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한 아트월 안 고치고 '이것' 붙이자.. 같은 집 맞아?

안녕하세요!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5년 차 주부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아주 평범한 여자 사람입니다. 저희 집은 올해 여섯 살이 된 말괄량이 딸래미와 개그의 끼를 타고난 두 살 아들, 그리고 항상 제 편이라 든든한 신랑 이렇게 넷이서 알콩달콩(?) 살고 있어요.

평소 꾸미고 만들고 손으로 사부작대는 일을 좋아해서 집안 곳곳에 제가 만든 소품들로 스타일링을 하는 편이에요. 특별할 것 없는 소소한 공간이지만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도면

저희 집은 지어진 지 올해 15년차 구축이지만 평수에 비해 넓게 빠진 구조와 1000세대가 넘는 대단지로 아이들이 많다는 점, 아파트 시설 관리가 잘 되어있는 등 많은 부분들이 저희 부부 마음에 쏙 들었어요.

그리고 당시 확장되지 않은 집에 살고 있었기에 저는 올 확장이라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고, 현관에 들어서면 넓게 빠진 거실 공간이 탁 트인 느낌을 주어 마음을 사로 잡았어요. 저희가 이사할 당시에 집값이 폭등한 해여서 예산이 넉넉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구축이라 필름 시공과 벽지는 해야겠다 해서 집을 둘러보며 셀프로 바꿀 것들을 체크했어요.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건 살리는 쪽으로 신랑과 이야기를 했어요.

거실 Before

처음 집 보러 왔을 때 사진이에요. 거실인데 정말 넓죠? 어두운 월넛톤의 몰딩이 무색할 만큼 넓어 보였답니다. 잊고 살고 있던 모습을 보니 새삼 뿌듯해지네요.

제일 먼저 한 건 필름이었는데 몰딩 면적이 생각보다 많아서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 200만원 정도 더 들어갔어요. 무엇보다 붙박이 장식장 문과 방문 등에 들어가 있는 갈매기 몰딩을 떼어내고 퍼티로 메꾸는 작업에 인건비가 많이 들더라고요.

신랑이 몇 주 동안 매일매일 회사 끝나고 저녁 9시, 10시에도 이사할 집에 가서 체크를 했어요. 그 덕에 꼼꼼하게 시공된 필름과 도배 모습이에요. 이전의 월넛톤의 집이 전혀 생각이 안 나죠? 공사 중에 제일 힘든 바닥과 욕실, 깨고 부수는 공사는 패스했기에 생각보다 일찍 마무리가 되었어요.

근대 복병이 숨어 있었어요. 바로 거실 아트월이었는데요. 여기를 필름이나 도배로 시공하려 했더니 무조건 다 깨부수고 합판을 덧대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런 건 처음이라 업자분들께서 안된다고 하는데 괜히 진행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면 어쩌지 싶기도 하고 깨고서 시공 하자니 일이 생각보다 커지니 부담스러웠어요.

오늘의집에도 고민을 올리고 고수님들께 조언을 구했지만 대부분 커튼을 추천해 주시더라고요. TV를 벽에 걸 생각이었는데 커튼을 달면 안 될 것 같았고 매일 새벽까지 고민했어요.

그러다 당시 유행이었던 템바보드를 발견하게 됐어요. 이걸 보는 순간 '아, 이거다.' 싶었어요! 신랑도 보여주니 좋은 생각이라고 동의해줘서 바로 주문하고 시공했답니다.

시공은 신랑과 신랑 지인분께서 도와주셨는데 제가 뒷면에 접착이 없는 걸 잘못 주문하는 바람에 두 사람이 저 무거운 걸 들고 고정하느라고 엄청 힘들었다고 해요.. 이 글을 빌려 정말 미안했다고.. 사과드리고 싶어요 ^^;;

거실 After

가구 배치 바꾸기를 좋아하는데 지금 현재는 이런 모습으로 지내고 있어요. 매트를 바꾸면서 공간 활용도가 좋아져서 모듈 소파를 드디어 모듈 답게 사용하고 있어요! 전체적으로 화이트+우드를 고집하다가 요즘에 버터, 옐로우에 빠지며 조금씩 색이 있는 아이템들을 모으는 중이에요.

