사업장 밖 집회는 일절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까지 평택경찰서에 접수된 노조 측의 옥외 집회 사전 신고는 단 한 건도 없다.
현행법상 옥외 집회는 개최 48시간 전에 신고해야 하므로, 파업 당일 기습적으로 열리는 거리 집회는 불법이다.
평택경찰서 관계자는 “접수된 집회 신고는 없다”면서도 “일부 과격한 집회가 실시된 선례가 있는 만큼 경찰 역시 파업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내투쟁, 파국 막을 대화 여지는 남아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은 대규모 장외 투쟁 대신, 작업 거부나 로비 점거 등 사내에서 생산 차질을 유도하는 '사내투쟁' 형태로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측이 경영 원칙을 고수하고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서 노사 갈등은 정점에 이르렀지만, 파국을 막기 위한 대화의 여지는 아직 남아있다.
노조는 파업 기간 중에도 협상 타결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역시 추가 조정이나 대화를 통해 마지막까지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파업 진행 과정에서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해 노조 파업을 막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는 즉시 모든 파업 등 쟁의행위를 중단해야 하며, 이후 30일 동안은 어떠한 파업도 진행할 수 없다. 파업이 반도체 공급망 등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막대한 만큼, 정부가 긴급조정권 카드를 꺼내 들어 파업을 멈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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