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공포' 극복할 투자전략은?] "주식은 분할매수, 달러·금은 10% 이상…자산관리의 핵심은 분산"

진선령 기자 2026. 3. 2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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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화 하나은행 대치동 골드클럽 PB
"주식 60%·채권 20~30%·금·달러 10~20% 분산이 기본"
"상속 대비하려면 부동산 일부 현금화…증여는 10년 단위로"
정경화 하나은행 대치동 골드클럽 PB. 사진 = 진선령 기자.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환율 변동, 유가 상승 등 복합 변수에 흔들리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산관리 현장에서는 현재를 '공포 구간'이 아닌 '매수 구간' 으로 보고 있다.

고가의 부동산을 기반으로 자산을 축적해 온 자산가들 역시 최근 주식과 ETF 등 금융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에 집중해 온 한국 자산가들에게는 적지 않은 변화다.

변동성 장세 속에서 자산가들의 투자 전략 변화를 짚기 위해 서울 강남권 자산관리의 핵심 거점인 하나은행 대치동 골드클럽을 찾았다.

하나은행 대치동 골드클럽은 금융자산 5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자산관리를 제공하는 PB센터로, 실제로는 3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PB센터를 찾는 고액 자산가들은 안정적인 자산 배분을 선호하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이들 고객은 그간 부동산 중심으로 자산을 형성해 왔지만, 최근에는 주식 등 금융자산 비중을 확대하며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단기 수익보다는 절세와 안정성을 고려한 자산 배분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정경화 하나은행 대치동 골드클럽 골드PB부장은 "지금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한 번에 투자하기보다 분할 매수 전략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주식·채권·금·달러를 균형 있게 나누는 분산 투자 원칙이 자산관리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 "과매도 구간…주식은 분할매수 접근"
정경화 하나은행 대치동 골드클럽 골드PB. 사진=이코노믹리뷰

정 부장은 최근 증시 변동성에 대해 "시장에 대한 FOMO가 가장 극심하다고 느꼈던 때는 2월 마지막 주였다"고 말했다. 당시는 중동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증시에 반영되기 직전 시점이었다.

그는 "2월 27일 하루에 개인은 6조~7조원대 순매수에 나섰고 외국인은 7조원대 순매도했다"며 "장이 단기간에 과도하게 상승했다면 일정 수준의 조정이 동반돼야 하는데 개인 매수세가 무섭게 유입되는 현상을 보며 FOMO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가 상승 구간에서 상당 부분 이익을 실현한 고객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ETF로 꾸준히 투자하며 이익을 실현한 고객이 적지 않았고, 2월 마지막 한 주간의 상승율이 6%를 상회하며 반도체 ETF가 목표수익율을 단기간에 달성하며 일정 비중을 현금화했다.

이란 사태 이후 증시는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는 판단이다. 정 부장의 인터뷰는 이란 사태 발생 직후인 3월 4일 진행됐지만, 지정학적 변수 등으로 금융시장의 주요 지수가 급변동을 이어가는 장세에서는 유효한 진단으로 평가된다.

그는 "지금은 이틀간 지수가 20% 하락했다며 과매도된 구간이라 매수 의견을 드리고 있다"며 "다만 반드시 분할 매수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시장 급락을 단순한 위험이 아닌 분할 매수 기회로 판단하는 정 부장의 시각을 보여준다.

분할 매수 전략은 단계적으로 자금을 나눠 투입하는 방식이다.

정 부장은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투자금의 4분의 1을 먼저 매수하고 이후 5% 하락할 때마다 추가 매수하는 전략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ETF투자시 이 같은 방식으로 최소 2차례 이상 나눠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매수 간격을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략은 시장 급락 국면에서도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 부장은 "한 번에 투자하면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지금과 같은 전쟁중의 상황이라면 반드시 현금보유를 해야한다. "고 말했다.

그는 전체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국내 주식 비중을 일정 수준 유지하는 전략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체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국내 시장 비중을 30~40% 수준으로 유지하고, 일부 차익 실현을 하더라도 일정 비중은 꾸준히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반도체 ETF 중심으로 접근"
정경화 하나은행 대치동 골드클럽 PB. 사진=진선령 기자

정 부장은 국내 주식 가운데서도 반도체 섹터를 우선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일부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를 300조원대 이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정책, 코스닥 3000 시대를 위한 정부의 제도 마련, 국민성장펀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아직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해 그는 실적 기반 종목 중심 투자 전략을 강조했다.

정 부장은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은 과도하게 빠진 구간에서 매수해도 좋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투자 방법으로는 반도체 ETF를 추천했다.