거실 혹은 방 가구 배치는 못해도 2달 ~ 2달 반에 한 번씩은 바꾸는 것 같은데 이번 배치는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구조에 도전 해봤어요.

구조를 바꿀 때는 편의에 의해 바꾸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그냥 제가 싫증이 나서,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 변경하는 게 대다수에요. 이번에도 맨날 똑같은 구조만 하는게 지겨웠는데 매트 공간이 작아졌으니 바꿔 봐야겠다 생각이 들어 즉흥적으로 바꾼 구조에요.

많은 분들이 구조 재배치 전에 그림을 그려보거나 사이즈를 재서 3D 도면을 만들어 보시던데 저는 그런 재주도, 머리도 없는 편이라 무조건 몸으로 부딪혀요. 그냥 눈으로 보고 대충 사이즈가 맞겠다 하면 바로 옮기고 그 상황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편이에요.

물론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참을성 없는 성격이라 사이즈가 안 맞거나 생각 못한 변수가 생겨서 좌절할 때도 종종 있지만 이번 구조처럼 새로운 복도로 동선이 편해지고 아이들의 놀이터가 생기는 일도 있답니다.

소파 뒤 수납장 앞 복도는 이번 구조에서 재발견한(?) 공간인데 아이들이 붕붕카를 타고 싱싱 달리기도 하고, 서로 잡기 놀이를 할 때도 참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어서 볼 때마다 뿌듯해요. 물론 어른들이 왔다 갔다할 때 동선도 편해졌어요.

소파에 앉아 바라본 모습이에요. 75인치 TV가 정면에서 바로 보이고 양옆의 공간을 가득 꾸며두었어요. 사부작거리는 걸 좋아하는 저는 취미로 코드 삭스도 만들고, 망고실로 쿠션도 뜨고, 컬러링도 하는 등 손으로 만드는 건 뭐든 안 가리고 좋아해요. 완성되고 나면 이렇게 집안 곳곳에 전시(?) 해 주고 있어요. 사실 저 그림은 아직 미완성이랍니다 :)

요즘 제일 좋아하는 공간(?)이에요. 옐로우에 빠진 저를 위해 구입한 슬라이딩장! 그리고 그 위에는 제 느낌대로 아기자기하게 꾸며봤어요. 갖고 싶었던 머시룸 조명까지 놓으니 마음에 드는 공간이 완성됐어요! 트레이는 지점토로 제가 만든 건데 어쩌다 보니 메추리알 색이 되어버렸지만 나름대로 또 괜찮더라고요.

수납장 앞에 자리한 큰 테이블은 식탁으로도 사용되지만 아이들이 미술 놀이를 할 때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주방에서 사용할 때도 종종 책을 읽고 미술 놀이를 해주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좁은 공간이라 정말 불편했거든요. 거실로 옮기니 해도 잘 들어 밝고 공간이 넓어서 참 좋더라고요.

테이블을 거실로 옮기고 용기를 내어 작은 미싱기를 들였어요. 집에서 간단한 수선 정도 할 수 있는 미니 미싱기인데 주방 바란스 커튼도 저 작은 미싱기를 돌려 만들었어요. 거실 테이블은 제 취미공간이 되어주기도 한답니다.

소파 뒤편에도 수납장과 제가 좋아하는 아이템들로 꾸며뒀고, 마켓비 장식장에는 신혼집 집들이 때 선물 받았던 예쁜 고블렛잔과 각종 유리잔들을 넣어뒀어요.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저희 집 가족사진도 함께 뒀답니다. 애들 둘이 있으니 수납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 같아요. 구축에 올 리모델링을 한 게 아니라 아무래도 수납이 항상 고민이 되는 것 같아요.

거실 소파 뒤쪽 수납장은 싫증을 잘 내는 제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공간이에요. 배치나 소품이 자주 바뀌는 공간이랍니다. 최근에는 식물에 빠졌는데요. 그래서 수납장 위 소품이나 가구 배치가 또 바뀌게 되었어요. 기존에도 몇 가지 식물을 키웠지만 요즘은 본격적으로(?) 시작 중이에요. 그래서 초록 초록한 아이들이 많아졌어요.

