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파업하면 이렇게 된다" 현대차 기습발표, 사상 최대규모

이렇게 되면 노조가 일을 키운 건가. 아틀라스가 실제로 국내 공장에 투입되고, 노조의 입지는 줄어든다고 봐야 하는가. 현대차그룹이 최근 아주 중요한 투자 내용을 공개했다. 전북 군산 새만금 간척지에 수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구상인데, 핵심 키워드는 AI와 수소, 그리고 로보틱스 거점 조성이다.

이 소식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공개된 이후 국내외적으로 논란과 관심이 커진 상황과 맞물리기 때문이다. 아틀라스를 조지아 공장을 시작으로 현장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 알려진 뒤 현대차 노조가 반발에 나선 가운데, 국내에서도 로봇·AI·수소를 포함한 대규모 투자 계획이 공개되면서 노조의 반발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만금 투자, 무엇이 담겼나

다만 이 사안을 단순히 “공장에 로봇이 들어온다” 수준으로만 볼 일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로봇이 도입되는 이유, 그리고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도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가 오히려 핵심이기 때문이다. 노조가 일자리를 지키려면 결국 이 지점을 정면으로 다뤄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진다.

이번에 공개된 투자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투자 지역은 전북 군산의 새만금 간척지다. 현대차그룹 단독 사업이라기보다는, 산업통상부·기후부·전북특별자치도·새만금개발청 등과 함께 MOU 체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규모는 ‘수조 원’으로 전해졌고, 추가로 보도된 내용들을 종합하면 향후 5년간 10조 원 규모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작년 11월에 공개된 125조 원 규모 국내 투자 계획의 일환으로 해석된다는 관측이 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새만금인가. 가장 먼저 거론되는 배경은 부지 규모다. 여의도 약 140배에 달하는 대규모 부지로 알려졌고, 일조량이 풍부해 전력 생산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울산이나 광주와 비교해 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덜 갖춰진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해 신산업 거점을 조성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여기에 한미 관세 협상 이후 관세가 25%에서 15%로 내려가 수혜를 본 만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설명도 전해진다. 이번 투자 구상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분야는 AI 데이터센터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소모가 큰 산업인 만큼, 새만금의 대규모 부지와 풍부한 일조량이 강점으로 연결된다는 논리다.

로봇 공장, 노조 반발과 겹칠 수 있는 지점

정부 차원에서 제시됐던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계획과의 접점도 거론된다. RE100 산업단지와 신산업 유치 기조가 결합되면,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는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기 적합한 조건이라는 평가가 따라붙는다. 노조가 가장 크게 반발할 만한 지점으로는 로봇 공장이 꼽힌다. 로봇 공장 역시 새만금에 들어설 전망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어떤 로봇이 생산될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후보로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이동형 로봇 플랫폼 모베드 등이 거론되는데, 어떤 모델이 실제 생산 대상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많다. 이 지점은 최근 노조가 크게 반발한 이슈와도 겹친다.

노조가 문제 삼은 핵심 메시지는 “노조 동의 없이는 로봇을 공장에 단 한 대도 들일 수 없다”는 취지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반발은 조지아 공장 투입 계획이 알려졌을 때 표면화됐기 때문에 당시에는 국내 공장과의 직접 연결 고리가 크지 않다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만약 세부 투자 내용이 공개되면서 새만금 로봇 공장에서 아틀라스가 생산된다는 내용이 확인된다면, 그 자체로 대립각이 형성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 로봇이 국내 공장에 투입된다는 시나리오까지 더해지면, 대규모 파업도 불사할 만한 사안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도입 흐름은 바뀌지 않는다”는 주장

다만 새만금 투자가 곧바로 “아틀라스를 국내 공장에 투입한다”는 뜻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짚어야 한다. 새만금에서 아틀라스를 생산하는지 자체가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노조가 로봇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이유, 그리고 현대차그룹이 로봇 도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이유는 분명하다는 평가가 있다. 크게 세 가지 논리로 정리된다.

첫째는 로봇 도입의 ‘방향’ 자체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다.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파업을 강행하더라도, 결국 조정되는 것은 도입 시기나 도입 규모일 뿐, 장기적으로 로봇 비율이 늘어나는 흐름 자체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조지아 공장 로봇 투입 계획을 봐도, “조지아 공장은 시작”이고 이후 로봇 도입을 점점 확대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지아 공장에 먼저 투입하는 이유도 아틀라스의 학습을 병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따라붙었고, 학습이 고도화되면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확대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논리로 연결된다.

