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는 나라의 적” 직격한 비주류, 이시바 내각 총무상 발탁
옛 아베파 의원 한 명도 포함 안 돼
다카이치는 당 간부직 제안 거절
이시바 “중의원 해산 뒤 27일 총선”… “금융소득 과세 강화” 日증시 4.8%↓
이시바 총재는 30일 기자회견에서 “여러 조건이 갖춰지면 중의원(하원)을 해산하고 10월 27일 총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애초 신중히 나설 생각이었지만 “취임 기대감으로 지지율이 올라갔을 때 해산해야 이긴다”는 건의를 받아들여 이례적으로 총리 공식 취임 전에 총선일부터 못 박았다. 한편 이날 일본 주식시장에선 이시바 총재의 총리 취임 뒤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4% 넘게 하락하는 ‘이시바 쇼크’가 나타났다.
● 아베 공개 비판 ‘비주류’ 장관 내정
외교 담당인 외상으로 내정된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전 방위상도 비주류 온건파다. 2018년 일본 자위대 초계기 위협-레이더 논란이 벌어진 이듬해, 정경두 당시 국방부 장관과의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웃는 얼굴로 악수를 했다는 이유로 자민당 보수 강경파 의원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결국 재임 1년도 못 채우고 낙마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최측근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유임됐다. 또 다른 옛 기시다파 소속인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전 방위상은 당 요직인 정무조사회장으로 임명됐다. 2차 투표에서 이시바 총재를 지지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는 부총재,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전 환경상은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당 요직에 지명됐다.
반면 이번 총재 선거 결선에서 패배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상은 당 총무회장직을 제안받았으나 고사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주위에 “(자민당 ‘넘버2’인) 간사장 말고는 안 맡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재 선거 초반에 선전했던 ‘아베 키즈’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 전 경제안보상도 당 홍보본부장 기용 제안을 거절했다.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보수 강경파의 지지를 받았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시바 총재가 옛 아베파에게 따돌림당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정권이 출범하기도 전에 분열이 노출된 만큼, 27일 총선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단번에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이시바 쇼크’ 주가 4% 넘게 하락
이날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4.8% 하락한 3만7919.55엔에 장을 마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민당 총재 선거 다음 날 거래로는 1990년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라고 전했다.
일본 경제계는 이시바 총재가 금융 투자자와 기업에 대한 과세를 강화할 의지를 내비쳐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시바 총재는 총재 선거 운동 기간 중 금융소득 과세 강화에 대해 “실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가 취임 초 추진했다가 흐지부지된 금융소득세 개편에 대해서도 “후퇴한 감이 있다. 부자들이 해외로 나간다는 이유로 억누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주식 양도차익에 일률적으로 20%의 세율을 부과한다. 금액에 따른 누진세가 아니어서 고소득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조다. 다만 주가 하락으로 시장의 우려가 드러난 만큼, 이시바 총재가 과감한 개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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