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비 70% 증액에 ‘2천조국’ 진입… ‘트럼프식 제국주의’ 질주
베네수 원유 생산, 유통, 수익 배분까지 美정부가 통제
그린란드 군사적 방법 배제 안해… 외교장관 담주 회동
국방비도 67% 증액 1.5조달러, 천조국에서 "2천조국"
EU, 우려 표명 덴마크 지지, 의회 중진도 백악관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상 최대 규모의 국방비 증액과 타국의 영토·자원 통제 구상을 노골적으로 밀어붙이며 전후 국제질서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힘에 의한 질서'를 내세운 트럼프식 미국우선주의가 군사력, 자원, 영토를 아우르는 제국주의적 행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2027회계연도 국방예산을 1조5000억달러(약2175조원)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방수권법(NDAA)에 반영된 2025~2026년 국방예산 9010억달러에서 6000억달러 약 67% 증액하는 것이다.
미국은 이른바 '천조국'을 넘어 '2천조국' 시대에 진입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결정이 상·하원 및 각료들과의 협의를 거친 결과라며 실현 가능성을 못 박았다.
그는 초대형 국방비 증액의 재원을 관세 정책에서 찾았다. "전례 없는 관세 수입 덕분에 가능한 일"이라며 "비교 불가능한 군사력을 구축하는 동시에 부채를 상환하고 중산층에 배당을 돌려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군사력 증강을 경제·통상 압박과 직결시키는 트럼프식 전략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주장은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상호관세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요 사건 판결을 9일 선고한다고 밝힌 후 나왔다. 미 연방대법원은 현재 트럼프 상호관세의 위법 여부를 심리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례 없는 수입'으로 국민 배당을 예고한 것은 대법원 판결을 우회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력 증강은 대외 힘의 투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미 특수부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격 체포한 이후, 미국은 베네수엘라 원유의 생산과 유통, 수익 구조 전반에 대한 통제권을 사실상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국제 금융망과 제재 체계를 활용해 베네수엘라 원유의 수출 경로를 관리하고 원유 판매로 발생하는 수익의 배분과 사용까지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자원을 마음대로 확보하고 수익을 임의로 배분하는 것은 식민제국이 피식민국의 자원을 약탈하던 전형적인 제국주의 속성"이라는 비판을 제기한다. 군사작전을 통해 정권을 무력화한 뒤 자원과 경제 구조를 통제하는 방식은 19~20세기 제국주의 국가들이 사용했던 수법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이어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를 다음 무대로 지목했다. 그는 "그린란드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고, 백악관은 군사력 사용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공식화했다. 북극 요충지이자 희토류와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그린란드를 둘러싼 압박은 안보 논리를 앞세워 자원·영토 확장의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덴마크는 강력 반발했다. 덴마크 정부는 미군의 공격을 받을 경우 즉각 반격하도록 규정한 1952년 교전수칙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확인하며 강경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EU 주요국 정상들도 공동성명을 통해 "그린란드는 그린란드 주민의 것"이라며 미국의 일방적 병합 시도를 일축했다.
미국 내부에서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공화당 중진 의원들까지 나서 트럼프 측근들의 그린란드 병합 발언을 공개 비판했고, 미 상원은 대통령의 무력 병합과 추가 군사작전을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쟁 권한은 의회에 있다는 헌법 원칙을 재확인하려는 움직임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나홀로 질주'는 멈추지 않을 조짐이다. 막대한 국방예산 증액, 베네수엘라 자원 통제, 그린란드 압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행보는 '규범 기반 국제질서'에서 '힘과 자원에 기반한 질서'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세계는 이를 '트럼프식 제국주의의 노골적 전횡'으로 규정하며, 세계 질서가 다시 군사력과 자원 지배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변곡점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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