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없었다면 지금의 오타니 없다” 父가 꼽은 50-50 비결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를 달성한 LA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0)의 아버지가 며느리 다나카 마미코(28)에게 공을 돌렸다.
일본 스포니치아넥스는 지난 28일 오타니의 아버지 토오루(62)가 아들이 속한 LA다저스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축하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도했다.
토오루는 “서부지구 우승을 축하한다”며 “TV 화면을 통해서도 올 시즌은 예년보다 집중력이 높고 마음이 담긴 플레이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이어 “올해 마미코와 결혼이라는 큰 기념일을 맞이한 후 더욱 침착하게 야구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결혼 전보다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 조금 더 둥글어졌다고 할까, 뾰족한 부분이 조금 없어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작년 12월쯤 처음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족 모두 놀랐다”며 “솔직히 독신이었던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현지 경기장에 가도 잠깐 만나서 이야기하고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결혼 후 올 시즌은 집에 초대받아 함께 차를 마시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 지금까지와 달라진 점이고, 아버지로서 기뻤다”고 했다.
토오루는 “개막 전에는 사기 사건도 있었고, 여러 가지 걱정이 많았는데 결혼하고 언제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어 안심할 수 있었다”며 “마미코가 없었다면 지금의 오타니는 없었을 거다. 물론 애견 디코이도 큰 힘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3월 오타니의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39)가 자신의 스포츠 도박 빚을 변제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약 1700만달러(약 234억원)를 빼내 도박업자 계좌로 이체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과 채무 변제를 알고 있었는지 논란이 되었으나 검찰은 지난 4월 오타니는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결론지었다.
토오루는 “사상 첫 ‘50-50′을 달성했는데, 개막 전에는 여기까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40-40′으로도 충분히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마어마하게 (기록이) 쌓여갔다”고 했다. 다만 “오타니가 기자회견에서 여러 번 말했듯이 기록보다 팀이 이기기 위해 뛰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가 잘해도 팀이 이기지 못하면 재미없다는 생각은 어렸을 때부터 변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10월부터는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포스트시즌에서의 경기를 보는 게 지금부터 기다려진다”며 “마지막에는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세계 정상에 오르길 바란다.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했다.
오타니 역시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30일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한 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올해 결혼한 아내와 반려견의 응원이 어떤 힘이 됐느냐’는 물음에 “혼자 있는 시간보다 야구 외의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게 좋은 방향이 되어 그라운드에 있을 때 야구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오타니는 지난 2월 일본 여자프로농구 선수 출신인 마미코와 깜짝 결혼을 발표했다. 이후 올 시즌에서 MLB 역사상 최초 50홈런-50도루의 신기원을 열었다. 30일 마지막 경기에서 도루를 추가하면서 54홈런-59도루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오타니의 다저스는 리그 최고승률팀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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