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완성되는 자연주의 정원
2022년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안에 ‘자연주의 정원, 후스·아우돌프 울산 가든’이 조성됐다. 자연주의 정원의 대가 ‘피트 아우돌프’가 조성한 아시아 최초의 작품이며, 1만 8,000㎡에 달하는 면적으로 그가 만든 작품 중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정원 이름에는 피트 아우돌프와 함께 정원을 설계한 총괄 조경가 ‘바트 후스’의 이름이 함께 들어갔다.
피트 아우돌프는 자연에 가까운 형태와 생태 환경을 유지하고, 봄부터 겨울까지 모든 계절 아름다운 모습을 지니는 정원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발전시켜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왔다. 아우돌프 정원 디자인의 핵심은 여러해살이 식물인데, 꽃 자체보다는 꽃을 피우기 전과 꽃이 지고 난 후 식물의 모양과 구조적 특성을 중요시한다.


때문에 꽃이 피지 않는 계절에도 저마다의 매력을 지닌 계절 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 최근 국내에도 자연주의 정원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크고 작은 공공 정원에 숙근초화류 위주의 정원이 조성된 것을 많이 볼 수 있게 되었다. 울산 정원 역시 ‘다섯 계절의 정원’이라는 테마로 조성되었으며 향등골나물, 벌개미취, 돌마타리, 숫잔대 등 한 국의 자생식물을 포함해 151종의 식물을 국내로 들여와 심었다.
피트 아우돌프와 바트 후스는 정원 조성 후 2023년과 2024년에 울산을 방문해 생육 상태를 살피기도 했다. 그들은 폭염과 장마 등 한국의 특수한 자연환경과 함께 배수와 통기 문제 등 정원 관리의 개선할 점에 대해 논의했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아직 울산 자연주의 정원을 판단하기엔 이르다. 자연주의 정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진면모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계절마다 정원의 상태를 팔로우하고 양질의 데이터를 쌓아 꾸준히 관리해 준다면 우리나라 기후에 맞는 지속가능한 자연주의 정원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SEASONS : 후스·아우돌프 울산 정원의 모든 계절
SPRING : 신선한 새싹과 잎의 형태

② 알리움 아트로푸르푸레움 Allium atropurpureum
③ 터리톱풀 ‘파커스 버라이어티’ Achillea filipendulina ‘Parker's Variety’
④ 버들잎정향풀 Amsonia tabernaemontana var. salicifolia
⑤ 꽃톱풀 ‘문샤인’ Achillea ‘Moonshine’
SUMMER : 다채로운 컬러와 다양한 형태의 향연

② 팔리다에키나시아 ‘훌라 댄서’ Echinacea pallida H‘ ula Dancer’
③ 스타키스 오피키날리스 ‘후멜로’ Stachys officinalis ‘Hummelo’
④ 바늘새풀 ‘칼 푀르스터’ Calamagrostis x acutiflora ‘Karl Foerster’
⑤ 헬레니움 ‘레드 아미’ Helenium ‘Red Army’

② 알리움 루시타니쿰 Allium lusitanicum
③ 노루오줌 ‘비전 인 핑크’ Astilbe ‘Vision in Pink’
④ 솔정향풀 Amsonia hubrichtii
⑤ 넓은잎스타티스 Limonium platyphyllum
Fall : 전체적인 컬러의 변화와 씨드 헤드의 아름다움

② 밥티시아 알바 마크로필라 Baptisia alba var. macrophylla
③ 긴산꼬리풀 ‘핑크 쉐이즈’ Veronica longifolia ‘Pink Shades’
④ 몰리니아 세룰레아 ‘하이데 브라우트’ Molinia caerulea subsp. caerulea ‘Variegata’
⑤ 베르노니아 ‘서머스 서렌더’ Vernonia ‘Summer's Surrender’
⑥ 꽃그령 Eragrostis spectabilis
⑦ 스카비오사 카우카시카 ‘퍼펙타’ Scabiosa caucasica ‘Perfecta’
Late Fall : 차분한 무채색의 조화

② 솔정향풀 Amsonia hubrichtii
③ 히로텔레피움 ‘마트로나’ Hylotelephium ‘Matrona’
④ 스티파 이추 Stipa ichu
Winter : 건축적인 구조와 질감

