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광장에 북한군이 등장했다…사상 최초의 외국군 행진

5월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 러시아 전승절 81주년 군사 열병식의 행렬 속에 처음으로 북한군 부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최영훈 육군 대좌가 인민군 육해공군혼성종대를 이끌고 광장을 가로질렀다. 북한군이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에 직접 행진한 것은 사상 최초다.

어제까지의 동맹과 오늘의 동맹

북한은 지난해 김영복 부총참모장 등 5명을 대표단으로만 보냈다. 부대 자체가 행진하지는 않았다. 1년 사이, 북·러 관계는 '대표단 파견'에서 '실제 부대 행진'으로 한 단계 더 깊어진 셈이다.

푸틴, 직접 사의 표명

행사가 끝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인민군 열병종대 지휘관을 직접 만나 사의를 표시했다. 외국군 부대를 행진시킨 데 대한 답례 성격이지만, 동시에 북·러 관계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이기도 하다.

노동신문 1·2면을 채운 모스크바

북한 노동신문은 모스크바 행진 소식을 1면과 2면에 실으며 비중 있게 다뤄다. 외부 활동보다 내부 정치 메시지를 담는 매체에서 외국 행사를 1·2면에 올린다는 것은, 그만큼 김정은 체제가 이 장면을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 파병 이후의 다음 단계

북한은 이미 러시아 전선 일부 지역에 군 인력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붉은광장 행진은 비공식 파병 차원을 넘어 양국이 군사적 결속을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의례적 장치로 기능한다.

한미일에 던지는 메시지

같은 시기 한미는 11일 국방장관회담을 앞두고 있고, 일본은 자위대 강화 일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한군 부대의 모스크바 행진은 한미일 협력 구도에 대한 명확한 카운터 메시지로 읽힌다.

한 번의 행진, 한 단계 깊어진 동맹

외국군 부대가 붉은광장을 행진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정치적 사건이다. 북·러는 더 이상 '필요할 때만 함께하는 사이'가 아니라, 외부에 의도적으로 결속을 보여주는 단계로 들어섬다.

모스크바 광장 위로 흐른 인민군의 행진가는, 한반도 안보 환경에 또 하나의 변수를 던져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