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재판서 얻은 상대방 소득정보 증거로 낸 변호사... 대법 “정당행위... 위법 아냐”
변호사가 다른 재판에서 취득한 타인의 금융 및 소득 관련 정보를 증거로 제출한 것은 정당 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금융실명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A씨에 대해 선고유예를 내린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 선고유예란 유죄는 인정하지만 범죄 정황이 경미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 자체를 미루는 것을 뜻한다.
민사 소송의 피고 측을 대리한 A씨는 2023년 1월 재판 과정에서 상대 원고의 금융 및 소득 정보를 취득해 이를 다른 재판의 증거로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소송을 대리한 피고들은 2022년 두 원고로부터 각각 체불 임금 및 퇴직금 지급 청구 소송을 당했는데, A씨는 두 소송을 동시에 대리하며 각 원고의 계좌 거래 내역 및 소득 금액 증명 정보를 교차로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첫 번째 사건 원고의 정보를 두 번째 사건 재판부에 제출하고, 두 번째 사건 원고의 정보를 첫 번째 사건 재판부에 제출하는 방식이다.
1·2심은 A씨의 행위를 유죄로 판단했다. A씨가 각 재판부에 제출명령을 재차 신청하는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었으므로 이를 정당한 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옛 금융실명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소지가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형법 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재판부는 “두 민사 사건의 주요 쟁점과 사실관계, 증거가 공통되고 원고들의 동일한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A씨가 (원고들의) 거래 내역, 소득 금액 증명 등을 증거로 제출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인다”며 “정당한 소송행위의 일환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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