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왔는데 공급 ‘뚝’...봄철 시멘트 부족 현실화

양연호 기자(yeonho8902@mk.co.kr) 2023. 3. 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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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이후 최대 수요 불구
ESG 친환경 설비공사로
국내 7사 모두 ‘출하제한’
재고도 평년 대비 반토막
14일 쌍용C&E 영월공장에 시멘트운송차량(BCT)이 멈춰서 있다.
건설사와 레미콘 업계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성수기인 3월 시멘트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멘트 업계의 친환경 설비 투자 확대로 시멘트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게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연안의 동해공장과 내륙의 영월공장에서 시멘트를 생산하는 쌍용C&E는 이달 들어 생산량보다 주문량이 많아 ‘제한 출하’를 시작했다. 이로써 국내 시멘트 7개사가 모두 제한 출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단양에 공장을 둔 한일시멘트와 성신양회, 충북 제천에 공장을 둔 아세아시멘트 등 내륙 시멘트업체들은 지난달부터 시멘트 출하를 제한하고 있다.

이는 예상보다 시멘트 수요가 많은데도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누적 시멘트 출하량은 700만t에 달했다. 전년 대비 15% 이상 늘어난 것으로 2000년 이후 같은 기간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화물연대 운송거부 여파로 인한 이월물량과 함께 건설현장에서 조기 착공 기조로 올해 초부터 가수요가 늘면서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10.8%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광주 화정아파트 붕괴 사태 이후 건설현장에서 콘크리트 품질관리 기준이 강화되면서 레미콘에 투입되는 시멘트 단위 수요량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생산량은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시멘트 업계가 1년 이내로 가동하는 시멘트 생산라인(킬른)의 부하를 해소하기 위한 동절기 정기 대보수 외에도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필요한 환경투자(설비 개조)를 병행하면서 생산 부족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1~2월 시멘트 업계 전체 34개 킬른 중 탄소중립을 위한 설비 개조와 정기보수로 가동이 중단된 킬른은 총 15기로, 전년 동기 대비 4~5기가량 증가했다. 시멘트 대체제로 사용되는 슬래그와 플라이애시 공급량이 부족한 것도 시멘트 공급 부족을 심화시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멘트 재고가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각 시멘트사들은 건설 성수기와 킬른 대보수에 대비해 3월까지 생산량을 끌어올려 재고를 150만t까지 비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폭증한 수요로 인해 현재 재고량은 사장 재고분(Dead Stock)을 제외하면 60만t으로 평년(120만t) 대비 반토막났다. 이에 국내 1위 시멘트 제조사인 쌍용C&E는 당초 지난달 말부터 진행 예정이던 국내 최대 규모 킬른(동해공장 1호) 정기 대보수를 하반기로 미루고 가동을 이어가고 있다. 쌍용C&E 관계자는 “통상 대보수는 킬른 1기당 30~40일이 소요되는 만큼 생산 차질을 우려해 최소한의 보수만 진행했다”며 “수출물량 일부를 내수로 전환하는 등 안정적인 공급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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