수납장 안 컵들을 주방으로 옮기고 빈티지 트레이를 넣어두었어요. 확실히 지붕(?)이 생기니 먼지가 덜 앉아서 좋은 것 같아요. 오갈 데 없는데 귀여운 멀티탭 트럭도 단짝이라 함께 두었고요. 위쪽엔 몬스테라와 저희 가족사진 사이에 아이비가 생겼어요! 이 아이는 최근 데려온 아이인데 늘어지는 수형이 참 예쁘더라고요.

아기자기한 다육이 4남매에요. 첫째와 함께 화훼 단지에서 데려온 다육이들은 정성스럽게 분갈이를 해서 버터 거울 앞쪽에 자리 잡아 줬어요. 핑크 화분도 첫째가 고른 건데 파스텔 계열이라 거울 색과 잘 어울려요. 키 큰 다육이는 꽃도 핀다고 해서 우리 딸이 상당히 기대 중이에요.

복도에서 본 거실 전경이에요. 전신 거울을 거실에 두니 저도 왔다 갔다 하면서 옷 매무새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하더라고요. 아이들이 장난치다가 거울을 깨거나 다치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다 큰 관심은 없더라고요? 거실에 거울 두기를 망설이신다면 한번 도전해보세요!

지금 구조 전의 모습이에요. 이맘때 까지만 해도 인테리어는 화이트와 우드가 답이고 미니멀리즘을 실현할 거라며 집에 있는거 다 버리던 시절이에요. 이때 사진은 다시 봐도 정말 깔끔하네요. 거실 뿐 아니라 방도 흰 벽을 유지했던 시절이라 이곳 저곳에서 아이들 사진을 많이 남겼던 것 같아요.

주방 Before

저는 처음 이 아파트에서 집 봤을 때 주방 상부장이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이게 무슨 색일까... 집 보여주시던 부동산 사장님께 여쭤봤더니 처음엔 흰색이었다고 하시더라고요. 흰색이었다는 것도 놀랍지만 제가 본 모든 집들이 다 같은 색이었단 것도 놀라웠어요.

며칠이 지나고 하양 하양 해졌어요! 월넛 몰딩 안녕~ 주방에 가스레인지와 환풍기는 신랑이 셀프로 달았고 타일은 나쁘지 않아서 살리기로 했어요. 식기세척기 자리를 비워둔 채로 필름 시공은 끝을 맺었답니다.

주방 After

마주 본 저희 집 주방이에요. 주방을 공개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정말 많이 고민을 했어요. 집들이 첫 시작에 보시면 주방은 시트지 말고 아무것도 건드린 곳이 없었거든요. 이번 온라인 집들이를 준비하며 그동안 해야지 해야지 미루기만 했던 벽면 시트지 작업을 하고 사야지 사야지 미뤘던 양념병을 들였더니 한결 말끔해져서 용기 내 공개해요.

주방에서 일할 때 가장 많이 보고 있는 쪽의 모습이에요. 딱 이 자리에 서서 음식을 만들거든요. 벽면만 바꿨을 뿐인데 주방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졌어요. 저희 집 주방에 타일 면적이 정말 넓어서 생각보다 시트지도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셀프로 타일 시공하려고 했었는데 시트지로 하길 잘했다며 붙이는 내내 이야기했답니다.

상부장의 우드 선반 부분은 식기 건조기가 있던 자리인데 신랑이 떼어내고 제가 선반을 주문해 짜서 딱 맞게 끼웠어요. 처음에는 뭘 둘까? 하다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접시와 컵을 수납했어요.

어딜 가든 휴대폰 없으면 못 사는 사람 중 하나인 저는 휴대폰 충전기를 집안 이 곳 저 곳에 다 배치해놨어요. 커피 포트 선반 아래쪽에 넣어두니 눈에 띄지도 않고 아주 좋아요 :)b

최근에는 커튼을 떼서 원목 선반으로 옮기고(신기하게 길이가 찰떡이었어요.) 블라인드로 교체해줬어요. 블라인드는 크림 색상인데 주방 시트지와 잘 어울려서 대 만족 중이에요.^^

주방 창이 짧은 편이라 많은 블라인드 후기를 다 찾아봤었는데 비슷한 크기가 없더라고요. 고민하다가 너무 예뻐서 그냥 주문했는데 슬릿 각도 조절하는 바가 너무 길어서 빼고 사용하는 거 말고는 (오히려 더 깔끔) 매우 만족 중이에요!

