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특별하게,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로

10월 추천 여행지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허칠구 (하동군 ‘삼성궁’)

깊은 산길을 따라 1.5킬로미터를 오르다 보면, 누군가 일부러 숨겨놓은 듯한 공간이 나타난다. 흔한 사찰도, 전통문화마을도 아니다.

돌로 쌓은 솟대 수천 개가 하늘을 향해 솟아 있고, 해발 850미터 고지에는 청동기 이전의 기억을 되살리려는 이들이 조용히 수행 중이다.

산 정상에 궁이 있다는 말은 쉽게 믿기 어렵지만, 이곳은 실제로 ‘궁’의 형태를 갖춘 민족 종교 수행처다. 고조선의 제천문화를 복원하고자 만든 이 궁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삼신을 모시는 성전이다.

안내를 받기 위해선 고구려식 도복으로 갈아입어야 하며 탐방객은 입구의 징을 세 번 쳐야만 수행자의 맞이를 받을 수 있다. 삼성궁은 연중 유료 개방되며 특히 매년 10월 개천대제 기간에는 전통무예 시연과 선도행사 등이 함께 열려 일반인 방문이 집중된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여진모 (하동군 ‘삼성궁’)

외부와 단절된 독립된 문화 공간에서 돌탑과 산세, 건축물이 어우러진 특별한 가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이색 명소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삼성궁

“돌솟대 1,000개가 둘러싼 고지대 소도 복원지, 선도 수행자가 직접 안내”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신민선 (하동군 ‘삼성궁’)

경상남도 하동군 청암면 삼성궁길 13에 위치한 ‘삼성궁’은 지리산 청학동 자락, 해발 850미터에 자리 잡고 있다.

정식 명칭은 ‘배달성전삼성궁’ 또는 ‘지리산청학선원 삼성궁’으로, 1983년 묵계 출신 강민주(한풀선사)가 고조선 시대 제사처인 소도를 복원하며 조성한 공간이다.

궁의 이름은 환인·환웅·단군 세 신을 모신 성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곳은 외부인의 무단출입이 통제되며 수행자들이 선도와 신선도를 실천하는 도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삼성궁의 핵심 공간은 약 3만 3천 제곱미터 규모로, 전통적인 궁궐 형식의 건물 외에도 1,000여 개의 돌솟대(원력 솟대)가 밀집해 있는 야외 공간이 특징적이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하동군 ‘삼성궁’)

솟대는 고대 삼한 시대 소도를 상징하는 구조물로, 당시에는 일반인의 접근이 금지된 신성한 장소임을 표시하는 기능을 했다. 삼성궁에서는 이 전통을 복원하기 위해 솟대를 직접 세우고, 수행자들이 꾸준히 쌓아 올리고 있다.

공간 내부에는 연못, 토굴, 전시관, 찻집, 숙소 등도 조성되어 있어 단순한 종교시설 이상의 문화적 복합공간으로 기능한다.

탐방 방식도 독특하다. 관광객은 입구에 설치된 징을 세 번 쳐야만 내부 출입이 가능하며 안내자는 수행복장을 착용한 상태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방문자 중 한 명은 고구려식 도복으로 갈아입고 탐방에 동행해야 하며 이 과정 자체가 일종의 통과의례 역할을 한다. 일반인 대상 개방은 연중 가능하나, 가장 많은 방문이 이루어지는 시기는 매년 10월에 열리는 ‘개천대제’ 기간이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하동군 ‘삼성궁’)

이때는 수행자들이 닦은 무예와 선무를 시연하며 복원된 소도 문화를 공개한다.

삼성궁은 하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청학동행 버스를 타면 궁 앞에서 하차할 수 있으며 승용차로는 2번 국도에서 청암면 청학동 방면 지방도로를 이용하면 접근 가능하다.

입장료는 어른 8,000원, 청소년 5,000원, 어린이 4,000원이며 장애인·국가유공자는 5,000원이다. 이용 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4시 40분까지며,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주차비는 무료이며 매표소 앞 주차장이 만차일 경우 아래쪽 제2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높은 고지대에 위치한 만큼 계절에 관계없이 운동화 착용이 권장된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하동군 ‘삼성궁’)

고조선 시대의 제사문화와 신화적 상징이 공존하는 공간에서 색다른 가을 나들이를 경험하고 싶다면 삼성궁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