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상현의 풀카운트] 7년의 터널 끝, 투심으로 다시 태어난 양창섭

투심 하나로 다시 피어난 빛, 양창섭의 긴 여정
야구라는 스포츠에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가 깊이 스며 있다.
그중에서도 부상과 오해, 긴 터널을 견뎌낸 한 투수의 복귀는 더욱 특별하다.
9월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그 날, 양창섭이라는 이름 앞에 모든 시선이 모였다.

2018년, 고졸 신인으로 삼성에서 데뷔해 ‘빛창섭’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큰 기대를 받았던 그는 어느새 8년차가 되었다.
그러나 그 시간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혹사로 인한 어깨 수술, 반복된 부상, 그리고 뜻하지 않은 구설에 시달리며 그의 길은 그리 평탄치 않았다.
“7년의 터널”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그가 걸어온 시간은 고독하고 버거웠다.

하지만 그 긴 기다림 끝에, 마침내 오늘이 오고 말았다.
선발 이승현이 흔들려 0-2로 뒤진 3회 초, 감독은 전천후 불펜 카드 양창섭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가 뿌려대는 147km 투심은 상대 타자의 방망이를 봉인했고, 병살타를 이끌어내면서 경기 흐름을 단숨에 바꿨다.
그리고 3회 말 김성윤의 역전 홈런이 터지며,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그가 던진 6⅔이닝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다. 부상과 오해·실망 속에서 꿋꿋이 자신을 다잡아온 자존심의 무게였다.
강백호, 안현민, 장성우, 황재균 같은 강타자들을 상대로 단 한 번의 안타도 볼넷도 내주지 않은 ‘전천후’ 양창섭의 투구는 말 그대로 ‘빛’이었다.

포기하지 않고 견뎌낸 세월이 만든 투심, 그리고 그 땅끝에서 다시 피어난 그의 위대한 봄.
그가 다시 한 번 던질 때마다, 그 무거운 시간들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듯하다.

경기 후 그가 말한 한마디는 담백했다. “동료들 덕분에 다시 힘을 냈다. 이제는 부상 없이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는 다짐이었다.
그 말 속엔 그 누구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낸 자의 깊은 울림이 담겨 있었다.

야구는 기록의 게임이지만, 그보다 더 사람의 이야기가 진하게 새겨진 공간이다. 양창섭이라는 진짜 주인공의 무대가 다시 살아났다.
그가 그라운드 위에서 다시 빛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긴 드라마는 누군가에게 위로와 희망이 될 것이다.
글/구성: 민상현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