가스레인지는 하부장 안에 공간을 만들어 넣어 두었고 밥솥은 도저히 넣을 공간이 안나와서 결국 위쪽에 두었어요. 밥을 푸고 나면 주걱을 어디에 둬야 하나 고민하다 매번 깨끗하게 씻어뒀었어요. 근데 바쁘거나 귀찮을 때가 많더라구요.

결국 밥솥 위에 그냥 두는 일이 허다 한대 먼지가 내려앉을까 넓은 행주를 펼쳐 덮어놨어요. 덕분에 인테리어 효과도 있어서 예쁜 행주 모으기 중이에요.

거실에서 마주 본 주방 전경이에요. 처음에는 정수기가 구석에 있으면 불편할까봐 제일 바깥 쪽에 설치를 했는데 쓰면 쓸 수록 안쪽에 설치할 걸 그랬나? 생각이 들어요.

식기 세척기는 이사하면서 매립형으로 선택했는데 하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매일 매일 아주 야무지게 사용 중이에요. 제가 오래 서있으면 다리가 쉽게 붓고 저려서 쿠션감이 느껴지는 러그를 깔아뒀어요. 덕분에 다리에 피로감이 덜 느껴지는 요즘이에요.

가스레인지를 등지고 보는 벽면이에요. 저희 집 주방은 면적이 정말 작아서 처음에 이 공간에 테이블을 어떻게 둬야 하나 많이 고민을 했어요. 실측하던 날 제가 작은 식탁을 들이자 했는데 신랑이 식탁은 무조건 커야 한다고 해서 현재 거실에 있는 1600짜리 식탁을 이 좁은 공간에 두게 됐었거든요.

동선도 불편하고 커서 북적이는 느낌이 있었지만 어떻게 바꿔야 할지 감이 안 오더라고요. 저지르고 보는 제 성격에 결국 참지 못하고 큰 식탁을 거실 창가로 옮기며 이 공간을 처음에는 비워뒀었어요. 허전해서 빨리 꾸미고 싶었는데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한동안 고민을 했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해서 새롭게 바뀐 주방 공간이에요. 800사이즈의 작은 테이블을 두었어요. 식사를 하기보다는 대화를 하기도 하고 간단한 간식 혹은 커피를 마시는 홈 카페를 노리고 만들었어요. 물론 저희 부부가 아이들을 재우고 늦은 저녁을 먹을 때도 사용합니다.


테이블과 함께 둔 의자는 사실 기존 큰 식탁에 맞춰 구입했던 의자인데 화이트 테이블에 원목을 최고의 조합이라 함께 사용 하고 있어요.


노란색 장은 최근 당근에서 나눔 받아 와서 리폼을 했어요. 갖고 와서 보니 그냥 버릴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던 폐 구였어요. 시트지도 너덜너덜 떨어지고 쓸 수 있는 거라곤 유리 뿐이었어요. 다리도 원래는 없던 장인데 제가 리폼하여 다리도 달아 주었어요.

노랑 수납장 옆으로는 갖고 싶었던 가구를 두고 싶었는데 세가지 후보를 놓고 고르다가 LED가 들어오는 벽난로 콘솔을 선택했어요. 좁은 면적이라 넓어 보이는 효과를 주는 화이트 색상으로 골랐어요.

이 공간은 벽을 과할 정도로 꾸며 두었기에 난로 위는 최대한 심플함을 유지하고 있어요. 작은 테이블 야자와 제가 만든 지점토 바구니와 평소 예쁘다고 생각했던 화병을 두었더니 아주 찰떡이에요! 아무래도 음식을 먹기도 하기에 휴지는 필수라 함께 두었어요.

커튼 뒤는 세탁실 및 냉장고가 자리하고 있는데 밖으로 뚫린 창문이 있는 공간이라 겨울에 찬바람이 솔솔 들어와서 빈티지한 컬러의 체크 커튼을 달아줬어요. 여름이 오면 시원해 보이는 쉬폰 가리개 커튼을 달아주려고요.

주방 벽면은 신랑이 보고 좀 과하다고 했지만 저는 그냥 이대로 두고 있어요. 주방에서 일하다 보면 시간이 정말 순식간이라 꼭 필요했던 시계를 귀엽다고 생각하고 찜 해 놨던 리베르떼 제품으로 선택했어요. 라탄 트레이는 제가 만든 건데 벽 인테리어에 잘 사용 중이에요.

