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총기로 무장한 피의자 집 안에 있는 줄 알고… “방탄 헬멧과 방패 없어 내부 진입 어렵다” 경찰 판단

인천 송도 사제 총기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방탄 헬멧과 방패가 없어 내부 진입을 시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이 확보한 경찰 무전 녹취록에 따르면 관할서인 연수경찰서 상황실은 신고 접수 4분 만인 지난달 20일 오후 9시 35분쯤 직원들에게 테이저건과 방탄복, 방탄 헬멧 착용을 지시한 후, 7분 뒤인 오후 9시 42분쯤 "지금 도착한 순찰차는 방탄복을 착용했으면 바로 진입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지구대 팀장은 피해자 집 앞까지 갔으나 "경찰관들이 들어가는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서 방탄모와 방탄 방패가 있어야 할 것 같다. 무조건 진입하면 안 될 거 같다"고 보고했다.
아직 집 안에 총기로 무장한 피의자가 있다고 판단하고 총격전이 벌어질 것을 우려해 내부 진입 시도를 하지 못한 것이다.
당시 출동한 직원들은 방탄복은 입었으나 방탄 헬멧과 방패는 갖추지 않았다.
이어 현장에 도착한 경찰 기동순찰대도 방탄복이 아닌 방검복만 착용하고 있었다.
경찰은 결국 신고 접수 후 1시간10분쯤 지난 오후 10시43분쯤 경찰특공대가 피해자 집 안으로 진입한 후에야 피의자가 현장을 빠져나간 걸 파악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A씨는 오후 9시23분쯤 현관문을 열어준 피해자를 향해 총을 두 발 쏜 후 외국인 가정교사에게도 총구를 겨눠 쐈으나 맞추지 못했다.
이후 외국인 가정교사가 현관문을 통해 밖으로 도망가자 비상구 복도까지 쫓아가서 또 다시 쐈으나 불발로 미수에 그쳤다.
집으로 돌아온 후 A씨는 피해자 아내가 112 신고하는 것을 듣고 집 밖으로 나와 비상계단을 통해 16층까지 내려와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A씨가 16층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시간은 오후 9시42분쯤으로 연수서 상황실이 지구대 직원들에게 진입을 지시한 시간이었다.
A씨는 현장에서 빠져 나와 렌터카를 타고 서울로 도주했으나 약 3시간 만인 21일 오전 0시15분쯤 서울 서초구에서 잡혔다.
A씨의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는 시너가 담긴 페트병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가 발견됐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지난 30일 살인 및 살인미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등 혐의로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A씨 구속 만료 기간은 오는 8일까지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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