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Report] 덕수고등학교 오시후

신 스틸러

수많은 별이 수십 개씩 뜨고 지는 밤하늘처럼, 수백 명의 선수 사이에서 관중과 스카우트의 이목을 잡아끄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가을에 다가오는 드래프트를 준비하는 3학년 사이에서는 말이다. 우리는 중심인물을 뛰어넘을 정도의 매력을 가진, 등장만으로도 사람들의 이목을 잡아끄는 인물을 ‘신 스틸러(Scene Stealer)’라고 부른다. 2학년 때부터 화려한 타격감으로 덕수고등학교의 신 스틸러가 돼 관중들의 이목을 잡아끌고, 별들의 잔치에도 당당히 입성했던 오시후. 이제 그가 주연인 영화의 막이 오른다.

Photographer 나인비 Editor 손하현 Location 덕수고등학교

오시후

출생 2007년 10월 20일
신체조건 185cm 85kg
출신교 서울 양천중–덕수고
포지션
외야수
투타 좌투좌타
2024년 성적 38경기 타율 0.388 47안타 2홈런 49타점 7도루 OPS 1.064

#마지막 번호

자기소개하고 인터뷰 시작해 볼게요. (1월 6일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이번에 3학년에 올라가는 덕수고등학교 외야수 오시후라고 합니다.

시즌이 끝난 지도 꽤 지났어요. 어떻게 지냈어요?
최근에 팔꿈치가 좀 안 좋았어요. 계속 재활하면서 트레이닝도 하고, 개인 운동을 하다가 복귀한 지는 일주일 정도 됐어요.

본지에 덕수고등학교 선배들이 여러 번 출연했어요. 읽어본 적 있어요?
전에 (김)태형이 형, (정)현우 형이 인터뷰한 내용도 봤어요. 내용까지 기억이 나진 않는데,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화보 촬영은 처음일 텐데, 어땠어요?
되게 기분이 좋아요. 딱히 어렵다고 느끼지는 않았고 오히려 재밌더라고요.

올해 덕수고등학교 주장을 맡게 됐다고 들었어요.
주장은 감독님이 뽑아주시는데, 1학년 때부터 해야 할 일들을 여러 가지 도맡아서 하기도 했고, 3학년 형들과도 소통을 잘했고요. 그 외에 파이팅도 성실하게 해서 감독님이 그런 모습을 좋게 보시고 주장으로 뽑아주셨다고 짐작합니다.

올해 몇 번을 달았는지, 새로운 번호를 달게 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해요.
올해는 19번을 달았어요. 제가 중학교 때도 19번을 달았거든요. 고등학교에 와서 바꾸려고 다른 번호들을 이것저것 달아봤었는데, 이제 3학년이라 최고참이기도 하고 19살은 고등학교에서의 마지막 나이기도 하니까 의미 있겠다 싶어서 번호를 중학교 때 사용한 19번으로 바꾸기로 결정했어요.

투수들이 상대하기 까다로워하는 타자로 자주 언급돼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제가 느끼기에는 선구안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들 그렇게 평가해 주는 거 아닐까요?

덕수고등학교는 훈련량이 남다르다고 들었어요. 일과는 어떤 식으로 흘러가나요?
방학하고 나서 오전에는 수비 훈련을 해요. 오후에 나와서는 티 배팅을 치다가,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러닝 같은 운동을 하고 있어요. 학기 중에는 배팅을 중심으로 치고요.

쉴 때는 주로 어떤 식으로 시간을 보내요?
보통 친구들을 만나서 맛있는 걸 먹으러 가거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편이에요. 지금 같이 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이랑도 자주 놀고, 중학교 때 친구들도 종종 만나곤 해요.

개인 기록도, 팀 기록도 좋은 한 해를 보냈어요. 24년을 돌아봤을 때 만족하는 기록인가요?
음… 그렇게 만족스러운 기록이라고 평가하지는 않아요. 제가 원했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서 100점 만점에 75점 정도 주고 싶어요. (원래 목표는 뭐였어요?) 50타점, 50안타를 달성하는 거였는데 살짝 부족했어요.