그는 "반도체 ETF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가 50% 가까이 포함돼 있고 소부장 기업도 함께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즉, ETF를 활용하면 개별 종목 투자보다 분산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반도체 ETF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기업이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반도체 장비와 소재 기업 등으로 구성되는 구조다.

추천 상품으로는 "TIGER 반도체 TOP10 ETF와 KODEX AI반도체 ETF를 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실적이 확인되는 대형주 중심으로 먼저 접근한 뒤 ETF로 분산 투자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다.

◆ "금은 장기 보유, 달러는 통화 분산 목적"
정경화 하나은행 대치동 골드클럽 PB.사진=진선령 기자.

안전자산에 대해서는 금과 달러 모두 일정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장은 "금은 과거에도 큰 상승 사이클이 있었다"며 "70년대에는 20배, 2000년대에는 10배 가까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 등을 고려하면 금 비중은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가격이 크게 오른 현재는 공격적인 매수 시점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그는 "지금은 금 가격이 많이 올라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지는 않고 보유 중심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에 대해서는 통화 분산 자산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 부장은 "달러 투자는 환차익 목적보다는 통화 분산과 원화 가치 하락 방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금 자산의 최소 10% 정도는 금이나 달러로 편입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고 밝혔다.

◆ "달러 보험 금리 5% 이상…ETF 투자도 가능"
하나은행 대치동 골드클럽.사진=진선령 기진.

달러 투자 상품으로는 달러 보험과 미국 ETF를 소개했다.

정 부장은 "확정 금리형 달러 보험 상품 가운데 과거 6% 이상의 금리를 제시한 사례가 있었고 최근에도 5%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리 효과까지 감안하면 상당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젊은 투자자들에게 ETF를 활용한 투자도 추천했다.

그는 "은행 신탁을 통해 미국 ETF 투자도 가능하다"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ETF나 나스닥100 ETF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자산배분 기본은 주식 60%" 

정 부장이 제시한 기본 자산 배분 전략은 비교적 공격적인 편이다.

그는 "주식형 자산을 중심으로 60% 내외 비중을 유지하고, 채권이나 예금 등 현금성 자산을 20~30%, 금과 달러 등 대체자산을 10~20% 수준으로 분산하는 전략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자산 배분은 투자자의 연령과 위험 선호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예를 들어 공격적인 투자 성향의 경우 주식 비중이 70%까지 올라가기도 하고 안정형 투자자는 채권과 현금 비중을 70% 이상으로 가져가기도 한다.

정 부장은 "자산배분은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의 상황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며 "성향과 연령에 따라 비중을 달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령이 높아질수록 채권과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 "부동산 팔고 현금화…상속 대비"
정경화 하나은행 대치동 골드클럽 골드PB부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근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는 정책과 유동성 환경 변화로 자산이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부장은 "작년에는 달러 투자 문의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국내 주식 관련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가들의 자산관리 측면에서는 급격한 주택가격 상승으로 상속·증여 전략에 대한 상담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부동산을 그대로 상속하면 상속세 부담 때문에 자녀들이 급매로 매각하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실제로 자산가 상담 과정에서 건물을 보유한 채 상속을 진행했다가 세금 부담 때문에 자녀들이 급하게 처분하는 사례가 종종 나타난다고 한다.

상속세 납부 기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현금이 부족할 경우 보유 자산을 급히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자산가들은 건물을 매각해 현금화한 뒤 증여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정 부장은 "100억원 건물을 팔더라도 세금과 증여를 거치면 실제 자녀에게 넘어가는 자산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건물을 그대로 물려주는 것보다 일부를 매각해 현금으로 증여하면 세금 부담을 분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증여는 10년 단위로"

증여 전략에 대해서는 장기 계획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부장은 "증여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이어 "성인 자녀에게 1억원까지는 10%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 구간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과세 한도 5000만원과 10% 세율 구간을 감안해 1억5000만원 안팎으로 증여하는 전략을 많이 활용한다"고 말했다.

또 "이 전략을 10년 단위로 반복하면 상속세 부담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PB 역할 더 커질 것"
대치동 골드클럽 내부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정 부장은 앞으로 PB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과거에는 부동산만 있어도 자산 관리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자본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 배분 설계, 상속·증여 전략, 은퇴 이후 현금 흐름 관리 등 종합적인 자산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AI 시대에도 PB 역할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장은 "AI가 데이터를 분석해 주지만 최종 판단은 결국 사람의 몫"이라며 "투자자의 성향과 목적에 맞는 자산 배분을 설계하는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PB는 단순한 수익 관리가 아니라 고객 목적에 맞는 포트폴리오 설계, 절세 전략, 은퇴 이후 현금흐름 관리까지 담당하는 종합 자산관리자로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산관리의 무게 중심이 부동산 보유에서 자산 배분으로 이동하면서 PB의 역할 역시 확대되는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