② 수키셀라인플렉사 ‘프로스티드 펄스’ Succisella inflexa ‘Frosted Pearls’
③ 베르노니아 ‘서머스 서렌더’ Vernonia ‘Summer's Surrender’
SUGGESTIONS : 주택 정원에도 추천하는 식물 리스트

POINTS : 식재 디자인의 2가지 특징

매트릭스 플랜팅(Matrix Planting)
Plant List :
· 매트릭스 식물 : 좀새풀(부드러운 바탕 제공) / 세슬레리아 어텀날리스(봄부터 가을까
지 존재감이 지속됨)
· 강조 식물 : 냉초(높은 키의 수직적 구조를 강조) / 오이풀(매트릭스 위로 솟아 시각적
인 깊이감 부여)
블록 플랜팅(Block Planting)

블록 플랜팅은 식물 군락 간의 경계가 명확하며 식재 디자인을 통해 부드럽게 연결되도록 계획한다. 봄에서 겨울까지 시각적인 지속성을 보여줄 수 있도록 식물의 계절별 특징을 고려하여 배치한다.
Plant List :
다양한 숙근초와 관목 / 에키나세아속(여름에 구조감과 꽃의 시각적 아름다움) / 네페
타속(부드러운 질감과 실버 컬러 잎의 대비 효과) / 노루오줌속(초여름부터 수직의 아름
다운 수형과 겨울의 시드 헤드) / 세덤(늦여름부터 겨울까지 단단한 구조감)
Interview : 가드너 남미희
2024년부터 정원을 방문하여 식물과 정원을 기록하고 SNS에 업로드하고 있다. 시작하게 된 계기는
플랜팅 디자인을 공부하며 아우돌프 디자인을 접했고, 자연주의 정원의 디자인과 식물의 식생에 대한 공부를 현장에서 직접하고 싶었다. 울산 정원의 정원사로 지원하려면 반드시 시민정원사 교육을 받고 지역 관련 자원봉사를 해야한다. 가드닝에 직접 참여할 수 없었기에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매일 식물의 변화와 흐름을 sns에 기록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자연주의 정원에 푹 빠져 식물들의 변화를 관찰하고 아우돌프의 디자인을 나름의 방식으로 해석하며 공부하고 있다.
자연주의 정원의 매력은 무엇인가
모든 계절 아름답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계절별로 변화하는 식물의 컬러와 형태를 모두 고려해 설계했다는 것을 매번 새롭게 느낀다. 구조적으로 형태를 유지하는 식물들 위주로 디자인되어 있어 겨울이 되어도 정원의 전체적인 모양이 무너지지 않는다. 또한 정원을 관찰하며 발견한 것은 빛을 디자인에 이용했다는 것이다. 같은 날이어도 조도에 따라 정원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기 때문에 어떤 시간에 정원을 관람 하느냐에 따라 각자의 해석과 느낌이 달라진다. 그래서 이 정원을 제대로 즐기려면 이른 아침부터 노을이 질 때까지 정원에 머물며 관찰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식물 표찰 제작 작업을 진행했다고
정원 내 설계도면과 식재 식물명이 안내판으로 설치되어 있지만, 실제 식재 구역에는 표찰이 없어 식물 이름을 매치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외부환경에 비교적 잘 견디는 표찰을 제작해 전구역에 설치했다. 울산시에서는 내가 선정한 표찰 재료를 구입해 주었고, 자원봉사 형태의 작업을 수용해 주었다. 방문객들이 설치된 표찰을 보고 식물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줄 때 가장 뿌듯하다. 울산시에서는 연말에 더 튼튼한 표찰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작년보다 올해 정원이 더 아름다웠다. 식물들의 간격이 좁아져 밀도 있게 성장했고 전체적으로 풍성해졌다. 울산시에서 작년 말에 일부 구역 배수 작업을 했고, 올해 초에 토양 유기물을 넣었는데 그 영향도 있어 보인다. 또한 시에 소속되어 정원을 관리하는 시민정원사 분들이 열심히 현장 작업을 해주신 결과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관리 영역에 대한 데이터가 더 많이 쌓여 정원이 날로 발전하길 바란다.
취재협조_ 가든웍스 김원희 정원 디자이너 wonheekim33 |
남미희 가드너 hoesoudolf_ulsangarden_sally |
Garden Photographer Yugo Ito bloomcalendar_zone8b_jpn
취재_ 조재희 | 사진_ Yugo Ito, 남미희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5년 8월호 / Vol. 318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