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기 없는 민낯, 드레스 대신 트렁크”…진짜 복서로 변신한 이시영
배우 이시영은 연예계에서 보기 드문 ‘진짜 복싱 챔피언’이다. 화려한 드레스와 메이크업을 벗고, 헐렁한 트렁크와 헤드기어, 질끈 묶은 머리로 사각의 링 위에 선 이시영은 더 이상 여배우도, 예능 MC도 아니었다.
상대를 매섭게 노려보는 눈빛, 안정된 자세, 정확한 왼손 스트레이트—모든 것이 완벽한 복서의 모습이었다.
“여배우가 복싱을 얼마나 잘하겠어?”라는 편견을 단숨에 깨뜨린 이시영은, 경기 내내 상대를 압도하며 신인왕에 등극하는 쾌거를 이뤘다.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복싱선수권, 압도적 실력으로 금메달”
이시영은 경상북도 안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7회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복싱선수권대회 48kg급 결승전에서 성소미(순천청암고)를 상대로 3라운드 RSC승(Referee Stop Count)을 거두며 우승했다.
1라운드에서만 9-0으로 앞서 나가더니, 2라운드 한 차례, 3라운드 두 차례 다운을 빼앗으며 17-0이라는 압도적 점수로 경기를 끝냈다.
경기 후에도 얼굴에 상처 하나 남지 않은 완승이었다. 금메달을 목에 건 이시영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눈물을 글썽였다.

“복싱의 매력에 빠진 여배우, 진짜 선수로 거듭나다”
이시영이 복싱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드라마 캐스팅이었다.
여자 복싱 선수를 주인공으로 한 단막극에 출연하면서 복싱을 배우기 시작했지만, 드라마가 무산된 후에도 복싱의 매력에 푹 빠져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꾸준히 체육관을 찾았다.
사회인 복싱대회에서 첫 우승을 맛본 뒤, 서울신인아마추어복싱대회 정상에 오르며 ‘진짜 선수’로 인정받았다.
전국대회까지 도전장을 내민 이시영은 남자 선수들과 스파링을 소화하고, 매일 아침 5~6km를 뛰며 몸을 만들었다.

“독한 친구, 타고난 신체조건과 노력의 산물”
이시영의 복싱 실력은 전문가들도 인정했다. 김현철 서울아마추어복싱연맹 회장은 “어제보다 오늘 더 잘했다.
준결승에서 이기고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정말 독한 친구”라고 평했다.
이승배 복싱 국가대표 감독 역시 “키가 크고 팔도 길어 신체 조건이 좋다. 왼손 스트레이트가 무척 정확하다.
전문 선수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신인치고는 아주 훌륭한 경기였다”고 칭찬했다.
이시영의 스승인 홍수환 관장은 “아버지가 군인이셨다고 하더라. 재능도 있지만, 무엇보다 노력파”라고 평가했다.

“연예인 복싱이 아닌, 진짜 복싱을 보여주다”
이시영은 단순히 연예인 복싱에 머물지 않았다.
남자 선수들과 스파링을 하며 실전을 익혔고, 매일 새벽 러닝과 체력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링 위에서 상대의 펀치를 눈을 뜨고 피하는 배짱, 정확한 펀치, 안정된 자세—이 모든 것은 연습과 노력의 결과였다.
이시영은 “실력이 출중한 것도 아니고 신인에 불과해 관심이 부담됐지만,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언제까지 복싱을 할 거냐?”…끝없는 도전의 의지
우승 후 이시영에게 “언제까지 복싱을 할 거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그는 미소만 지으며 말을 아꼈지만, 스승 홍수환 관장은 “아마 권투를 놓지는 않을 것 같다.
이제 권투를 더 좋아하게 될 것”이라며 “본인의 뜻이 중요하지만, 전국체전만 남았다.
마음 같아서는 런던올림픽까지 키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시영은 복싱에 대한 열정과 도전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