작년 덕수고가 전국대회 19연승을 달성했어요. 흐름이 이어질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감독님께서 팀 분위기를 항상 잘 잡아주셨어요. 해이해지지 않게 항상 파이팅을 해주셔서 19연승까지 도전할 수 있었어요.

1, 2학년 동안 본인에게 가장 영향을 준 선배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선배들이 다 자발적으로 열심히 해주고, 노력하고 알려주시는 편이라서 그런 모습들 때문에 다 동기부여가 되곤 해요. 그렇지만 가장 큰 영향을 준 선배는 한화 이글스에 지명된 (배)승수 형이에요. 도움이 되는 얘기를 자주 해줬어요. 특히 3학년이라고 부담을 가질 필요 없고, 2학년 때처럼 성실하게 페이스 관리를 하라는 조언을 들었어요.

지금도 연락하는 선배가 있는지, 가장 친한 선배는 누구인지 궁금해요.
현우 형, 승수 형, (박)준순이 형, 태형이 형이랑 주로 연락하는 편이에요. 준순이 형이랑은 어제도 연락했어요. 프로에 가니 훈련은 힘들지 않냐고 물어봤죠.

반대로, 가장 많이 챙기는 후배는 누구예요?
제일 친한 후배는 (엄)준상이요. 아래 학년 친구들을 관리해야 할 때 준상이한테 항상 부탁하기도 하고, 제일 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장 많이 챙기게 돼요.

경기 수가 늘면서 유독 바쁜 한 해를 보냈어요. 체력 유지의 비결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비시즌에 러닝이나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일정을 좀 많이 소화했어요. 그렇게 노력한 부분이 체력 관리에 도움이 되더라고요. 시즌 중에는 감독님께서 휴식을 중요시하셔서 컨디션 관리도 할 수 있게 일찍 끝내주세요. 그렇게 체력을 유지할 수 있었죠.

타격감을 유지하기 위해 신경 쓰는 부분이나, 경기 전 특별한 루틴이 있을까요?
항상 배팅 치기 전에 한 손 배트로 몸을 풀어요. 스텝을 밟지 않고 노스텝으로 티를 치다가, 몸이 풀리고 나서 배팅을 치는 루틴을 가지고 있어요. 중학교 때부터 꾸준히 이렇게 해와서 자연스럽게 루틴이 됐는데,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냥 하다 보니까 이렇게 했을 때 제일 결과가 좋아서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을

헬멧에 ‘초구’, ‘낭만’이라고 쓰여 있어요. 어떤 의미인가요?
‘초구’는 초구를 쳤을 때, 항상 좋은 타구가 많이 나왔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신경 쓰려고 적어뒀고요. ‘낭만’이라는 단어는 개인적으로 야구를 할 때 항상 마음속에 새겨둔 말이라서 적어두고 있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모자에는 ‘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라는 말을 적어뒀어요.

올해 본인의 경기 중 최고의 경기와 최악의 경기를 하나씩 꼽아보면 언제일까요?
최고의 경기는 신세계 이마트배 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이요. 최악의 경기는 광주제일고등학교와 했던 청룡기 고교야구대회였고요. 태형이 형이 마운드에서 던지고 있었는데, 제가 수비 실수를 해서 그런지 기억에 남아요.

4월에 있던 이마트배 결승전에서 정우주를 상대로 투런 홈런을 만들어내며 우승에 기여했어요. 당시 상황을 떠올려 볼 수 있을까요?
그 경기 첫 타석에서는 삼진을 당했거든요. 중요한 경기인데 그러다 보니 너무 화가 나기도 하고, 저 자신에게 너무 분했어요. 어차피 삼진을 당하고 아웃될 거라면 앞에서 스윙이라도 크게 돌려보고 아웃되는 게 낫겠다 싶어서 과감하게 쳤죠. 운 좋게 잘 맞아서 홈런으로 이어졌습니다.

