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휴학 승인은 하지만…"내년 복학 안 하면 제적" 경고장

권형진 기자 강승지 기자 2024. 10. 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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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내년 복귀' 조건 휴학 승인…동맹휴학은 불허
'정원 초과 학생수' 관리·연속 휴학 제한해 복귀 압박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 /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강승지 기자 = 정부가 '내년 복귀'를 조건으로 의대생 휴학을 승인하기로 한 것은 올해에는 학생들이 돌아올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대 의대가 처음으로 의대생 휴학 신청을 일괄 처리하면서 다른 대학이 동요하는 것을 조기 진화하는 뜻도 있다.

반면 동맹휴학을 이유로 휴학하는 것은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처음으로 유급·제적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법령과 학칙을 개정해 내년 1학기에도 복귀하지 않으면 제적 처리할 수 있다는 경고도 했다.

6일 교육부가 발표한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안)'의 핵심은 '동맹휴학 불허'라는 원칙은 지키되 2025학년도 시작에 맞춰 복귀하는 것을 전제로 의대생 휴학을 승인하겠다는 것이다.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대해 동맹휴학과 수업거부에 들어간 지 8개월째 됐지만 여전히 복귀할 가능성이 없자 비상 대책을 마련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정상적인 학사 운영을 위한 비상 대책을 수립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에서 2학기 등록금을 납부한 학생은 재적생 1만 9374명 중 653명(3.4%)에 불과하다. 그중에서도 실제 수업에 출석한 학생은 548명(2.8%)에 그쳤다. 10명 미만의 학생이 출석한 학교가 절반이 넘는 22개교였다.

서울대 의대가 지난달 30일 기습적으로 의대생 휴학 신청을 일괄 승인한 것도 정부가 서둘러 비상대책을 내놓은 배경으로 꼽힌다. '일괄 휴학 승인'이 다른 대학으로 확산할 경우 '집단 동맹휴학'을 승인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는 것도 정부로선 부담이다.

의대생 집단휴학 사태가 발생한 이후 정부는 '동맹휴학은 휴학 사유가 안 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했다. 조건부 휴학 승인을 허용하면서 '동맹휴학'으로 휴학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유를 확인하라고 한 것도 이런 명분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동맹휴학을 고집할 경우 유급·제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교육부는 개별 상담을 통해 복귀를 설득하되 동맹휴학이 아니라는 점을 소명하지 못하면 학칙에 따라 유급 또는 제적 조치를 하라고 대학에 요구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정원을 초과해 최대한 교육할 수 있는 학생 수'를 학칙에 반영하고, 이를 초과해 교육과정을 운영하지 않도록 관리하라고 주문한 것도 의대생 복귀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예를 들어 정원이 100명에서 200명으로 늘어난 A 대학이 교육여건, 교육과정 운영 등을 고려해 학생 수를 250명으로 정하게 되면 올해 1학년 중 50명은 내년에 복귀하고 싶어도 자리가 없다. 교육부는 내년 신입생에게 수강 신청 우선권을 부여하라고 했다.

의대생의 복귀 마지노선은 내년 1학기로 못 박았다. 교육부는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2개 학기를 초과해 연속으로 휴학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을 학칙에 추가할 방침이다. 3개 학기 이상 연속으로 휴학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올해 1·2학기에 휴학한 의대생이 내년 1학기에도 복학하지 않으면 '미등록 제적' 처리된다는 경고다. 교육부는 '조건부 휴학'을 허용하면서 '2025학년도 시작에 맞춰 복귀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그러나 의대 교수들부터 '휴학을 조건 없이 신속히 승인해야 한다'고 요구해 정부 뜻대로 의대생이 복귀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김성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변인(가톨릭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제대로 된 교육이 불가능하니 휴학을 조건 없이 승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홍제 원광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 역시 "의무교육이 아닌 이상 휴학은 당연하다. 결과적으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정부는 증원 취소를 하지 않을 텐데 의료 혼란은 올해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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