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염소 산업…“제도는 아직 걸음마” [염소고기 전성시대 下] ④

김소현 기자 2026. 4. 1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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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생산·유통·질병 등 단계별 개선책 제시… ‘투명한 관리’ 출발점
소규모 농가 ‘지속 가능성’ 의구심… 국내산 가격 안정 대책도 필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를 통해 제작된 일러스트. 경기일보 AI 뉴스 이미지


빠르게 성장하는 염소 산업을 제도권으로 들이기 위해 정부가 발전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현장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생산·유통·질병 등 단계별 개선책이 제시되면서 ‘투명한 관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건 희망적이지만 소규모 농가 등 현장에서는 ‘지속 가능성’에 대해 갸웃하는 분위기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월 ‘염소산업 발전대책’을 발표하고 오는 2029년까지 염소 산업의 제도개선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30개 세부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안에는 수입산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염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재래종 흑염소와 보어종을 결합한 육량형 신품종을 개발하는 방안이 담겼다. 출하 기간도 기존의 15개월에서 12개월로 줄이고,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농협염소’ 통합 브랜드도 오는 5월께 출시할 예정이다.

또 현재 40% 수준인 염소 경매시장 출하 점유율을 3년 뒤까지 50%로 끌어올리고 거래가격 세분화와 전용 앱 개발로 투명한 거래 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정부는 ▲전국 권역별 염소 전용 도축장 신축에 최대 50억원을 지원하는 내용 ▲표준공정 매뉴얼을 개발 및 보급하는 내용 ▲원산지 단속 인력을 지난해 128명에서 올해 285명으로 늘리는 내용 등을 함께 발표했다.

이 같은 정책이 나왔다는 것은 그동안 염소 산업의 관리 체계가 그만큼 미흡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염소 산업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시장을 키우겠다는 목표다.

그동안 제도 개선을 요구해 온 지역 염소 산업계에서는 ‘기대 반 걱정 반’ 반응이 나온다.

먼저 소고기는 부위별 및 육질별 등급 체계가 철저히 관리되는 반면 염소는 흑염소(재래종)·국산 교잡종·수입종별 품종과 사양방식·출하규격의 차이가 가격에 반영될 수 있는 객관적인 품질 기준이 없었기에,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도축 인프라 지원 역시 반기는 모습이다. 경기도에선 합법적인 염소 도축장이 없어 장거리 원정이 불가피하고 난산으로 쓰러진 염소를 농장에서 자가 처리하는 과정이 불법 도축으로 이어지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특히 ‘염소 이력제’ 도입 여부에 큰 희망을 걸고 있다. 그동안 염소는 소·돼지 등 다른 축종과 달리 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체계가 없어 원산지 혼재와 유통 불투명 문제가 반복돼 왔다. 과학적인 원산지판별법이 없어 국내산 염소 가격이 떨어진 상황에서 이력제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다.

다만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더해진다.

흑염소협회 경기도지회 관계자는 “경기도는 소규모 농가가 많고 물량도 적어 시장이 안정적으로 제도 등이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유통업자 간 담합으로 가격이 낮아지는 구조와 수입산에 밀린 국내산 가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농식품부 축산경영과 관계자는 “염소는 기본 통계조차 추정치에 의존할 만큼 다른 축종에 비해 생산·유통·질병 관리가 미흡했던 산업”이라며 “이번 대책을 통해 과학적인 원산지판별법 개발을 추진하면서 염소 이력제 도입을 위한 타당성 연구를 실시해 시범 사업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염소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수입산에 대응하고 국내 농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축산물품질평가원도 염소 이력제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며 속도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평원 관계자는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 단계 실태를 분석하고 소비자 조사를 거쳐 이력제 도입 타당성과 정책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으로, 상반기 내 결과 도출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러한 정부 흐름에 발맞춰 경기도 농축업계에서도 염소 유통 구조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경기남부지역 최초의 ‘염소 정기 경매’다. 수원축산농협은 오는 15일 화성시 스마트가축경매시장에서 첫 번째 염소 정기 경매를 연다. 그간 호남·영남 지역에 쏠려 있던 염소 경매시장이 수도권까지 확대, 염소 산업의 ‘전국구 성장’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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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현 기자 sovivid@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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