한 시즌 동안 6할에 가까운 장타율을 자랑하고 있어요.
평소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성실하게 해서 장타를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타격 연습을 할 때는 하체 회전에 신경을 써요. 회전을 더 빠르게 만들어 내서 하체를 더 잘 쓰려고 합니다.

기록을 보면 병살타가 하나도 없어요. 비결이 무엇일까요?
병살타는 딱히 의식해 본 적은 없는데, 생각보다 없었네요? (웃음) 저도 몰랐습니다. 방금 알았어요.

전반기 주말리그를 압도적으로 우승했던 것에 비해, 후반기 주말리그는 다소 고전했던 것 같아요.
중간중간 대회도 많았고, 짧은 기간 동안 경기 수가 너무 자주 치러야 했어요. 빡빡하게 경기를 소화하다 보니까 형들도 그렇고, 저희도 그렇고 힘이 빠지면서 고전했습니다.

시즌 마지막 경기인 봉황대기 야구대회 준결승에서 전주고에 패배했어요. 아쉬웠을 텐데 기억나는 장면이 있나요?
저희도 형들이 다 청소년 국가대표팀에 갔지만, 전주고도 국가대표에 많이 차출돼서 서로 선수가 별로 없었어요. 상대 팀 투수도 부족한 상태였는데, 느린 공에 약점을 보이면서 분위기를 빼앗겨 패배했어요.

2학년 때 이미 고교‧대학 올스타에 출전했어요. 혼자 2학년이었는데, 소감은 어땠어요?
일단 하나도 예상하지 못했어요. 정말 기대도 안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뽑혀서 기분이 너무 좋았고요. 무엇보다 형들이 너무 잘 챙겨주고, 신경을 써 줘서 부담감도 안 느끼고 즐겁게 참여하고 올 수 있었습니다. (누가 제일 잘 챙겨줬어요?) 다 형들이라서 잘 챙겨주긴 했지만, 그중에서는 (배)찬승이 형이 제일 잘 챙겨줬던 기억이 나요.

MVP도 수상했어요. 예상한 결과였어요?
기대한 건 아닌데, 첫 타석을 치고 나서 ‘아, 이거 내가 할 수도 있겠는데?’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음 타석부터는 힘을 조금 더 주고 치게 됐죠.

다만 홈런 레이스 결과는 기대보다 별로였어요.
시작 전에 연습 배팅을 쳤는데, 예상보다 잘 안 맞는 거예요. 같이 홈런 레이스에 출전한 형들이랑 ‘부끄럽지 않을 정도만 하자’라고 각오를 다지고 나갔던 기억이 나요. (웃음) 잘하진 못했지만, 하나를 쳐서 망신은 면했어요. 나름 만족합니다.

올스타전에서 촬영한 밸런스 게임 릴스에서 못했을 때 ‘따끔한 피드백’이 더 좋다고 선택했어요. 슬럼프가 왔을 땐 어떻게 이겨내는 편이에요?
중학교 코치님께서 말씀해 주셨는데, 슬럼프가 왔다고 하더라도 슬럼프라는 인식을 하지 않아야 그 시기를 이겨낼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 말을 듣고 인상 깊어서 항상 의식하려고 노력해요. 진짜 슬럼프가 올 때도요. 그래도 최근에는 딱히 슬럼프가 올 정도로 힘든 적은 다행히 없었어요.

올해는 청소년 대표팀 승선에도 욕심이 날 텐데, 다른 선수들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점을 어필해 볼까요?
아무래도 선구안 아닐까요? 힘이 좋은 것도 장점이 되겠네요. 남들보다 장타를 좀 더 잘 칠 수 있어요.

시즌을 마치고는 ‘최강야구’ 촬영도 했어요. 촬영은 어땠어요?
무척 재밌었어요. 일단 관중들이 엄청 많이 오셨다는 것 자체로도 되게 기억에 남는 경기였습니다. 유희관 선배님이 되게 잘 던지셔서 기억에 남아요. 항상 TV를 볼 때는 ‘저 공을 왜 못 치는 거지?’라고 궁금해했었는데, 실제로 타석에 들어가서 저도 못 쳤거든요. 그래서 조금 아쉬웠어요. (실제로 보니 어때요?) 느리게 던지시는 편인데, 공이 느리게 올 때도 있고 빠르게 올 때도 있어요. 구속 차이가 계속 나다 보니까 실제로 던지시는 구속에 비해서 공도 더 빨라 보이고 상대하기 어렵더라고요.

