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기업들이 별처럼 나타났다가 이슬처럼 사라지는 전쟁터 같은 주식 시장.
그런데 왜 어떤 기업은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끄떡없이 살아남아, 주주들에게 계속해서 엄청난 부를 안겨주는 걸까요? 코카콜라, 나이키, 애플 같은 기업들 말입니다. 그들에게는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요?

부자들의 비밀 노트 첫 장을 펼쳐보면, 그 답이 아주 간단명료하게 적혀있습니다.
"해자(Moat)가 없는 기업에는 단 한 푼도 투자하지 마라."
해자(垓子)는 중세 시대에 성(城) 주변을 파서 물을 채워, 적의 침입을 막던 강력한 방어 시설입니다. 즉, **다른 경쟁사들이 함부로 쳐들어올 수 없게 만드는, 그 기업만의 '넘사벽 보호막'**을 의미합니다.
아무도 깨뜨릴 수 없는 '해자'의 종류

이 보호막, 즉 해자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아주 쉬운 예시로 알아볼까요?
1. 이름값 해자 (강력한 브랜드)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사람들이 "콜라 마실래?"라고 하지 "펩시 마실래?"라고 먼저 묻지는 않습니다. 이 '코카콜라'라는 강력한 이름값 자체가, 다른 음료 회사들이 수십조 원을 쏟아부어도 넘볼 수 없는 깊은 해자입니다.
2. '귀찮음' 해자 (전환 비용) 우리가 아이폰을 쓰다가 안드로이드폰으로 바꾸기 어려운 이유가 뭘까요? 그동안 찍은 사진, 구매한 앱, 가족과 연동된 기능들... 이 모든 것을 옮기는 게 너무 귀찮고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바로 이 '갈아타기 귀찮음'이라는 아주 깊은 해자를 파놓은 것입니다.
3. '왕따' 해자 (네트워크 효과) 만약 당신 친구 중에 카카오톡을 쓰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당신은 카톡을 쓸까요? 절대 아니죠. 더 많은 사람이 쓸수록 그 가치가 폭발적으로 커져서, 후발주자는 명함도 못 내밀게 됩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도 이 무서운 '왕따 해자'를 가진 성들입니다.
'해자'가 있는 기업, 어떻게 찾을까?

전문가처럼 재무제표를 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며 스스로에게 이렇게 질문해 보세요.
"이 제품 말고 다른 걸 쓰는 게 상상이 가나?"
"이 회사가 가격을 조금 올려도, 사람들이 계속 쓸까?"
"이 회사의 1등 자리가 10년 뒤에도 유지될까?"
이 질문들에 "그렇다"는 대답이 쉽게 나온다면, 당신은 해자를 가진 훌륭한 기업을 찾았을 확률이 높습니다.
결론적으로, 주식 투자는 단순히 돈을 버는 기술이 아니라, 어떤 기업이 오랫동안 살아남아 승리할지를 알아보는 안목의 싸움입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비밀은 바로 '해자'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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