둘째는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로봇 도입이 필수라는 주장이다. 이를 자동차 생산 관점으로 축소해 보면 생산 단가, 생산 속도, 품질 측면에서 로봇 도입이 합리적일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여기서 자주 인용되는 논리 중 하나는 유지비다. 아틀라스의 연간 유지비가 1,400만 원 수준으로 거론되며,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할 수 있다는 점은 회사 입장에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 나온다. 이러한 이유로 다른 자동차 기업들도 로봇 도입을 계속 확대하는 흐름이라는 주장도 덧붙는다.

셋째는 전기차 시대에 들어서며 가격 경쟁이 내연기관차보다 더 কঠ해졌다는 점이다. 내연기관차 중심 시기에는 사람이 생산해도 가격 경쟁이 가능했지만, 전기차 시대로 넘어오면서 공장 로봇 도입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테슬라만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주장과 맞물린다.

테슬라가 최근 가격을 적극적으로 내리자 이를 두고 테슬라가 유독 ‘특별해서’ 가능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반대로 테슬라가 먼저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을 뿐 결국 다른 전기차 기업들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전기차에서 그 과정이 더 어렵다는 점이다.

내연기관차는 엔진·변속기 등을 내재화할 수 있고 실제로 자체 생산하는 기업도 많다. 현대차그룹 역시 그중 하나로 거론된다. 그러나 전기차는 배터리를 배터리 기업으로부터 공급받아야 하고, 광물 의존도가 중국에 치중된 구조 탓에 정치·외교적 영향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전기차에서 배터리팩이 생산 단가의 절반 정도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만큼, 배터리 원가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다른 고정비를 줄이려는 압력이 커진다. 그중에서도 가장 확실하게 줄일 수 있는 비용이 공장 인건비라는 논리로 이어진다. 연봉이 매년 오르고 성과급 요구가 지속되는 구조에서는 회사 입장에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로봇이 더 안정적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동 문제”인데도 비판 여론이 큰 이유

이 지점에서 왜 대중이 현대차 노조를 특히 비판적으로 보는지도 함께 언급된다. 로봇 도입은 결국 노동자 문제이고, 로봇은 공장뿐 아니라 사무직에도 투입될 수 있는 만큼, 노동자들의 생존 이슈를 무작정 비판만 할 수는 없다는 전제가 성립한다.

그럼에도 현대차 노조와 로봇 이슈에 대해 비판 여론이 큰 이유로는, 사회적으로 ‘강성 노조’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이 거론된다. 또 김승현 편집장이 이전 콘텐츠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현대차 노조가 전태일 열사를 언급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 바 있다. 사회적 약자나 불안정 고용 환경과는 거리가 있다는 인식이 강한 집단이기 때문에,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듯한 메시지가 나올수록 공감 여론이 만들어지기 어렵다는 주장으로 연결된다.

자율주행·AI와 맞물린 메시지
“원팀”과 데이터센터

로봇 도입 기조가 쉽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최근 박민우 신임 AVP 본부장이 내놓은 메시지도 주목받는다. “AVP와 포티투닷 시너지로 시장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 전해졌는데, 이를 두고 결과로 답하는 조직, 원팀 기조를 강조하는 흐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송창현 대표 시절에는 대중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고, 현대차 본사와 어딘가 동떨어져 있다는 인상이 있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후 FSD가 국내에 배포된 뒤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성적이 비교 대상에 오르며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는 맥락도 함께 거론된다. 다만 지금은 이전과 달리 자율주행 조직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분위기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흐름이 왜 중요하냐면, 자율주행 시장을 키우려면 AI 데이터센터와 로봇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 자율주행을 탑재하기로 했고,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와 블랙웰 기반 AI 팩토리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진 점도 이런 맥락에서 언급된다.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 발전 이후의 대중화, 대중화 이후 시스템 유지까지 생각하면 데이터센터는 필수라는 주장이다. 컴퓨팅 전력을 대규모로 소모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관련 인프라가 없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시각도 있다. 또 자율주행은 전기차를 중심으로 대중화되는 시스템이라는 전제하에, 데이터센터·로봇 도입·새만금 투자 그림이 서로 맞물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가 현실적으로 다뤄야 할 의제는 무엇인가

결론적으로 로봇 도입 흐름을 피하기 어렵다면, 노조 역시 기조가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단순 반대만으로는 여론의 공감을 얻기 어렵고, 기업의 방향 자체를 되돌리기도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신 노동자 관점에서 현실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의제는 분명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로봇 도입이 진행되는 만큼, 노동자를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전환 배치, 그리고 새로운 일자리에 필요한 교육을 의무화하는 장치 등을 요구하는 것이 오히려 노동자를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동안은 강성 이미지에 가려졌는지, 로봇 도입의 배경과 대중이 왜 로봇 도입에 비교적 찬성하는지에 대한 공감 형성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획기적인 반대 이유가 제시되지 않는 이상, 그리고 대중적 공감이 절대다수로 확산되지 않는 이상, 로봇 도입의 큰 흐름은 바뀌기 어렵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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