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티 39승, 안세영 33승 역대 최고(GOAT)를 향한 카운트다운"

1992년 바르셀로나의 초대 여제가 2026년 쿠알라룸푸르의 천재를 만났다. 안세영이 말레이시아 오픈에서 들어 올린 통산 33번째 타이틀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지난 30년간 여자 배드민턴의 ‘성역’이었던 수지 수산티의 시대와 안세영의 시대가 마침내 정면으로 충돌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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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자와 완성자, 두 천재가 만든 평행이론

인도네시아의 수지 수산티는 현대 배드민턴 여자 단식의 전술적 원형을 설계한 인물이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한국의 방수현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그녀가 보여준 끈질긴 수비와 정교한 컨트롤은 이후 모든 단식 선수의 교본이 됐다.

34년이 지난 지금, 안세영은 그 철학을 가장 완벽한 형태로 계승하고 있다. 수산티가 90년대 배드민턴의 토대를 닦았다면, 안세영은 그 위에 '무결점'이라는 성벽을 쌓았다. 2025년 승률 94.8%(73승 4패) 11승이라는 비현실적인 데이터는 안세영이 수산티의 '압도적 견고함'을 현대적인 압박 전술로 재정의했음을 보여준다.

© DIARUM Instagram 인도네시아어= 포기하지 않는다. 나는 언제나 나 자신을 믿는다(Saya menolak menyerah. Saya selalu yakin dengan diri saya sendiri)

기록의 해체, 33승과 39승, 기록은 시대의 무게를 견디는가?

데이터는 안세영이 이미 '살아있는 전설'의 영역에 진입했음을 증명한다.

수지 수산티: 통산 39회 우승 (1989~1998)
안세영: 통산 33회 우승
(2018~현재)

말레이시아 오픈 우승으로 안세영은 '기술의 달인' 타이쯔잉(32승)을 밀어내고 역대 다승 단독 2위에 등극했다. 주목할 점은 속도다. 수산티가 10년에 걸쳐 쌓은 금자탑에 안세영은 시니어 데뷔 7년 만에 턱밑까지 쫓아왔다. 이제 수산티의 기록은 '경신 여부'가 아니라 '언제 경신되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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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 영웅에서 글로벌 아이콘으로

수산티는 인도네시아의 자부심 그 자체였다. 독립 이후 국가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그녀의 행보는 전 국민적인 신드롬이었다. 안세영 역시 한국 배드민턴의 암흑기를 끝내고 '안세영 시대'라는 고유 명사를 창조했다.

두 선수의 공통점은 상대를 절망하게 만드는 '수비의 공격화'다. 수산티가 코트 전역을 누비며 실책을 유도했다면, 안세영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상대의 가장 강력한 스매시를 무력화하며 심리적 붕괴를 끌어낸다. ESPN이 "안세영의 코트는 상대에게 점점 좁아지는 감옥과 같다"라고 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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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추격, 대관식을 향한 다음 기착지 ‘인도 오픈’

안세영의 카운트다운은 쉴 틈 없이 이어진다. 대관식을 향한 34번째 발걸음은 바로 내일(13일) 개막하는 BWF 월드투어 슈퍼 750 인도 오픈이다.

안세영은 인도 오픈에서 2026년 두 번째 우승이자, 수산티와의 격차를 5승으로 줄이는 작업을 시작한다. 지난달 시즌 11승으로 화려하게 왕중왕전(파이널스) 피날레를 장식한 안세영의 기세는 이번 말레이시아 오픈까지 이어지고 있다. 수산티가 90년대의 불멸이었다면, 안세영은 배드민턴이라는 스포츠의 한계를 매 대회 새로 쓰고 있다. 7번의 우승이 더해지는 날, 역사는 안세영을 '역대 최고의 여제'로 명명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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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Dance' Susi Susanti vs Camilla Martin ~ Uber Cup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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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INGOUT Editorial Summary

에디터 픽
"기록은 깨지기 위해 존재하지만, 수지 수산티의 기록은 지난 30년간 난공불락의 성역이었다. 안세영이 이 성벽을 넘는 순간, 우리는 단순히 '다승 1위'의 탄생을 보는 것이 아니라 배드민턴 역사상 가장 완벽한 선수가 탄생하는 '대관식'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 노아민 noah@standingou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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