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의 위험한 도박이 무너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와 맺은 군사·물자 교환 전략이 참담한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에 대량의 포탄과 군수물자를 제공했지만, 그 대가로 약속받았던 첨단 무기 기술이나 현금 지원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으로부터 얻은 이익을 십분 활용하면서도 핵심적인 보상은 차일피일 미뤘다.

러시아는 북한을 루블 통화권에 묶으려 했지만, 북한은 달러나 현금 보상을 원했고 양측 요구의 불일치가 갈등으로 드러났다. 이는 마치 임금을 체불당한 노동자처럼 북한이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부적으로는 ‘자력갱생’이라는 구호마저 설득력을 잃고 있으며, 대외 관계의 실패가 구조적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김정은 체제는 외교적 실책이 곧 내부 경제·사회적 불안정과 직결됨을 새삼 증명하고 있다. 결국 이 도박은 북한에게만 위기를 안긴 셈이다.

‘인민 66번’ 외쳤지만 미래는 없었다
2024년 말 노동당 창건 80주년 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인민’이라는 단어를 무려 66번이나 외쳤다. 그러나 정작 그 연설에서 국가의 미래를 이끌 경제 비전이나 청사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내부적으로 경제 전략의 부재와 통치의 취약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신호였다. 70년이 넘는 가문 중심 통치 속에서 조차 이렇다 할 성과나 미래 비전 제시는 부족했다.

더 이상 ‘자력갱생’이라는 구호만으로 체제를 유지하기엔 역부족한 상황이다. 북한 사회 각층에선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고, 내부 불만은 표면화되지 않았지만 점차 확대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인민에게 자랑할 만한 경제적 결과를 약속하지 못한 지도자는 결국 신뢰 기반을 잃기 시작한다. 이 연설은 체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다. 김정은 체제는 지금 그 물음에 답을 못 내놓고 있다.

존재감 과시하려다 드러난 무능
북한은 최근 APEC 정상회의 등을 앞두고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나는 여기에 있다’는 존재감을 과시하려 했다. 하지만 ICBM이 아닌 단거리 미사일에 그친 도발은 국제사회에서 기대했던 주목이나 위협 효과를 내지 못했다. 이는 전략적 무기로서의 위용이 약해졌음을 자인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과거 북한이 전 세계를 긴장시켰던 위력은 점차 희미해졌고, 이번 행동은 오히려 실패의 몸부림처럼 보인다. 존재감을 확보하기 위한 과시가 오히려 무능함을 드러낸다는 역설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런 흐름은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주도권이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지도자가 외교·군사·경제 어느 한 축에서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때, 그 체제는 위기 국면에 진입한다. 북한은 지금 그 위기 국면에 있다.

러시아가 진짜 선택할 파트너는 한국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러시아가 선택할 경제·안보 파트너는 북한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실제 러시아와 북한 간 교역은 전체에서 1% 미만 수준이며, 북한은 단순한 병력·노동력 제공자 이상의 매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첨단 건설 기술, K‑컬처, 국제 제재 속 외교적 활용 등에서 러시아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현실적 판단을 내리는 푸틴 입장에서 볼 때, 실리적 파트너는 북한보다 한국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점차 외면당할 위험에 처했고, 한반도 정세 역시 이 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북한이 지금이라도 외교·경제 관계를 재정비하지 않으면 고립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러시아와의 관계가 ‘한번의 잘못된 도박’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구조적 위치 변화는 북한의 전략적 현실을 바꿀 수 있다. 김정은 체제는 이 변화를 인식해야 한다.

‘신형 무기’라더니 실전은 없었다
북한은 최근 열병식에서 ICBM ‘화성‑20형’과 극초음속 미사일을 선보이며 신형 무기 확보를 과시했다. 그러나 실제 전투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미완성품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만약 이 무기들이 진정한 완성형이었다면 노동당 창건일 등을 맞춰 대대적인 시험발사가 이뤄졌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이동 차량 위장이나 일부 행사 노출에 그친 상태다. 이는 과시용 위장이거나 내부적으로 무장 체계가 아직 완전히 작동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이런 상황에서 지도자는 무기 과시를 통해 체제 내부와 외부에 위신을 세우려 하지만, 실질적 능력과 괴리가 크면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북한은 이제 과시용 무기보다 실제 운용 가능한 장비와 전략적 지속성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체제의 생존이 과시보다는 실질로 평가받는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