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돈 21억원 빼돌린 전 비서…1심서 징역 5년형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3월1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에스케이(SK)회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 비서로 일하며 노 관장의 돈 21억여원을 빼돌려 재판에 넘겨진 이아무개(34)씨가 1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 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배성중)는 2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사기),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경위, 기간, 횟수, 피해액 등에 비춰 죄질 상당히 좋지 않고, 이 사건 편취 범행을 위해 사문서까지 위조해 행사하는 범행을 저질러 수법이 대단히 불량하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다만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범행 이후 약 9700만원의 피해가 복구된 점” 등은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월 결심공판에서 이씨에게 징역 8년형을 구형했다.

이씨는 2019년 아트센터 나비에 입사해 노 관장의 비서로 일하며 2023년까지 노 관장 명의로 4억3천만원을 대출받고, 노 관장 계좌 예금 11억9천만원을 자기 계좌로 이체한 혐의로 기소됐다. 노 관장을 사칭하면서 아트센터 직원에게 5억 원을 송금하도록 지시하는 문자를 보낸 혐의도 있다.

이 사건은 노 관장 쪽이 지난 1월 이씨를 경찰에 고소하며 드러났다. 이씨는 빼돌린 자금을 주택 임차보증금, 카드 대금 납부 등에 쓴 것으로 조사됐다. 노 관장 쪽은 재판 진행 과정에서도 이씨에 대한 엄벌을 탄원한 걸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이날 이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하며 “피고인은 편취액 대부분을 생활비와 주식 투자 등 사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며 범행 동기에 특별히 참작할 사정이 없다”고 밝혔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