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전, 로맨틱 코미디의 레전드로 거듭난 작품

[N년 전 영화 알려줌 #84/9월 1일] <브리짓 존스의 일기> (Bridget Jones's Diary, 2001)

22년 전 오늘(2001년 9월 1일), 그 당시 기준으로는 '노처녀'라 불렸던 '브리짓'(르네 젤위거)이 진정한 사랑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가 개봉했습니다.

'브리짓 존스'는 매년 새해를 앞두고 고향에 있는 부모님이 이웃, 친척들과 함께 여는 파티에 참석하죠.

노처녀인 '브리짓'은 파트너 없이 혼자 가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브리짓'의 엄마(젬마 존스)는 '브리짓'에게 시답지 않은 노총각을 소개해 주며 어색한 상황을 연출하는데요.

이번에 소개받은 남자는 인권변호사 '마크 다시'(콜린 퍼스)로, '브리짓'은 어색한 분위기를 타파해 보고자 열심히 노력하지만, 덜렁거리는 성격 탓에 실수가 반복됩니다.

'브리짓'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크'는 목석같이 무뚝뚝하기만 하고, 심지어 자신의 엄마에게 '브리짓'에 대한 험담을 하는데요.

이 사건으로 '브리짓'은 '마크'에 대해 안 좋은 인상을 받게 되고, 더불어 노처녀로서 위기의식을 느낍니다.

이에 '브리짓'은 일기장을 사서 일기를 쓰며,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괜찮은 남자를 만나서 노처녀 생활을 청산하기로 결심하죠.

때마침, '브리짓'은 같은 출판사의 직장 상사 '다니엘 클리버'(휴 그랜트)와 점점 가까워지는데요.

'마크'와는 우연히 만나는 기회가 많아졌지만, 나빴던 첫인상은 회복할 수 없었죠.

게다가 알고 보니 '다니엘'과 '마크'는 예전부터 아는 사이였는데요.

'브리짓'은 '다니엘'에게서 '마크'의 충격적인 과거까지 듣게 됩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무뚝뚝하지만, 속 깊은 '마크'와 재치 있고 자극적인 '다니엘' 사이에서 '브리짓'이 상처를 받기도 하고,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도 하면서 갈팡질팡 고민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렸는데요.

'브리짓'은 지적인 여성도 아니고, 완벽하게 자기관리를 하는 인물도 아니지만, 사랑 앞에서는 적극적이고 쓸데없는 자존심은 버리죠.

결국에는 '브리짓'이 사랑을 쟁취한다는 의미에서 자주적인 캐릭터라고 볼 수 있으며, 사랑 앞에서 계산적인 태도보다는 조금 부족하더라도 솔직함이 미덕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잘 전달해 줍니다.

이 영화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는데요.

동명 소설은 영국 고전 소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모티브로 삼았죠.

소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속 남자 주인공의 이름도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속 남자 주인공의 이름과 같으며, 1995년 영국 BBC에서 이 소설을 드라마화했을 때, 남자 주인공을 맡았던 배우 콜린 퍼스를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남자 주인공에 캐스팅해서 영화의 재미를 더했습니다.

반면, 여자 주인공인 '브리짓 존스'는 <오만과 편견> 속 '엘리자베스 베넷'과는 정반대의 인물인데요.

'엘리자베스'는 지적이고 총명한 여성이지만, '브리짓'은 덜렁거리고 백치미가 넘치죠.

하지만 이런 '브리짓'의 모습은 여느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과도 사뭇 다릅니다.

여타 현대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나름 사회적으로 독립한 여성으로, 주변에서 결혼을 재촉하는 분위기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위기감을 느끼기도 하는 모습은 당시 많은 여성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는데요.

더욱이 자기관리에 허술하고, 덜렁거리는 '브리짓'은 다른 로맨틱 코미디 속 완벽한 커리어우먼 여주인공과는 차별되어 클리셰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현실감을 높였습니다.

한편, 르네 젤위거는 완벽한 '브리짓'을 구현하기 위해 10kg 넘게 살을 찌우고, 촬영 전에 영국 출판사에서 일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요.

그 덕에 로맨틱 코미디계에서 브리짓 존스는 독보적인 캐릭터가 되었고, 르네 젤위거는 이 작품을 통해 2002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 넷플릭스, 왓챠 (스트리밍)

브리짓 존스의 일기
감독
샤론 맥과이어
출연
콜린 퍼스, 휴 그랜트, 르네 젤위거, 젬마 존스, 짐 브로드벤트, 셀리아 임리, 샐리 필립스, 제임스 칼리스, 셜리 헨더슨, 엠베스 데이비츠, 폴 브루크, 제임스 펄크너, 샤미언 메이, 펠리시티 몬타그, 아너 블랙맨, 찰리 케인, 가레스 마크스, 존 클레그, 매튜 베이츠, 제프리 아처, 패트릭 발로우, 레베카 찰스, 도미닉 맥헤일, 조앤 블랙햄, 리사 바부시아, 조셉 앨리시, 라이디언 제이-퍼새드, 닐 피어슨, 폴 로스, 스튜어트 라이트, 클레어 스키너, 돌리 웰스, 마크 링우드, 토비 위트하우스, 데이빗 칸, 리사 케이, 술라이만 알-바삼, 도날드 더글라스, 렌누 세트나, 엠마 아모스, 사라 스톡브릿지, 사라 알렉산더, 줄리언 반스, 크리스핀 본햄 카터, 레이 돈, 캠벨 그레이엄
평점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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