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무것도 하지마"…'학폭 덮는' 학폭조사관
학교 폭력을 조사하는 학폭전담조사관이 신고 학생을 몰아붙이며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녹취를 입수했습니다. 학부모에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방법"이라고도 했는데요, 학교폭력을 제대로 조사해야 할 조사관이 덮기에만 급급했습니다.
함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중학생 A양은 지난 6월 또래학생 8명에게서 학교폭력을 당한 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신고했습니다.
신고를 당한 학생들도 A양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A양의 자매를 상대로 맞학폭 신고를 했습니다.
그런데 조사를 맡은 학교폭력전담조사관은 자매 탓부터 했습니다.
[B씨/강서양천교육지원청 학폭전담조사관 : 그러면 왜 OO이는 그 자리에서 그런 말을 안 해? '기분 나쁘다고 너 도대체 왜 이런 행동 하냐'고 왜 하지 말라고 그런 말을 안 해?]
신고할 만한 일이냐고도 물었습니다.
[B씨/강서양천교육지원청 학폭전담조사관 : 째려봤다고 신고하고 무리에서 내쳤다고 신고하고. 이게 뭐 말이 되니?]
신고를 취하하라고 했습니다.
[B씨/강서양천교육지원청 학폭전담조사관 : 상황을 왜 이렇게까지 몰고 오는 거지? 이게 얼마나 시간 낭비니? 이 사건 해결하느라 쓰고 세월 다 가는 거야.]
'낙인'이 찍힐 거라도 했습니다.
[B씨/강서양천교육지원청 학폭전담조사관 : 옛날에 노비들이 도망가면 잡아가지고 이마에 도장을 찍었어. 낙인이라는 거야. 서로서로 낙인을 찍어.]
자매 어머니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B씨/강서양천교육지원청 학폭전담조사관 : 결국에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거예요.]
조사 당시 학교 교원도 그 자리에 있었지만 전혀 말리지 않았습니다.
교육부 규정에는 조사관이 학생을 직접 훈계하거나 사안을 축소 은폐 또는 성급하게 화해를 시켜도 안된다고 돼 있습니다.
자매 어머니는 해당 조사관을 서울 양천경찰서에 고소했습니다.
[A양 어머니 : (조사관 때문에) 조사에 피해를 보게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서 억울한 부분이 있고. (학교폭력전담조사관에 대한 정부의) 관리나 감독이 필요하지 않을까…]
교육지원청은 "학교장 자체해결 절차 등을 권유하다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안타깝다"고만 했습니다.
[취재지원 황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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