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열 쓰러진 신촌 거리에서…학생들, 다시 ‘민주’를 외쳤다

김가윤 기자 2024. 12. 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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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생사회는 모든 불의에 항거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외쳐야 하고 어떤 탄압 앞에서도 자유와 정의를 수호하고 진리를 밝히는 겨레의 횃불을 자임하지 않을 수 없다."

발언에 나선 서강대학교 총학생회 김석현 회장은 "(서강대 학생)회칙 전문에서 다짐하고 있는 것이 있다. 민주사회 건설을 위해 싸워왔던 자랑스러운 선배들의 피땀을 되새기는 것이다"라며 "오늘로써 앞선 다짐을 이행하고자 평화적 저항에 있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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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학 총학생회 긴급 합동 기자회견
비상계엄대응을 위한 전국 대학 총학생회 긴급 합동 기자회견이 서울 서대문구 신촌 스타광장에서 열린 6일 오전 참석자들 너머로 전광판에 윤석열 대통령 모습이 나오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우리 학생사회는 모든 불의에 항거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외쳐야 하고 어떤 탄압 앞에서도 자유와 정의를 수호하고 진리를 밝히는 겨레의 횃불을 자임하지 않을 수 없다.”

1987년 6월, 군경과 최루탄에 맞선 대학생들의 외침이 가득했던 서울 서대문구 신촌 거리에 전국 각지 대학 총학생회가 마이크를 잡고 섰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백범준 중앙집행위원장은 6일 고려대 학생회 회칙 전문의 가장 첫 문장을 읽어 내려간 끝에 외쳤다. “바야흐로 우리는 민주주의의 시대를 살고 있는지 묻는다. 학생사회는 불의에 항거하려는 목소리에 함께 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억압하려는 모든 압제를 단호히 거부해야만 한다.”

전국 7개 대학 총학생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연합단체 한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총학생회공동포럼)을 꾸리고 이날 기자회견에 나섰다. 이날 회견엔 고려대학교, 서강대학교,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광주과학기술원(G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학생회가 참여했다. 이들은 “대학생 사회가 이번 사태에 책임 있는 대응을 보여야 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모였다”고 했다. 이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을 담고 있는 각 학교 학생회칙을 읽어 내려가며 비상계엄 사태에 맞서 시민 기본권을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발언에 나선 서강대학교 총학생회 김석현 회장은 “(서강대 학생)회칙 전문에서 다짐하고 있는 것이 있다. 민주사회 건설을 위해 싸워왔던 자랑스러운 선배들의 피땀을 되새기는 것이다”라며 “오늘로써 앞선 다짐을 이행하고자 평화적 저항에 있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원 학부 총학생회 윤서진 회장은 “학생들의 정당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저항할 권리를 가진다”라는 학생선언 제10조를 읊은 뒤, “이에 반해 시위·집회·언론·출판의 자유를 억압하는 모든 행위를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총학생회 오창화 회장도 회칙 제1장 제5조에 쓰인 ‘집회“결사·언론의 자유’를 언급하며 “포고령 제1호가 발표되며 이러한 권리는 심각한 수준으로 훼손됐다. 반민주적인 폭거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함형진 회장은 기자회견이 열린 신촌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이한열 열사를 떠올렸다. 함 회장은 “그의 희생은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이룩하는 신호탄이 됐다. 수십 년이 지난 2024년 지금, 또다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헌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단호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엄중한 시대적 과제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대학생들은 어떠한 억압의 순간에도 정의를 위해 앞장섰듯이,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자의 책임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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