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첫 우승 거머쥔 19세 윤이나 열풍
![윤이나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2022에서 우승한 후 시상식에서 왕관에 망토를 두르고 왕권을 상징하는 셉터(scepter)를 들고 있다. [사진 제공 · KLPGA]](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07/23/weeklydonga/20220723100125911tdiq.jpg)
7월 17일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CC에서 끝난 KLPGA투어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2022는 윤이나의 스타 탄생을 알리는 대관식처럼 보였다. 퀸즈크라운이라는 대회 타이틀대로 그는 시상식에서 왕관에 망토를 두르고 왕권을 상징하는 막대인 셉터(scepter)를 든 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번 우승으로 윤이나는 KLPGA투어 정상에 처음 섰다.
최근 KLPGA투어를 강타한 윤이나 열풍은 우선 300야드 가까이 날아가는 드라이버에서 출발한다. 골퍼라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장타에 대한 로망이 있다 보니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퀸즈크라운에서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270야드를 넘긴 윤이나는 2라운드 13번 홀(파4)에서는 316야드를 찍기도 했다. 4라운드에서 290야드를 돌파한 티샷은 4개였다.
윤이나는 KLPGA투어에서 7월 20일 현재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63.7야드로 전체 1위에 올랐다. 2위 문정민은 257.9야드다. KLPGA투어에서 장타 기록 집계를 시작한 2008년 이래 최고 기록은 2013년 '빨간 바지 마법사'로 불리는 김세영이 작성한 266.9야드다. 비거리는 한 라운드에 지정된 2개 홀에서 측정한다.
윤이나는 지난해 6월 충북 청주시 그랜드CC에서 열린 KLPGA 점프(3부)투어 6차전 1라운드에서 이글 3개를 낚았다. KLPGA투어에서 한 선수가 한 라운드에 이글 세 방을 기록한 건 사상 처음이다.
지면반발력 활용한 뛰어난 장타 위주 스윙 실력
![버디 퍼팅에 성공한 후 기뻐하는 윤이나. [사진 제공 · 박태성 작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07/23/weeklydonga/20220723100127229tpke.jpg)
윤이나는 지면반발력을 활용한 장타 위주의 스윙을 한다. 지면반발은 지면 위에서 체중 혹은 신체 내력이 지면을 향해 작용하면서 추진 동력을 더 얻는 것이다. 골프에서는 지면반발이 왼쪽 발에 해당하고, 그 힘으로 비거리를 늘릴 수 있다.
윤이나의 용품 계약사 타이틀리스트의 리더십팀 김창균 피터는 "지면반발은 남자 선수들 사이에서 흔히 보이고 여자 선수 중에서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윤이나는 "팔에 힘을 빼고 다운스윙 때 지면을 밟는 느낌으로 스윙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른쪽 무릎을 안으로 살짝 넣었다 스윙을 시작하는 '트리거 동작'도 장타에 효과적이다. 김창균 피터는 "국내 여자 선수는 대부분 별도의 트리거 동작이 없다. 윤이나는 본인만의 트리거 동작을 통해 스윙 전 경직된 근육을 풀어 더 안정감 있고 리듬감 있는 스윙을 구사한다. 미세하지만 오른쪽 무릎을 살짝 구부렸다 펴는 동작은 하체에 파워를 더 실어줘 장타 퍼포먼스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엄청난 비거리는 높은 그린 적중률로 연결된다. 대개 100m 안쪽에서 웨지를 꺼내 들고 그린을 공략하다 보니 한결 수월한 것. KLPGA투어에서 윤이나의 그린 적중률은 79.9%로 3위에 올라 있다.
윤이나는 시즌 초 타이틀리스트의 TSi2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방향성이 좋은 제품을 선택했으나, KLPGA투어에 뛰어든 이후 티샷의 볼 컨트롤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TSi3로 바꿔 쓰고 있다. 타이틀리스트의 스윙 분석에 따르면 그의 평균 드라이버 헤드스피드는 98~105마일(약 169㎞)에 이른다. KLPGA투어 선수들의 평균 드라이버 헤드스피드가 90~93마일인 것을 감안하면 파워부터 남다르다. 윤이나는 50g대의 샤프트를 사용하는 대다수 여자 선수와 달리 60g대 플렉스 S샤프트를 선택했다.
