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수술 교육시스템, 의료 지역 편차 없애는 ‘신호탄’
수도권에만 집중돼있던 가상현실 수술 교육시스템이 지방으로 확장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어디서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최근 대한안과학회는 대구광역시에 위치한 아이백안과를 ‘가상현실 백내장 교육센터 1호’로 지정했다. 아이백안과는 안과 수련의에게 무료로 백내장 시뮬레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 지역사회에서 원활한 백내장 수술 교육이 진행될 수 있도록 이바지할 계획이다.
백내장 수술은 매우 정밀한 수술로 현미경을 통해 이루어지며 수술 시 정밀한 손동작을 요구해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이에 수련의는 동물의 적출된 안구나 모형 안구를 통해 수술 연습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하는 것에 비해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렇다고 숙련되지 않은 의료진이 환자를 대상으로 섣불리 수술을 진행할 경우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가상현실을 이용한 시뮬레이터를 이용할 경우 보다 정확한 동작을 위한 피드백이 제공되며 반복적인 연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 실패의 위험 없이도 실제 수술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제시해 실제와 매우 동일한 환경에서 훈련이 가능하다.
이러한 장점들을 감안, 대한안과학회는 백내장 수술 교육을 위해 2대의 장비를 보유하여 운영 중이다. 그러나 학회 위치가 서울에 있어 지방에 있는 수련의들이 이용하기 어려웠다. 몇몇 안과전문병원이나 대학병원 등지에서도 해당 장비를 보유하고 있지만, 내부 사정 등으로 인해 내부 의료진 교육용으로만 활용되고 있다.
아이백안과의 교육센터 지정은 일부 수련의들에게만 주어졌던 수술 교육 시스템 접근 기회를 지역사회까지 넓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의료전달체계의 문제점 중 하나가 ‘환자 쏠림뿐만 아니라 의료 술기를 배울 수 있는 기회 역시 수도권에 몰린다’는 점인데, 지방 소재 교육센터가 늘어날수록 이러한 문제점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도 이러한 현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방에서 수련의들이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근본적인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위해 더욱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