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칸 반도의 작은 나라 크로아티아가 갑자기 한국 방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크로아티아 국방부 장관이 직접 한국을 찾아와 현대로템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방산업계에서는 "이게 정말 일어날 일인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죠.
특히 크로아티아가 작년 말 독일과 레오파르트 전차 도입 의향서까지 체결한 상황에서 갑자기 한국행을 택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과연 크로아티아는 독일제 전차를 포기하고 한국의 K2 전차를 선택할 것일까요?
라팔 전투기에 이어 또 다른 대형 군비투자 시동
크로아티아는 올해 라팔 전투기 12대 도입을 완료하면서 본격적인 군사력 현대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인구 400만도 안 되는 소국이지만, 발칸 반도라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군사적 긴장감이 높은 지역에 속해 있죠.
특히 주목할 점은 크로아티아의 야심찬 국방비 확대 계획입니다.
2030년까지 GDP 대비 3%, 2032년까지는 무려 GDP 대비 5%까지 국방비를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주변 국가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수준이죠.
관광업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가진 나라치고는 상당히 공격적인 투자 계획인 것입니다.
구소련 무기체계에서 벗어나려는 절박함
크로아티아가 이렇게 서둘러 군사력 현대화에 나서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구 유고슬라비아 연방에서 독립한 후에도 냉전 시절부터 운영해온 구형 무기 체계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죠.

나토 가입 이후 러시아산 부품 도입이 중단되면서 서방제 무기로의 교체가 더욱 시급해졌습니다.
모병제를 채택해 현역 병력이 14,000명 정도로 빈약한 상황에서 예비군 10만 명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들을 무장시킬 현대적인 장비가 부족한 상황인 것입니다.
그동안 독일과 미국에서 장비를 도입해왔지만, 독일의 레오파르트 전차 A8 버전 50여 대 계약으로 구소련제 전차 70여 대를 교체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미국제 브래들리 장갑차 100여 대도 중고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죠.
독일과의 계약에도 불구하고 한국행을 택한 이유
가장 흥미로운 점은 크로아티아가 작년 말 독일과 레오파르트 전차 도입 의향서를 체결한 상황에서도 한국을 찾아온 것입니다.

9월 11일 아노시치 크로아티아 국방부 장관이 이틀간 서울을 방문해 현대로템 관계자들과 전격 회동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방산업계는 술렁이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협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K2 전차 도입을 통한 기갑부대 현대화가 주요 의제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차륜형 장갑차 및 전술차량의 공동 개발, 무인화 기술 협력, 드론과 무인기 공격무기 개발, 현지에서 첨단 무기체계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기술이전 등 전방위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죠.
폴란드 모델이 크로아티아에게 매력적인 이유
크로아티아가 독일 대신 한국을 택하려는 배경에는 폴란드의 성공적인 K2 전차 도입 사례가 있습니다.
폴란드가 최근 2차 계약을 확정하면서 K2 전차를 현지에서 양산하고 부품까지 대량 공급받게 되었는데, 크로아티아도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이죠.

독일의 경우 전차 공급 능력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기술이전 조건도 까다로워 실익이 크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반면 한국은 기술이전에 상대적으로 개방적이고, 폴란드에서 양산 시스템을 구축하면 크로아티아도 부품 공급 등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운영상 편리함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2032년까지 GDP 대비 5%를 국방비로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차를 단순히 도입하는 것보다는 현지에서 생산 기반을 마련하고 사업비를 현지에 재투자하는 방식이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죠.
장갑차까지 노리는 크로아티아의 계산
크로아티아의 관심은 전차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현대로템이 개발한 신형 장갑차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핀란드제 파트리아 장갑차 120대를 운용하고 있고 30여 대를 추가 구매할 예정이지만, 기술이전을 통한 현지 생산을 원하고 있어 현대로템의 신형 장갑차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죠.

현대로템의 신형 장갑차는 우크라이나 전쟁 데이터를 반영해 방어력이 크게 강화되었으며, 내부 거주성 확보를 위해 K808 장갑차보다 더 대형으로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협상에서도 차륜형 장갑차와 전술차량에 대한 공동 개발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발칸 반도 진출의 교두보가 될 크로아티아
한국 방산업계에서는 크로아티아와의 협력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폴란드에 이어 발칸 반도에 진출할 수 있는 효과적인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세르비아까지 한국과 협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세르비아는 크로아티아가 라팔 전투기를 도입하자 맞대응으로 추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국가로, 크로아티아와 군비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군비 경쟁이 치열한 발칸 반도에서 크로아티아가 한국과 방산협력을 강화하면 도미노 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죠.
한국 국방부 장관도 크로아티아와 방산협력 및 군사교류에 합의하면서 협정 체결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져, 국산 무기의 수출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습니다.
루마니아까지 K2 전차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크로아티아의 빠른 움직임은 다른 동유럽 국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