코트랙은 예뻐서 걸어뒀는데 걸어두니 쓸 일이 다 생기 더라고요.^^ 포스터는 정말 많이 고민을 하다 선택했어요. 아무래도 면적이 커서 분위기를 좌지우지 하기 때문에 옐로우 톤과 잘 어울리는 파스텔톤으로 걸었는데 아주 조화롭게 어울렸어요.

저는 주부이다 보니 집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요. 오전에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가면 집을 치워두고 해가 들어오는 거실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도 하고 노트북을 하기도 해요. 집들이도 이 공간에서 탄생했답니다

벽에 못 박는거 싫어하는데 이 촛대 겸 거울은 보는 순간 반해서 꼭 여기에 꼭 달고 싶었어요. 위치 잡아 걸고 나니 허전했던 공간이 귀여워진 것 같아서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모형 초가 질리면 귀여운 피규어나 예쁜 원단을 걸어줘도 좋을 것 같아요.

저희가 들어오며 인테리어라고는 필름지 시공과 도배만 하고 들어와서 제일 아쉬운 부분은 바로 주방과 복도 사이의 벽이에요. 장식장 선반은 처음에는 유리로 되어있는데 걷어내고 자작나무 선반을 짜서 넣었고, 아래쪽에는 이케아 벽걸이 행거 수납장인데 사용하지 않아서 봉을 제거하고 저 부분에 넣어봤더니 쏙 들어가더라고요. 나쁘지 않아서 이대로 지내고 있어요.

침실 Before

공사를 많이 해 보신 분들은 딱 보시면 느낌 오실 것 같아요. 저희 집은 필름 시공하시는 분들께서 제일 꺼리신다는 갈매기 몰딩의 최고봉 집이었어요. 당시에는 전혀 몰랐고 몰딩이 많은 게 어떤 의미인지도 모른 채 넓어서 너무 좋다며 집을 둘러봤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원래는 천장 몰딩을 떼어내고 평몰딩으로 시공을 하려고 했으나 넓은 시공 면적으로 예산에서 많이 초과가 돼서 필름으로 마무리했어요. 이거는 지금까지도 너무 아쉬운 부분이라 다음 집은 무몰딩 혹은 평몰딩으로 꼭 시공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방마다 붙박이가 있어요. 흰색 퍼티로 다 매꾼 모습이랍니다. 처음 이 사진을 받고 이게 진짜로 매끄럽게 잘 시공이 될까? 의심이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침실 After

현재 안방은 신랑이 혼자서 사용하고 있고, 아이들과 저는 거실 화장실 맞은편 방을 사용하고 있어요. 원래 처음 이사 왔을때는 신랑이 이 방을 사용했었는데 아무래도 욕실도 방 밖에 있고 새벽에 일찍 나갈 때나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지금은 아이들과 함께 자는 공간으로 바꿨답니다.

침대에서 마주 보는 벽면이에요. 허전해서 계속 채워지고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가장 애정이 가는 가구는 제가 손수 만든 벽난로인데요. 20년 겨울에 만들었는데 아직까지 잘 사용하고 있는 장식장이에요.

당시 유행이었던 벽난로를 구입하려다가 생각보다 비싸기도 하고 제가 놓고자 하는 공간에 맞는 사이즈가 없어서 고민하다가 직접 도안을 그려 MDF와 페인트 도장을 해서 만든 가구랍니다.

당시 둘째 임신 중 만삭이었는데도 힘든 줄 모르고 만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흰색 수납장은 엄마라면 모를 수 없는 국민 수납장인데 저도 첫째 임신 때 아기방 꾸미기를 하며 들였던 수납장이에요. 아직까지도 아이들 옷 수납용으로 아주 잘 사용하고 있는 수납장 중 하나에요.

프로 사부작러 답게 제가 직접 만든 소품도 꽤 많은데 침실에는 캔들 오브제 만들기에 꽂혔을 때 만들어둔 큐브 캔들과 최근 만든 폼미러를 벽에 걸어뒀어요. 폼미러는 기본 컬러인 흰색으로 뒀는데 나중에 질리면 색을 입힐 생각이에요.