#5툴 플레이어

처음에 야구를 시작한 계기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어릴 때 아빠가 TV를 보고 계셨거든요. 그때 김광현 선수가 공을 던지는 걸 봤는데, 그걸 보고 야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처음에는 투수로 꿈을 키웠죠.

김광현을 보면서 야구의 꿈을 키웠는데, 최종적으로 왜 투수가 아닌 타자를 선택하게 됐는지 궁금해요.
처음에는 투수도 했었는데, 야구하다 보니까 타자가 더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타자에 집중하게 됐어요. 재밌어서 선택한 게 크지만, 잔부상을 종종 당하다 보니 타자가 낫겠다 싶었어요. (수비 포지션을 바꾸고 싶은 적은 없었어요?) 중학교 때 1루 수비를 해봤는데, 외야만큼 편한 느낌이 없었어요. 외야를 훨씬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중에서 중견수를 하고 싶은 마음이 꽤 있고요. 초등학교, 중학교 때도 중견수를 해서 시야가 넓고, 더 마음 편하게 느껴지거든요.

꽤 어릴 때 야구를 시작했어요. 주변 반응은 어땠어요?
어릴 때 부모님께서 먼저 수영 아니면 야구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셨어요. 야구가 훨씬 재밌을 것 같아서 야구를 골랐죠.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예요?
역시 팀이 우승했을 때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이마트배보다는 황금사자기 대회 우승이 기억에 남아요. 중학교 때는 우승을 못 해봤거든요. 황금사자기 우승이 더 실감도 나고, 두 번째 우승이라 느낌도 다르게 느껴졌어요.

주장으로서 2025년을 맞이하는 각오도 한 번 들어볼 수 있을까요?
일단 팀 측면에서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려고 지금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우승도 더 많이 하고 싶어요. 개인적인 목표는 홈런 10개를 치는 거예요. 청소년 대표팀에 가고 싶다는 목표도 있고요. (도루 욕심은 없어요?) 도루는…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웃음)

본인을 제외하고 3학년에 올라가는 선수 중 기대해 볼 만한 선수는 또 누가 있을까요?
전부 다요. (그런 대답은 안 돼요.) 아, 이런 대답은 안 돼요? 그럼 (김)화중이 형이랑, (박)종혁이 이렇게 뽑을게요. 화중이 형은 전학을 오긴 했는데, 감독님께서 ‘제2의 정현우’가 될 거라고 감독님도 말씀하셨거든요. 종혁이는 진짜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라서 이렇게 투수, 야수 한 명씩 뽑았어요.

동계 훈련을 앞두고 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부분에 집중해서 운동하고, 어떤 변화를 주고 싶어요?
일단 주력을 키우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다가오는 시즌엔 도루를 좀 해보고 싶어서요. 작년에도 도루를 좀 하긴 했는데, 그렇게 빠르다는 평가를 받진 못했거든요.

드래프트가 올해로 성큼 다가왔어요. 올해 몇 번 정도 받는 게 목표에요?
순번에 상관없이 1라운드 안에만 지명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5툴 플레이어라는 수식어를 꼭 받아보고 싶고요. ‘즉시 전력감인 선수’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큰 기대를 받고 있어요. 라이벌로 삼고 싶은 선수가 있어요?
딱히 의식되는 사람은 없지만, 한 명을 뽑아보자면 유신고등학교 오재원이요. 중학교 때부터 타격하는 걸 자주 봤거든요. 폼이 정말 좋아서 항상 지켜보던 선수였어요.

본인은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후배들한테는 팀을 잘 이끌었던, 멋진 선배로 기억되고 싶고요.

인터뷰를 읽어주신 독자들께 인사하며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켜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5년 166호 (2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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