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 첫 공식석상…"개발과 투자·M&A로 가치 제고"

엔씨소프트가 창립 이해 첫 공동대표 체제 시작을 앞두고 있다. 국내외 게임 산업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게임 사업과 경영을 이원화하는 공동대표 체제로 장기적인 성장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공동대표 출범 전 간담회 진행한 이유는

엔씨소프트는 공동대표 체제 공식 출범을 앞두고 20일 오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박병무 엔씨소프트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가 공동대표 체제 도입 취지 및 향후 사업 계획 등을 밝히는 온라인 간담회를 진행했다.

박 내정자는 정식 공동대표가 아닌 내정자로서 간담회에 참석했다. 엔씨소프트는 1997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하는 만큼 사안의 중요성이 크다고 판단, 이례적으로 정식 취임 전에 간담회를 진행했다.

(왼쪽부터)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내정자가 20일 온라인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엔씨소프트 영상 갈무리)

김택진 대표는 이날 온라인 간담회에서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게임 산업의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동대표 체계를 출범한다"고 운을 뗐다.

엔씨소프트는 공동대표 체제에서 김택진, 박병무 각 대표의 전문성을 살려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택진 대표는 엔씨소프트의 주력 사업인 게임 개발에 매진하고 박병무 내정자는 M&A(인수합병) 등 엔씨소프트의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한다.

박 내정자는 2007년 하나로텔레콤 대표이사 재직 시절 엔씨소프트 사외이사로 합류해 2011~2023년 기타 비상무이사 경영자문역을 맡는 등 오랜 기간 엔씨소프트와 연을 맺어왔다. 김 대표가 이날 박 내정자에 대해 '엔씨소프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라고 표현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택진 대표는 엔씨소프트의 새 목표인 글로벌 성장에 집중한다. 김 대표는 "글로벌 게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는 게임 개발과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게임 개발, 게임 개발의 새로운 방법 개척이라는 세 가지에 집중해 게임 개발 환경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병무 내정자는 엔씨소프트 게임의 글로벌 도전 원년부터 함께할 경영자"라며 박 내정자에 대해 "다양한 기업 경영을 경험하며 여러 국면에 처한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내 온 역량에 주목해달라"고 소개했다.

박 내정자가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밝힌 엔씨소프트의 경영 내실화 및 시스템 구축 키워드는 △핵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경영 효율 강화 △모든 구성원이 정확하게 상황을 인지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시스템 구축 △경험의 내재화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 기반 구축 △IP(지식재산권) 확보 및 신성장 동력을 위한 투자와 M&A 추진이다.

박 내정자는 "지난 17년 동안 이사로서 엔씨소프트의 성장과 힘든 시기를 지켜봤다"며 "엔씨소프트가 다양한 IP를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고 수 천명이 문제없이 동시 플레이할 수 있는 MMO(다중접속) 구현 기술력을 보유한 게임사인 데다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먼저 해외 투자를 진행하며 세계화를 추진한 국내 최고의 게임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증가한 비용과 구조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공동대표 임기 동안 전사 핵심 역량을 효과적으로 결집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움직일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병무에 쏟아진 질문…주주가치, M&A, 야구단 매각

이날 온라인 간담회에서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박 내정자에게 리니지 IP 저작권 등과 관련한 법률 이슈, 주주가치 제고 방안, 신사옥 건립, 프로야구 구단 NC 다이노스 매각설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내정자가 20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엔씨소프트 영상 갈무리)

박 내정자는 향후 엔씨소프트의 M&A 원칙 및 관심 분야에 대해 "엔씨소프트의 관심 1순위는 게임사에 대한 투자 및 M&A"라며 "엔씨소프트 게임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시장 확장에 기여할 수 있는 국내외 기업을 후보군으로 보고 적극적인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성공적인 M&A을 위해서는 주주들에게도 인내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게임 이외의 영역에서는 엔씨소프트와의 사업적 시너지가 나거나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동력 가능성, 또 주주가치 측면에서 이득이 되는 재무적 안성성 및 수익성 보유 여부를 복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M&A 경험 상 잠재 후보군 100여 곳 중 실제 성공 가능성이 있는 비율은 3~4곳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M&A를 위해서는 상당한 인내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리니지라이크(리니지와 핵심 콘텐츠 등 시스템이 비슷한) 게임과 관련해 IP 보호와 관련한 엔씨소프트의 최근 입장에 대해서도 답했다. 엔씨소프트는 2021년 웹젠과 2023년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 올해 카카오게임즈, 레드랩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 방지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박 내정자는 서울 대일고와 서울대를 졸업해 하버드 로스쿨, 1985년 사법연수원 15기 수료 후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활동한 법조계 출신 기업인 만큼 업계는 리니지 IP 관련 소송에 대해서도 자문을 진행하고 있을 것으로 본 바 있다.

또 엔씨소프트는 박 내정자를 비상무이사로 선임한 배경으로 박 내정자가 법률 및 투자 전문가로서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에서 전문적 의견 제시 및 합리적 판단을 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내정자는 "변호사로 활동한 지 25년이 지나 외부 자문이 필요하다"면서도 "게임 카피는 개발자들의 의욕을 상실시키는 행위이자 한국 게임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일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만 모든 게임이 아닌 법적인 권리 침해가 명백하고 카피(표절)의 정도가 지나치다고 판단된 게임을 대상으로 법적 조치를 진행했다. 엔씨소프트는 앞으로도 자체 개발 IP의 가치를 지키고 게임 산업 자체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대해 엄중하고 신속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씨소프트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NC 다이노스 야구단 매각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박 내정자는 "실적 악화 시점에서 현재 주주들이 야구단 운영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야구단의 경우 지난해부터 여러 임직원의 의견을 수렴해 독자적으로 검토해왔다. 그 결과 일부 비용 지원은 있지만 야구단 운영은 신규 게임의 마케팅의 일환이며, 엔씨소프트가 콘텐츠 기업으로서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엔씨소프트 주주들의 우려를 알고 있는 바, 수시로 비용 효율성을 체크하며 향후 사업 방향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박병무 공동대표 선임을 앞두고 있다.

안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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