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치열한데 무슨 잔치"…'한국 첫 노벨문학상' 한강, 담담한 소회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작품을 원어로 읽을 수 있는 날이 우리에게도 왔습니다. 한국인으로서도 최초 수상이지만, 노벨문학상 123년 역사에서 첫 아시아 여성 수상이기에 작가 한강의 수상은 더욱 빛이 납니다. 하지만 한 작가는 기자회견도 축하연도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으로 날마다 사람이 죽어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느냐, 수상의 기쁨은 조용히 간직하겠다는 차분한 소감만이 전해졌습니다.
첫 소식 박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마츠 말름/한림원 상무이사 :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한국의 작가, 한강입니다.]
이 발표 하나에 모두가 들썩였습니다.
작가 한강이 2016년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받고 지난해 프랑스 메디치 상을 받았지만 이렇게 빨리 노벨문학상까지 탈 줄은 몰랐습니다.
한국인 최초는 물론이고 아시아 여성으로도 처음있는 일이었습니다.
[한강/작가 : 놀랍고, 정말 영광스러워요.]
노벨문학상을 발표한 스웨덴 한림원과 전화 통화에서 작가도 놀랍다는 말을 5번이나 반복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차분했습니다.
[한강/작가 : 누군가 전화를 해 말해줬어요. 그래서 당연히 놀랐고 아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막 마치던 참이었고…]
밤새 곳곳에서 인터뷰 요청이 쏟아졌지만 연락은 닿지 않았습니다.
[한강/작가 : 술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아들과 차를 마시면서 오늘 밤 조용히 축하하고 싶습니다.]
노벨문학상의 전율과 환호가 가시지 않았지만 하루가 지나, 끝내 기자회견도 마다했습니다.
[한승원/한강 작가 아버지 :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모든 죽음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고 즐거워서 기자회견을 할 거냐고…]
아버지가 준비하려던 축하연 자리도 말렸습니다.
[한승원/한강 작가 아버지 : 스웨덴 한림원에서 상을 준 건 즐기라는 게 아니라 더 냉철해지라고 한 거니까 그렇게 알라고 그러는데…]
작가는 수상의 기쁨은 조용히 간직하겠다는 말만 전했습니다.
[영상취재 장정원 / 영상편집 김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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