강한 코어로 기본 잘 지키는 선수
![윤이나의 스윙 모습. [사진 제공 · 박태성 작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07/23/weeklydonga/20220723100128548fzqp.jpg)
이신 해설위원은 "임팩트 후 오른쪽 어깨를 타깃 방향으로 틀어주는 상체 회전이 아주 많은 것도 윤이나의 강점이다. 이건 코어가 약하면 절대 안 나오는 동작인데, 기본을 아주 잘 지키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LPGA에서 활약하는 김아림의 장타가 상체 위주의 스윙이라면, 윤이나는 상하체 꼬임이 가장 많은 기본적인 장타라는 게 이 위원의 설명이다. 고덕호 해설위원은 "스윙 템포가 훌륭하다. 서서히 몸을 완벽하게 꼰 후 임팩트까지 회전에 의한 가속이 대단하다"고 평했다.
스윙할 때 스피드가 빨라지면 몸의 밸런스 제어가 안 되는 부분은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퀸즈크라운 4라운드에서 윤이나는 스윙이 빨라지면서 왼쪽으로 티샷을 보내는 실수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쇼트게임 보강도 과제다. 고덕호 위원은 "퍼팅 스트로크를 할 때 상체가 조금은 흔들리고 매끄럽지 않아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신 위원은 "100m 안쪽 정확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이나는 황홀한 첫 우승을 장식하는 순간 옅은 분홍색 의상을 입고 있었다. 골프화도 같은 컬러였다. 그는 "대회 메인 색상이 핑크인 걸 알고 미리 위아래 같은 색깔 옷을 한 벌 챙겼다"고 말했다. 수십억 원을 들여 대회를 치르는 타이틀 스폰서가 흐뭇해할 멘트다. 그는 경기 도중 수시로 갤러리에게 인사하는 등 팬 서비스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팬과 스폰서 친화적인 선수로 주목받고 있는 윤이나는 이제 우승이라는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오르게 됐다.
연초 인터뷰에서 골프의 매력을 묻자 윤이나는 "알면 알수록 재미있다는 점이다. 배우고 또 배워도 끝이 없다. 하면 할수록 새롭게 알게 되는 것이 생겨난다"며 웃었다. 우승 다음 날도 연습장을 찾은 그를 보면 '절차탁마'가 떠오른다. 갈고 닦아서 빛을 낸다는 의미. 그의 한글 이름은 '윤이 나다'에서 따왔다. 윤과 빛은 땀의 결정체다.
김종석 부장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동아일보 스포츠부장을 역임한 골프 전문기자다. 1998년부터 골프를 담당했고 농구, 야구, 테니스, 배드민턴 등 주요 종목을 두루 취재했다.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 (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Copyright © 주간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노령견 항암치료는 완치보다 삶의 질 향상에 맞춰져야
- “중동전쟁,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기 실적에 큰 타격 없을 듯… 헬륨 등 반도체 핵심 소재 재
- “왕좌 복귀” 노리는 브라질, 월드컵 앞두고 공격수 무한 경쟁 돌입
- 북극성 별자리 지상에 연출한 듯한 BTS 광화문 공연
- 주사제로 콜라겐 생성 유도… 피부 탱탱하게 하는 미용 시술의 과학적 원리
- [영상] 사찰 안내하고 불교 교리도 설명… 동국대에 세계 최초 AI 로봇 스님 등장
- 젠슨 황 ‘우주 데이터센터’ 새 비전 발표… 한국 태양광 기업 힘 받는다
- ‘활력 충전’ 제철 밥상
- 소유보다 경험에 돈 써야 행복해진다
- “트럼프, 전쟁 계속하라”… 네타냐후와 빈 살만, 이란 신정체제 붕괴에 의기투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