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5년 만에 첫 당일 취소… 유재석이 그날 촬영 멈춘 진짜 이유는?

출처: 유튜브 채널 ‘뜬뜬 DdeunDdeun’

대한민국 방송가에서 가장 견고하게 유지되던 하나의 불문율이 지난달 22일 잠시 멈춰 섰다.

지난 1991년 데뷔 이래 철저한 자기관리와 성실성으로 무장하며 단 한 차례도 건강 문제로 당일 스케줄을 중단한 적 없던 유재석이 SBS 예능 프로그램 ‘틈만 나면,’ 녹화를 갑작스럽게 취소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물론 대중 전체가 그의 건강에 중대한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2021년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일정 자체를 공식 연기했던 사례를 제외하면, 현장 녹화 당일 아침에 방송이 중단된 것은 무려 35년 만에 처음 발생한 초유의 사태였기 때문이다.

출처: 유튜브 채널 ‘뜬뜬 DdeunDdeun’

그러나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뜬뜬’의 웹예능 ‘추리게임은 핑계고’를 통해 직접 밝혀진 비하인드는 업계의 무거운 우려와는 전혀 다른 궤적을 그리고 있었다.

당시 서울 종로구 일대 야외 촬영을 앞두고 있던 유재석은 기상 직후 극심한 인후통과 함께 미열 증세를 느꼈다. 평소라면 강한 진통제를 먹고서라도 어떻게든 현장으로 향했을 터였으나, 이번 프로그램의 특수성이 그의 판단을 지배했다.

통제된 스튜디오에서 연예인 동료들끼리만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었다면 병원 진료 후 복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었으나, ‘틈만 나면,’은 사전 약속된 일반인 신청자들과 매우 밀접한 거리에서 대화를 나누고 쉼 없이 도심을 누벼야 하는 포맷이었기 때문이다.

혹시 모를 독감이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시민들에게 전파할 수 있다는 잠재적 위협이 베테랑 진행자의 발목을 잡았다. 철저한 예방적 판단 끝에 유재석은 제작진과 긴밀히 협의하여 당일 촬영을 전면 취소하는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출처: 유튜브 채널 ‘뜬뜬 DdeunDdeun’

소속사 안테나 역시 즉각 안내를 통해 감기 몸살과 일시적인 고열 증세로 인한 불가피한 조치였음을 알리며 일정 재조율에 착수했다.

하지만 반전은 병원을 다녀온 직후 일어났다. 오전에 병원을 찾아 주사 치료를 받고 휴식을 취하자 오후가 되면서 몸 상태가 급격히 호전된 것이다.

민망함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 유재석은 제작진에게 직접 연락해 “지금이라도 다시 모여 녹화를 진행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긴급 제안을 건넸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스태프들이 이미 모두 집으로 돌아가 철수했기 때문에 오늘은 불가능하다”는 현실적인 통보였다.

출처: 유튜브 채널 ‘뜬뜬 DdeunDdeun’

절친한 동료 송은이가 “온 나라의 국모가 쓰러진 줄 알 정도로 대소동이 일어났다”며 농담을 건네자, 유재석은 본의 아니게 업계와 팬들에게 과도한 걱정을 끼쳤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번 해프닝은 단순한 컨디션 난조를 넘어 유재석이라는 국민 진행자가 왜 3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신뢰의 상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자신의 무결점 기록을 지키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대신, 현장에서 호흡을 맞출 일반 대중의 안전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직업적 윤리 의식이 명확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철두철미한 원칙과 시민에 대한 깊은 배려, 그리고 뒤따른 소탈한 사과는 대중에게 허탈한 웃음과 함께 그를 향한 신뢰를 다시금 굳건히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