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앞으로 다가온 '제주·세종' 일회용컵 보증금제…시행 앞두고 삐걱

제주 프랜차이즈 점주들, 참여 제외 '대형 개인카페' 두고 형평성 문제 제기
환경부, 시행 막바지 작업 …"부담 경감할 방안 함께 고민하겠다"

서울환경연합 관계자들이 10월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일회용 컵 보증금제 무력화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에서 일회용 컵 보증금제 시행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서울환경연합은 이날 "2020년 자원재활용법 개정 이후 무려 2년의 준비기간이 있었으나 환경부의 악의적인 직무유기로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는 시행도 되기 전에 일방적으로 연기되고 대폭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2022.10.1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카페 등에서 일회용컵 사용 시 자원순환보증금 300원을 더 내는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주지역 프랜차이즈 점주들을 중심으로 시행 거부 선언이 나오는 등 제도 도입 전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제주지역 프랜차이즈 카페 점주들은 최근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시행이 형평성이 없다는 이유로 시행 거부 의사를 표현했다. 제주 지역에서는 프랜차이즈 카페 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대형 개인 카페가 적지 않은데, 이번 제도 시행에서 개인 카페는 빠졌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제주·세종 지역에서만 시행되는 시범사업 제도인 만큼, 우선 시행한 후 개선해야 할 점을 통해 보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20일 환경부에 따르면 내달 2일부터 제주와 세종 지역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행되면서, 카페 음료를 테이크아웃할 때 일회용컵 보증금 300원이 추가된다. 당초 환경부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전국적으로 시행하려 했었으나, 카페 가맹점주들의 반발로 6월10일 시행에서 한 차례 미뤄 12월2일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환경부는 보증금제 적용매장에 컵당 14원가량의 현금과 라벨부착기구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1회용컵 라벨비 개당 6.99원, 보증금 카드수수료 개당 3원, 표준용기에 대한 처리지원금 개당 4원 등이다.

이번 보증금제 시행에 참여하는 매장은 전국 프랜차이즈 매장의 1%대에 불과한 626개 매장으로 집계됐다. 세종은 191개, 제주는 435개 매장이다.

시행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주지역 프랜차이즈 카페 점주들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형평성 없는 제도 시행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상이 '전국에 100개 이상 가맹점이 있는 프랜차이즈'에 한정됐으며, 다회용컵이나 캔시머 도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일부 브랜드가 빠져나가면서 도내 커피 전문점 3000여개 중 대상은 10% 정도로 축소될 전망"이라며 "제도에 불편함이 있고 시행 매장은 현저히 적다 보니 자연히 손님들이 제도 대상이 아닌 매장으로 옮겨갈 것이 뻔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환경 보호라는 제도의 취지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철저히 준비해 제도를 시행해야 하며, 대상 점주의 일방적인 희생이 뒤따라선 안 된다"며 "전국적으로 동시에 제도를 시행해야 하며, 프랜차이즈점만이 아닌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으로 대상을 확대해 형평성 있게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우선 두 지역에서 제도를 시행하기로 한 만큼 선도지역에서 1년 이상 모니터링을 한 후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제주 지역의) 애로사항에 대해 꾸준히 의견을 검토하고 있는 등 참여 매장 점주들의 부담이 있다면 경감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전국 시행 시기에 대해서는 2024년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진 장관도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제주·세종 지역의 선도 사업 기간과 관련해 "최소 4계절, 1년 이상을 보겠다는 것이고 (전국 시행은) 3년 이내여야 하니까 (검토할 예정)"이라고 답한 바 있다.

당시 한 장관은 "보증금제는 회수·재활용 (목적도) 있지만 감량이라는 차원에서 (시행 이후 시민들이) 다회용컵도 사용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모니터링과 통합적으로 법률적 개정 부분도 함께 고민하겠다"면서 점차적으로 제도 개선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현재 환경부는 제주·세종 지역을 중심으로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홍보에 한창 나서고 있다. 버스를 비롯해 라디오, 주요 마트 등 지역광고에 초점을 두고 내달부터 시행되는 제도에 시민들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정부 전광판을 활용한 전국 홍보도 진행하고 있다.

freshness4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