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선고 앞둔 이재명, 10·16 재보선 ‘총력전’ 나선 까닭
당내 일각 “이 대표에게 힘든 연말 될 수도”
(시사저널=이원석 기자)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호남과 부산 등에서 기초단체장 4명(전남 영광군수·전남 곡성군수·부산 금정구청장·인천 강화군수)과 교육감(서울시) 1명을 선출하는 10·16 재·보궐선거 '총력전'에 돌입한다. 특히 조국혁신당과의 대결이 펼쳐지는 호남을 핵심 승부처로 의식하는 모습이다. 이는 11월로 예정된 이 대표의 형사재판 1심 선고와 무관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는 23일부터 10·16 재보선 지역을 돌며 본격 지원 사격에 나선다. 23일 전남 영광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영광군수와 곡성군수 재선거 민주당 후보인 장세일·조상래 후보와 정책협약식을 갖는다. 이후 영광 터미널 시장을 방문해 민생 현장을 살핀 뒤 영광농협에서는 '쌀값 안정화를 위한 정책 간담회'도 열 예정이다. 24일에는 곡성을 찾은 뒤 25일엔 부산을 찾아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김경지 민주당 후보를 지원한다. 민주당은 이후로도 선거 기간 동안 다른 지역들보다 호남에 특히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4월 22대 총선에서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분위기로 호남에서 비례표 상당수가 혁신당을 향한 가운데 호남에서 본격적으로 진보 진영 간 패권 싸움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영광군수에 장현 후보, 곡성군수에 박웅두 후보를 낸 혁신당은 조국 대표 등이 호남에 내려가 '월세살이'를 하는 등 이미 총력전에 들어간지 오래다.
민주당은 본격적으로 혁신당 견제에 나선 모습이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조국 대표 등 혁신당 의원들이 호남 지원 유세로 인해 19일 '김건희·채해병 쌍특검법' 표결에 불참한 것을 두고 "무엇이 중한지를 가리는 감각을, 왜 비판받는지를 성찰하는 염치조차 잃었다면 이미 고인 물을 넘어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고 22일 꼬집었다. 이에 김선민 혁신당 최고위원은 "정말 중요한 안건에 대한 표결 일정을 하필이면 혁신당 의원 다수가 현장 최고위원회를 여는 날 잡았냐"면서 "혁신당은 민주당의 우당(友黨)이지만, 민주당을 위한 '5분 대기조'가 될 생각이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호남 재보선을 의식하는 데는 11월로 예정된 이 대표의 형사 1심 선고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는 11월15일로 예정돼 있다. 오는 30일 결심 공판이 열리는 위증교사 의혹 사건도 이르면 11월 선고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한 가운데 그 직전에 닥친 호남에서의 경쟁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관측이다. 만일 재보선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1심에서 유죄가 나오더라도 리더십 타격을 덜 받을 수 있다. 반면 선거 패배 뒤 유죄 선고까지 받을 경우 겹악재가 된다.
한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시사저널과 만나 "시기적으로 두 가지 중요한 이벤트가 비슷한 시기에 벌어지게 됐다"며 "전혀 다른 별개의 일이지만, (재보선과 1심 선고) 각각의 결과에 따라서 서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관계자는 "지도부가 호남 선거를 지원하는 것과 1심 선고는 상관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연달아서 결과가 안 좋게 나온다면 이 대표에게는 상당히 힘겨운 연말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23일 오전 호남으로 향하는 도중에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열고 이번 재보선과 관련해 "만약 결과가 이상하게 나오면 민주당 지도체제 전체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의 소위 2기 이재명 지도부, 새로운 지도부 (구성) 후 첫 선거라서 국민의힘도 의미가 크고 민주당도 의미가 크다"며 "우리가 안정적으로 정국을 운영하고 지도부가 단단하게 뭉쳐서 나가려면 이 선거 결과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지자들에게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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