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요양병원 '프로포폴 미스터리'

약품사 구매 발주 후 미신고 의혹
타 향정신성의약품 관리 부실 정황
병원 내부도 취급 관련 말 엇갈려
이중금고 보관·상세 기록 남겨야
보건소 조사 중…행정처분 가능성

▲ 약물 자료 사진 /사진=이미지투데이

인천의 한 요양병원이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을 허술하게 관리한 정황으로 관계기관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포착됐다.

9일 인천일보 취재에 따르면 A요양병원이 지난달 5차례에 걸쳐 프로포폴 150개(1개 당 12㎖ 또는20㎖)를 B약품도매사에 구매 발주했으나 신고하지 않은 의혹을 받고 있다.

의료기관과 납품사는 프로포폴을 발주하거나 납품했을 때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관리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신고해야 한다.

B약품도매사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프로포폴 납품내역을 신고했으나 A요양병원은 신고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났다.

병원 측은 품명과 수량, 취급 연월일, 구입처, 재고량, 일련번호를 포함해 프로포폴의 구매와 사용처 등 전반적인 흐름에 대한 모든 사항을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B약품도매사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신고한 A요양병원의 프로포폴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의료 업계 관계자들은 “요양병원에서 프로포폴 약물을 사용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은 행태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프로포폴은 일반적으로 내시경과 같은 검사를 할 경우에 수면유도제로 사용된다.

A요양병원은 프로포폴 관리 부실뿐만 아니라 다른 향정신성의약품(향정)에 대한 관리 미흡 정황도 발견됐다.

향정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것으로 이를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우려되는 약품으로 엄격한 관리주의가 필요하다.

A요양병원 관계자는 “향정 의약품이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며 “A요양병원의 약품 관리 체계가 엉망이다”라고 지적했다.

향정으로 규정된 약품들은 이중 금고에 보관하고 관리대장, 점검부 등 사용관리에 관한 기록을 세세히 남겨야 한다.

A요양병원 총괄국장은 “우리 요양병원에서는 프로포폴을 취급하지 않아 프로포폴이 들어올 이유가 없다”며 “프로포폴이 (우리)병원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관할 보건소 담당자는 “해당 요양병원을 방문해 조사했다”며 “추가 조사 후 결과에 따른 행정 처분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고 밝혔다.

/박예진·정슬기·홍준기 기자 yejin0613@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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