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산행 시대] "웨어러블 로봇 시장, 2026년 18조 원…등산뿐 아니라 생활 필수품 될 것"

서현우 2024. 9. 2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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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보틱스 김용재 대표 인터뷰
위로보틱스 김용재 대표(왼쪽)와 이연백 대표.

웨어러블 로봇 시장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세계 웨어러블 로봇 시장이 지난해 74억 달러(약 9조5,000억 원)에서 오는 2026년 144억 달러(약 18조5,000억 원)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기업들도 발 빠르게 관련 제품을 출시하며 이에 대응하고 있다. 스타트업 회사인 위로보틱스의 CTO 김용재 공동대표를 만나 웨어러블 로봇의 시대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위로보틱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2021년 6월에 설립한 스타트업 회사입니다. 창립 멤버들은 모두 삼성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죠. 그래서 회사만 보면 젊은데, 멤버들은 이 업계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고인물'들이죠.

왜 삼성에 있지 않고 따로 회사를 차렸나요?

웨어러블 로봇 시장이 주로 '개인'이 아니라 다른 '기업'을 향해 형성돼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재활용 로봇 같은 것들이죠. 저희는 마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듯 일반인들이 평소 생활에서 입고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나온 게 '윔'이군요. 윔은 어떤 웨어러블 로봇인가요?

보행 보조 로봇입니다. 산에서도 충분히 쓸 수 있는 제품이고요. 가장 큰 특징은 1.6kg로 현존하는 보행 보조 로봇 중 가장 가볍다는 점입니다. 보통 제품들은 모터를 다리 양쪽에 하나씩, 최소 2개를 쓰는데 저희는 단 하나로 양쪽에 힘을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해 경량화에 성공했어요.

왜 경량화에 중점을 두고 개발하신 건가요?

현재 웨어러블 로봇들은 대부분 굉장히 제한된 공간과 상황에서만 사람을 도울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어요. 사람 다리 옆에 수십kg짜리 로봇 다리를 붙여서 못 걷는 사람을 재활케 하는 목적인 것들이죠.

저희는 일반인들이, 어디서든 로봇의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최대한 가볍게, 또 접으면 A4 용지 정도 크기의 가방에 휴대할 수 있는 그런 웨어러블 로봇을 만들게 됐죠.

제어 알고리즘은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개발했나요?

반응성이죠. 기계가 똑똑해야 합니다. 사람은 생각보다 참을성이 많지 않아서 조금이라도 로봇이 늦게 동력을 전달해 주면 굉장히 불편해요. 또 한 걸음 내딛고 나서 다음 걸음은 이제 멈출 생각인데 동력을 전달해 줘서도 안 되겠죠. 저희는 0.1초 안에 착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동력을 전달하거나 전달하지 않도록 설계했습니다.

또 머신러닝과 AI를 활용해서 착용자의 보행 퍼포먼스를 분석해 줄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근력이나 민첩성, 밸런스를 분석하고 착용자의 어떤 부분이 취약한지 알고 보완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윔 개발 중 도출된 문제와 이에 대한 솔루션을 벽 한 면에 모아뒀다

주 구매층으로는 어떤 세대를 상정했나요?

'모두'입니다. 자신 있게 말하건대 윔은 누구나 보편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로봇입니다. 젊은 사람도 레저나 저항을 반대로 줘서 운동할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나이 드신 분들은 원래라면 걷기 힘들었던 길을 비교적 수월하게 걸으면서 몸을 더 튼튼하게 만드실 수 있죠.

이 부분이 중요한데 보행 약자이신 분들은 아무래도 걷는 게 힘드니 보행 자체를 꺼려해요. 그래서 걸으려 하지 않고, 근력은 더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지죠. 이 분들이 저희의 첫 고객입니다.

추가로 만약 저희 것이 아니더라도 웨어러블 로봇을 구매하려고 고민 중이시라면 그 로봇이 어떤 사람을 상정하고 개발한 것인지 꼭 확인하고 구매하셔야 됩니다. 산업용일 수도, 재활용일 수도 있거든요.

너무 근력이 떨어지고 관절이 안 좋으신 분들도 '윔'을 사용할 수 있나요?

안타깝지만 시중에 출시된 윔으로는 아예 걷는 것이 힘드신 분을 걷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대신 저속모드가 포함된 새로운 버전의 윔이 있어요. 이건 B2B로 실버타운 같은 곳에만 공급하고 있어요. 이 윔은 보행이 어려우신 분이 느린 속도와 좁은 보폭으로라도 걸으실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 포함돼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소비자가 있다면?

등산 마니아였는데 뇌졸중이 온 이후 신체 기능이 저하돼 등산을 중단하신 분이 있어요. 그 분이 저희 로봇을 구매하고 열심히 재활하시더니 나중에 SNS에 로봇을 이용해서 높은 산 정상에서 인증 사진을 찍어 올리셨더라고요. 보람 있었죠.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아무래도 바로 옆에 중국이 있죠. 먼저 촘촘하게 특허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기술 무단 도용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은 저희가 이렇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로봇 업체로선 선발주자이기 때문에 보행 데이터들을 압도적으로 많이 모으고 있어요. 이 데이터를 가지고 제공하는 서비스의 품질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죠.

최종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땐 지금처럼 누구나 다 하나씩 갖고 살 거라곤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었죠. 웨어러블 로봇도 나중에는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더 오래, 행복하게 걷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월간산 9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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