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철강업계는 전방산업 부진에 따른 내수 위축, 중국의 저가 수출 지속, 글로벌 무역장벽 강화 등 세 가지 부담 요인에 직면하며 불황을 겪고 있다. 당분간 비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추가적인 재무 부담 통제와 신사업 기회 포착 등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5일 NICE신용평가(이하 나신평)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철강사의 합산 기준 매출액은 2023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2021년 합산 기준 13.7%였던 영업이익률도 수익성 저하가 지속되며 2025년 3.3%까지 하락했다.
나신평은 업황 저하의 첫 번째 원인으로 내수 위축을 꼽았다. 국내 철강업계는 건설, 자동차, 조선업 등 전방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특히 철강재 출하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건설업의 장기 침체가 철강재 내수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업황이 우호적인 자동차와 조선업 역시 국내 생산 둔화 가능성과 중국산 저가 수입재 사용 확대 등으로 인해 철강재 내수 회복을 견인할 가능성은 낮다.
중국의 저가 수출 지속도 주요 부담 요인이다. 2020~2021년을 기점으로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건설향 철강 소비가 크게 감소했다. 내수 저하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철강업계는 낮은 제조원가와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저가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렇게 유입된 중국산 철강재는 국산 제품의 수요를 대체하고 유통가격 하락을 심화하고 있다. 최근 중국 조강 생산량이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지만 철강재 재고의 유의미한 수준의 감소는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무역장벽 강화와 통상환경 저하도 부정적 요인이다. 국내 철강산업은 수출 비중이 40%를 상회할 정도로 수출 의존도가 높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2025년 정권 교체 이후 자국 산업 보호를 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장벽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응해 EU, 아세안, 인도 등 주요 국가도 세이프가드와 반덤핑(AD) 관세 등 수입 규제를 확대하면서 통상환경이 저하됐다.
나신평은 “관세, 세이프가드 등의 정책들은 국내 철강사의 수출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유정용·송유관용 강관 등 수출 비중이 높은 강종을 주력으로 취급하는 철강사를 중심으로 그 영향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부담 요인이 장기화하면서 철강사들의 재무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실적 저하 속에서도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진행함에 따라 주요 철강사의 순차입금은 2021년 말 10조원 내외에서 2025년 말 14조원까지 증가했다.
나신평은 “주요 철강사들은 이전 호황기에 축적해둔 재무적 완충력을 바탕으로 아직까지 차입 부담을 원활하게 관리 중이나 불황이 장기화될 경우 영업실적 저하와 추가적인 재무 부담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체적인 생산 효율화, 신사업 기회 포착 등의 노력과 함께 불황기에 대응할 수 있는 재무적 여력 확보가 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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