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화 속을 거니는 듯한 한옥 스테이

잠시 머문집 : 스테이 어플로트

평범한 일상 속 마음 한구석에 남을 새로운 경험을 안겨줄 공간. 집을 짓기 전 가볼 만한 숙소, 이번에 소개할 주인공은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에 위치한 ‘스테이 어플로트’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지면적 : 66.20㎡(20.02평)
건물규모 : 지상 1층
건축면적 : 36㎡(10.89평)
외부마감재 : 고재 마감
내부마감재 : 지정 벽지, 필름 마감
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 제작가구
조명 : 간접조명, 직부조명, 팬던트 조명
현관문 : 전통 대문
방문 : 전통 도어
붙박이장 : 현장제작
조경석 : 온양석, 화강석 스톤
디자인 설계·시공·감리·조경 : 시옷 스페이스(SIOTSPACE) www.siotspace.com
인스타그램 : @siotspace

고즈넉한 분위기의 한옥 스테이.
한옥 전통 대문을 그대로 사용한 스테이.
한지 조명, 달항아리 오브제, 전통 문양을 새긴 출입문 손잡이, 조경 등 모두 조화로운 한옥의 분위기를 드러낸다.
복도를 통해 거실과 침실, 욕실이 모두 이어져 있어 심플한 동선을 만든다.

서울 도심에 수묵산수화 속을 걷고 있는 듯 편안하고 고요한 느낌을 주는 한옥 스테이가 있다. 조용한 동네, 어딘가로부터 멀리 혹은 가까이 떠나온 이들을 위해 작은 쉼과 여유를 내어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된 독채 스테이 프로젝트. 경복궁 근처 통의동에 위치한 고즈넉한 분위기의 ‘스테이 어플로트’다.

이 프로젝트를 맡은 시옷스페이스는 한옥이 주는 전통적인 분위기와 현대적인 아름다움의 조합을 새로운 공간으로 어떻게 재탄생시킬지에 대해 고심했다고 전했다. 마당이라는 한옥의 요소를 구조적으로 해석하고 전통 담장과 어우러지는 자쿠지를 마당에 설치해 차별화된 포인트를 만들었다. 사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는 널찍한 규모의 자쿠지에서 투숙객들은 일상과 여행의 피로를 풀며 편안한 휴식을 취한다.

거실은 바닥으로부터 한 단 띄워져 있어 옛 한옥의 툇마루를 연상케 한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다.

또한, 창에 드리워지는 부드러운 빛과 마당의 조경이 만들어내는 독보적인 감성에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산수화’라는 요소를 침실과 거실 벽면에 더했다. 이로써 침실에 누워있을 때, 거실에서 차를 마실 때, 마치 자연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받도록 하였다. 달항아리를 여러 개 쌓은 오브제는 작품으로써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요소이자 스테이 어플로트의 개성이 된다. 이외에도 한지 소재의 조명, 전통 문양을 새기고 노리개를 매단 출입문 손잡이, 창문의 간살 장식 등 디테일까지 꼼꼼하게 마감해 전체적으로 한옥의 전통 미감을 잘 드러냈다.

마당을 향해서는 널찍한 창호를 달아 실내에서도 개방감이 느껴지도록 했다. 기본 한옥의 구조나 분위기는 그대로 유지하되 깨끗하고 실용적인 마감으로 지내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계획했다. 경복궁 서쪽 마을 서촌의 대나무 골목길을 걷다 보면 스테이 어플로트가 나온다.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도시의 소음과 공해는 멀어지고 운치 있는 한옥에서의 휴식이 시작된다.

달항아리 오브제는 공간의 포인트가 된다.
거실 한편의 깔끔한 주방. 한옥의 쾌적한 환경을 위해 취사는 어렵지만 간단한 찻자리를 즐길 수 있다.
도심 속에서도 탁 트인 노천욕을 즐길 수 있는 넉넉한 규모의 자쿠지.
빗물받이 하나조차도 한옥의 감성과 잘 어우러지는 것으로 설치했다.

INTERVIEW : 스테이 어플로트 김희훈 대표

경복궁 옆 서촌에 스테이를 짓게 된 계기는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서 자연 속 한옥스테이를 체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서촌 통의동을 우선으로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서촌 주변은 경복궁을 위시해서 구경거리도 많고, 특히 한옥은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취사가 불가능한데, 주변에 가까운 맛집들도 모여있는 까닭입니다.

스테이를 관통하는 하나의 콘셉트는
전통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의 결합입니다. 손님들께서 기와로 이뤄진 유려한 선, 목조건축이 주는 한옥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말이죠. 이에 더해 자쿠지에서의 힐링을 통해 재충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테리어 콘셉트를 잡았습니다.

가장 공들인 공간은

모든 공간에 신경 썼지만, 특히 거실에 마련한 다도 공간과 야외 자쿠지입니다. 연인, 친구, 가족들과 차 한잔하다가 바로 문을 열면 물에 몸을 담그고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구성했습니다.

어플로트라는 스테이 이름의 뜻은
어플로트(afloat)는 단어 그대로 ‘물 위에 떠 있는’이라는 뜻입니다. 한옥 마당에 준비된 자쿠지에 몸을 담그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조그만 섬의 해변에 몸을 담그고 있는 느낌이 든다는 의미로 짓게 되었습니다. 자쿠지에서의 힐링을 통해서 걱정과 근심을 모두 내려놓고 둥실둥실 떠다니듯이 스스로를 위로하는 시간을 보내면 좋겠습니다.

한옥 스테이 예비 건축주를 위한 조언은
지나치게 전통만을 고집하는 것도 전통 계승 및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전통문화도 잘 살리면서 현대적인 편의성도 더해 현대인들의 감성과 정서를 관통하는 것이 어떨까요. 이로써 더욱 많은 사람이 한옥을 사랑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면창을 적용해 마당과 연결된 개방감을 느낄 수 있어 답답하지 않다.

취재협조 : 스테이 어플로트
서울 종로구 효자로7길 22-11
인스타그램 : @stay_afloat24

기획_오수현 | 사진_Dayoff Photo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9월호 / Vol.307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