벽난로 안은 이렇게 공간을 만들고 수납을 할 수 있는 선반을 양쪽에 각각 두 개씩 넣었어요. 안쪽으로 깊어서 방에서 사용하는 물티슈나 기저귀 등을 수납하기에 충분하고 밖에서는 안보여서 깔끔하게 쓸 수 있게 만들었어요.

커튼에서 블라인드로 교체한 건데 확실히 커튼보다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을 주긴 하지만 절제되고 깔끔한 느낌이 들어서 교체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해가 살짝 졌을 때의 모습이에요. 생각보다 스탠드 빛이 강해서 한밤중에도 아주 밝게 비춰 주더라고요. 가습기는 가열식으로 구입했는데 아무래도 아이들과 함께 자는 침실이라 습도와 온도 조절이 필요하고 겨울엔 난방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서 좋은 것 같아요.

폼 미러 위에 올려둔 조화는 다이소 표 조화인데 생각보다 괜찮죠? 사실 몇 년 전 첫째 딸래미랑 다이소 갔다가 사달라고 졸라서 산 건데 제가 더 잘 사용하고 있어요. 침실에도 시계는 필수죠. 귀여운 버터 컬러의 시계를 걸었는데 아침에 또는 자다가 깼을 때도 시간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아요.

식물에 빠진 요즘에 바뀐 장식장 위 스타일링이에요. 세워 뒀던 모형 책을 눕혀 마오리 코로키아를 올려 두었어요. 코로키아도 첫째 딸과 함께 화훼 단지에서 데려와 제가 정성스럽게 분갈이를 해준 아이인데요. 볼수록 매력적인 수형이라 요즘 침실에 애정이 1+ 올라갔어요.

코로키아 말고도 장미 허브도 함께 두었어요. 요즘 외목대 식물이 참 예뻐 보이더라고요. 장미 허브 외목대를 보고 한 눈에 반해서 무작정 화원에 가서 장미허브를 데려왔어요! 잘 크는 친구라는데 저희 집에서도 잘 크길 기대해 보고 있어요.

위 사진이 바뀌기 전 구조에요. 창이 큰 편인데 수납장으로 반을 가려둔 게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었어요. 가열식 가습기를 켜고 자기 때문에 정말 추운 날에는 아침이면 결로현상이 심해져서 창문에 물방울이 많이 맺혀요. 어쩔 땐 커튼이 젖기도 했어서 수납장 뒤편은 환기를 자주 해도 커튼이 가려진 쪽에 곰팡이가 생길 수도 있겠구나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이번에 블라인드로 교체하면서 장식장 뒤쪽을 확인했는데 핑크색이 될랑 말랑 하는 부분이 있어서 구조를 변경하게 됐어요. 신랑은 이번에 바뀐 구조가 제일 예쁘다고 하는데 사실 블라인드 교체한 게 제일 큰 부분을 차지 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한 쪽 벽면을 다 바꾼거나 다름 없는 효과를 주기 때문에 방 이미지를 좌지우지 하는 듯해요

그래도 그 전 구조로 오래 지냈고 저는 생각보다 썩 마음에 들었던 구조라 이번 집들이에도 기존 구조를 꼭 넣고 싶었어요. 붙박이장 쪽에 가까이 붙어있어 그 쪽에 여러 엽서를 붙여 꾸며뒀었어요. 크리스마스 땐 벽에 겨울 이미지의 패브릭 포스터를 걸어 시즌 느낌을 줬었어요.

마치며

좋은 기회여서 글을 쓰기로 결정은 했지만 막상 쓰려고 하니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할 지 막막했어요. 많은 분들의 글을 읽어보니 저희 집을 정말 소개해도 괜찮을까? 하고 소심해지기도 했어요. 그런데 어느새 제가 마치는 글을 적고 있네요 :)

처음 이 집을 보러 왔을 때, 이사를 결정했을 때, 공사 후 아이들과 집을 둘러 보러 왔을 때 등 그 동안 잊고 살았던 일들을 집들이를 작성하며 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요. 부족한 부분이 많은 집들이었지만 많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글이 됐기를 바래요. 어느덧 봄이 가까워진 것 같아요. 따뜻하고 행복한 2023년이 되시길 바래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