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털어버린다" 70마력 엔진+12V 마일드 하이브리드 경차

스텔란티스 코퍼레이션이 이례적인 전략을 내놓았다. 이탈리아 토리노 미라피오리 공장에서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가솔린 피아트 500의 첫 시제품이 조립됐으며, 올해 11월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현대 자동차 산업 역사상 전례 없는 시도다. 일반적으로 가솔린 차량 플랫폼에서 전기차 모델을 파생시키는 것이 관행이었으나, 피아트는 이와 정반대로 2020년 출시된 전기차 500e를 기반으로 가솔린 모델을 개발하는 '역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스텔란티스의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500e의 판매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피아트 500e의 실패 요인으로는 전기차 시장 전반의 침체와 함께 경쟁력 없는 가격 정책이 지적된다. 독일 시장에서 500e의 가격은 29,490유로(약 4,620만 원)부터 시작하는데, 이 가격에 소비자들은 95마력 전기모터와 23.8 kWh 배터리가 장착된 소형 해치백을 얻게 된다. WLTP 기준 주행 가능 거리는 190km에 불과해 가격 대비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판매 부진으로 미라피오리 공장은 주기적인 가동 중단 사태를 겪었으며, 스텔란티스는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신속하게 가솔린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이탈리아 자동차 전문지 Motor1에 따르면, '토리노'라는 이름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새 가솔린 500은 외관상으로는 전기차 500e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전면에 추가 통풍구가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파워트레인은 피아트의 파이어플라이 계열 999cc 3 기통 엔진(70마력, 92Nm)을 채용하며, 5마력 용량의 12 볼트 스타터-제너레이터가 추가되어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변속기는 6단 수동으로, 전륜구동 방식을 채택한다.

스텔란티스는 이 새로운 가솔린 모델이 연간 10만 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공 여부는 가격에 달려 있는데, 단순화된 기술 사양으로 15,000~20,000유로(약 2,350만~3,150만 원) 사이의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낮은 출력의 엔진 선택은 가격 경쟁력 확보뿐 아니라 유럽의 엄격한 CO2 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스텔란티스는 작년에 과도한 CO2 배출에 대한 EU의 벌금을 피하기 위해 내연기관 모델의 생산을 제한해야 했던 경험이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고성능 브랜드 아바르트에서도 강력한 내연기관 모델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며, 당분간은 전기 아바르트 500e 만이 고성능 모델로 라인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스텔란티스의 이번 결정은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전환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사례로, 향후 다른 제조사들의 전략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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