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초콜릿 대전’… 밸런타인데이 특수 공략 나선 유통업계

민영빈 기자 2025. 2. 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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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력과 취향 저격으로 승부수 띄운 편의점
디저트 팝업·샴페인&위스키 페어 여는 백화점
베이커리·디저트에 객실 패키지 선보인 호텔

유통업계가 오는 14일 밸런타인데이 대목 잡기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장기 불황과 고물가로 소비 심리는 위축된 상황이지만 1분기 최대 대목인 밸런타인데이 특수를 공략하고자 공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그래픽=정서희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들은 열흘 앞으로 다가온 밸런타인데이 관련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밸런타인데이는 화이트데이(3월 14일), 빼빼로데이(11월 11일)와 같은 대표 기념일 중 하나로, 설·추석 명절 등과 함께 유통업계에서는 5대 대목으로 꼽힌다. 특히 연인 등이 챙기는 기념일인 만큼, 초콜릿 제품 외에 한정판 케이크·디저트, 화장품 등으로도 밸런타인데이를 겨냥한 제품이 많아지는 추세다.

편의점 업계는 캐릭터와 연계한 초콜릿 협업 굿즈(Goods·상품)로 승부수를 띄웠다. 편의점 주 고객인 MZ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출생 세대)가 추구하는 무해력과 취향을 공략한 것이다. 무해력은 해롭지 않고 자극이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귀여운 존재라는 뜻이다.

특히 초콜릿과 함께 파는 굿즈들은 캐릭터를 활용한 일상용품으로 구성해 실생활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글로벌 젤리 브랜드 ‘하리보’·애니메이션 ‘주술회전’·아티스트 ‘매튜랜질’ 등과 협업했다. 하리보 냉장고 자석·발 매트·물컵, 주술회전 세트(볼펜·여권 지갑·키링 등), 매튜랜질 패션 굿즈(앞치마·에코백·가방 등)가 대표적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에버랜드 카피바라 캐릭터 ‘뿌직이&빠직이’와 곰 캐릭터 ‘리락쿠마’를 포함한 협업 상품 34종을 선보였다. 주로 키링과 에코백, 캐리어, 보냉백 등으로 구성했다. 세븐일레븐은 170만 유튜버 ‘미미미누’와 캐릭터 ‘랏소베어’와 협업해 쿠션·파우치 세트를 출시했다. 이마트24는 벌룬프렌즈의 ‘미야오캣’ 캐릭터가 그려진 키링·스티커 세트를 초콜릿 제품과 함께 준비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선물용 초콜릿 제품만으로 밸런타인데이 특수를 공략하는 시대는 끝났다”라며 “초콜릿을 살 때 취향에 맞는 캐릭터가 그려진 실용적인 제품이라면 사도 되겠다는 심리가 강하다”라고 했다.

그래픽=정서희

백화점 업계는 밸런타인데이 특수를 위한 팝업 스토어(임시 매장)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6일까지 밸런타인데이 기획전을 연다. 본점과 잠실점에서는 유명 베이커리·파티셰·디저트숍 등 총 13개 브랜드와 협업해 디저트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고,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에스티로더·시세이도 등과 함께 뷰티 기프트 페어도 개최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도 밸런타인데이 기간에 맞춰 전 점포에서 샴페인·위스키 페어를 진행한다.

특히 백화점 업계는 이번 설 연휴 때 늘어난 매출 분위기를 밸런타인데이 때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올해 설 연휴(지난달 25~30일 6일간) 하루 평균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 대비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25%, 신세계백화점은 27.3%, 현대백화점은 32.7% 늘었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밸런타인데이를 겨냥한 팝업 스토어나 행사 외에도 입점한 베이커리를 찾는 고객들도 많아지는 추세”라며 “디저트 외에도 화장품·향수 등을 선물하는 수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호텔 업계는 고물가 시대에도 특별한 날을 기념할 연인 공략에 나섰다. 서울신라호텔은 베이커리 패스트리 부티크에서 선물용 초콜릿과 한정판 케이크를 선보였다. 특히 지난 크리스마스에 첫선을 보여 화제가 된 신라베어 케이크의 핑크버전인 ‘신라베어 스위트 위스퍼’로 밸런타인데이 특수를 노릴 방침이다. 한정판 커플 신라베어 인형과 샴페인을 증정하는 객실 패키지도 준비했다.

파르나스호텔이 운영하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오는 8일부터 14일까지 밸런타인데이 시즌 한정 케이크·초콜릿·플라워 박스를 판매한다. 연인과 함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그니처 케이크와 글렌피딕·베일리스 등 위스키가 담긴 봉봉 초콜릿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 파크 하얏트 서울은 밸런타인데이 한정 6코스 디너·애프터눈 티 세트를 출시했고, 반얀트리 서울은 밸런타인데이 스페셜 프로모션 디너·한정판 케이크를 준비했다.

유통업계는 올해 1분기 최대 대목으로 꼽히는 밸런타인데이에서의 승부가 앞으로 있을 유통가 대목에서의 소비 분위기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고물가로 지출을 안 한다고 하더라도 기념일엔 선물하기 위해 돈을 쓰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지난해 계엄령·참사 등에 따른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릴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어지는 3월 새 학기·화이트데이까지 대목 잡기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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