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프 매각 합의안 통과…현대모비스, 사업 구조조정 속도

정경수 2026. 5. 2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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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아이에이치엘지회 조합원 투표서 가결
찬성 187표·반대 169표…찬성률 52.2%
고용승계·R&D 거점 유지 조건 포함
최종 조인 거쳐 OP모빌리티 매각 절차 탄력
현대모비스 대표 서명까지…원청 책임 선례 남아
범퍼사업부 매각 등 후속 구조개편 노무 리스크 변수
현대모비스 의왕 연구소 전경 [현대모비스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모비스 램프사업부 매각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조합원 투표 문턱을 넘으면서 일단락 수순에 들어갔다. 합의안이 통과되면서 현대모비스가 추진 중인 램프사업 매각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속노조 경주지부 현대아이에이치엘지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진행된 ‘램프사업 지속성장 및 고용안정을 위한 의견접근안’ 찬반투표 결과, 총원 399명 중 358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87표, 반대 169표, 무효 2표로 가결됐다. 투표 대비 찬성률은 52.2%다.

이번 합의안에는 램프사업 매각 이후에도 현 재직 직원 100% 고용승계, 국내 마북·의왕 연구개발(R&D) 거점과 연구인력 규모 유지, 노조 및 기존 단체협약 유지 등의 조건이 담겼다. 매각 이후 고용 안정과 생산물량, 투자, 사업 운영 관련 사항도 정기적으로 보고·협의하도록 했다.

복리후생 유지와 관련한 세부 조항도 포함됐다. 임금과 노동시간, 복리후생 등 기존 노동조건을 유지하되, 현대자동차그룹 소속 임직원에게 제공되던 차량 출고가 5% 선할인 등 동일 적용이 어려운 항목에 대해서는 현재 기준에 상응하는 별도 방안을 인수사와 마련하기로 했다.

매각 이후 국내 공장의 일감 확보도 주요 조건으로 들어갔다. 현대모비스는 램프사업의 국내 생산 기반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인수사와 협의하고, 장기적인 고용 안정을 위해 매각 이후에도 국내 사업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최우선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최종 매각 절차에서도 노조 참여가 보장된다. 현대모비스는 최종 매각합의서 체결 전 인수사, 노동조합과 3자 합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현대모비스 본사 앞에서 열린 현대아이에이치엘지회 삭발식 모습. [금속노조 제공]

현대모비스와 현대아이에이치엘, 노조는 향후 세부 쟁점을 정리한 뒤 합의문에 서명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남은 쟁점은 위로금이다. 현대모비스는 보유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재원을 바탕으로 매각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으나, 구체적인 규모와 지급 방식은 추후 별도 합의하기로 했다.

현재 램프사업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는 프랑스 자동차 부품업체 OP모빌리티다. 현대모비스는 앞서 지난 1월 OP모빌리티와 램프사업 매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올해 상반기 내 거래 마무리를 목표로 협상을 진행해왔다. 램프사업부는 차량 전·후면 조명 시스템을 개발·생산하는 조직으로, LED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지능형 조명 시스템 등을 담당한다.

앞서 현대아이에이치엘지회는 현대모비스의 램프사업부 매각에 반발해 지난달 말부터 전면 파업을 이어왔으나, 전날 현대모비스와 현대아이에이치엘, 노조가 큰 틀에서 합의안을 마련한 데 이어 이날 조합원 총투표까지 통과하면서 파업 사태는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 18일 경북 김천 유니투스 김천공장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구조개편 반대 전 조합원 총력 결의대회 모습. [금속노조 제공]

이번 매각은 현대모비스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의 하나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장 부품 등 미래차 핵심 영역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일부 부품 사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번 합의는 향후 현대모비스의 사업 구조 개편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사 합의는 원칙적으로 자회사인 현대아이에이치엘의 몫이지만, 이번에는 현대모비스가 협상 과정에 참여하고 합의문에도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명의의 서명이 담기게 됐다.

금속노조는 이를 원청 교섭에 준하는 성과로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램프사업부에 이어 범퍼사업부 매각도 추진하는 등 부품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전동화·반도체·AI 기반 기술 기업으로 전환을 서두르는 가운데, 유사한 노무 리스크가 반복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속노조는 현대아이에이치엘지회 협상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현대모비스 구조개편 대응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현대모비스 및 자회사 노조가 참여하는 공동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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