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이전설치 탓?...LG전자, 10년간 삼성전자 比 '에어컨 화재' 2배

김정규 기자 2023. 5. 2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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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 최근 10년간 집계 결과, LG 720건 기록… 삼성은 434건
화인 소비자 접근 제한도 문제
에어컨 화재. 이미지투데이

 

최근 낮 최고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등 때 이른 무더위로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10년간 LG전자의 에어컨에서 삼성전자 에어컨보다 2배 가까이 많은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소방청에 따르면 2013~2022년 10년간 LG전자의 에어컨 화재 건수는 총 72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에어컨 화재 건수(434건) 보다 평균적으로 약 1.6배나 많은 수치다. 특히 지난해에는 LG전자의 에어컨 화재 건수(111건)가 삼성전자 에어컨 화재 건수(56건)보다 2배 많았다. 최근 5년으로 좁혀봐도 LG전자 에어컨에선 2018년, 2021년, 2022년 3차례나 연 100건이 넘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 같은 에어컨 화재 사고는 다수의 인명 피해와 막대한 재산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에어컨 화재 273건으로 전국에선 총 58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이 때문에 소비자 단체에선 LG전자가 에어컨 화재 내역 정보를 상시 공개하고, 화재사고 관리 매뉴얼 강화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에어컨 실외기 등을 포함한 다 요인 화재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화재 원인은 깜깜이에 부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지난 24일 낸 성명을 통해 “LG전자 에어컨이 경쟁사인 삼성전자 에어컨보다 2배 많은 화재를 발생시키고 있지만, 화재 원인에 대한 소비자 접근이 제한된 탓에 소비자들은 화재 원인을 알고 싶어도 이를 알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LG전자는 삼성전자에 비해 훨씬 많은 에어컨을 팔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화재가 발생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GFK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에어컨 시장 점유율은 해마다 차이가 있지만, 삼성전자가 약 40%를 차지해 LG전자와 거의 비슷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고, LG전자 말대로 판매량이 삼성전자를 압도하면 판매 정보를 공개하면 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특히 화재사고는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만큼 LG전자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반드시 보장하고, 단 한 명의 고객에게도 최선을 다하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가 서울시에 별도로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화재 원인 항목에 ‘제품결함’이 추가된 2020년 4월부터 2021년 5월 말까지 제품 결함으로 발생한 에어컨 화재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며 “해당 통계를 통해선 2020년 3월까지의 제품 결함 원인 화재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에어컨 화재는 전원선을 꼬아서 연결하는 등 잘못된 이전설치로 발생하며, 제품결함이 원인인 경우는 흔치 않다. 또 LG전자는 공식적으로 GFK에 제품 판매량을 공개한 적이 없다"며 "화재 예방과 관련해선, 제조사가 인증한 정식 업체에서의 제품 구입·설치를 권고하고 있고, 설치 관련 규정 강화 등 화재 발생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규 기자 kyu515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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